카카오가 ‘임지훈 CEO’체제를 마감하고 광고부문을 총괄해온 여민수 부사장을 신임CEO로 내세우는 ‘안정된 매출기반 사령탑’체제로 전환했다.
카카오는 24일 오전 임지훈 대표에서 여민수 카카오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과 조수용 카카오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카카오는 당시 35세에 발탁한 임지훈 CEO의 2년 3개월간의 ‘파격적 실험’을 마감하고, 인터넷 시장에서 광고와 디자인부문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여민수∙조수용 쌍무마차 체제의 막을 올리게 됐다.
■ 가장 신뢰해온 임지훈 CEO도 내치는 김범수의 결단, 카카오의 새로운 리더십
역시 김범수다. 이번 카카오 사령탑 교체에 대해 냉철한 승부사인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에 대해 ‘역시’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김 의장이 그동안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온 ‘임지훈 CEO’를 과감히 퇴출시킨 대목에 대해 시장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다.
김범수는 카카오 초기 투자유치 시절, 소프트뱅크코리아 투자심사역으로 있던 임지훈을 만나 그의 뛰어난 천재적 감각에 매료돼 VC인 케이큐브벤처스 CEO로 영입한 데 이어 2015년 당시 35세의 임지훈을 시총 7조원대 카카오 CEO로 전격 발탁할 만큼 무한 신뢰를 보여온 터이기 때문이다.
김범수는 그의 능력에 매료돼 평생 밴처캐피탈리스트로 살아온 임지훈에게 과감한 카카오혁신을 주문하며 35세 젊은 CEO 시대를 열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고 김범수는 임지훈 CEO를 과감히 내치며 새로운 카카오를 주문하고 있다.
천재적 재능을 높이 평가해 시총 7조원대 상장사 CEO를 맡겼지만, 역부족인 데다, 새로운 신성장산업 발굴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과감히 교체한 것이다. 실제 임지훈 CEO가 카카오 사령탑으로 발표될 당시 피치원미디어를 포함해 시장에서 ‘사업 실행 경험도 없는데 너무 무모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쏟아진 바 있다.
결국, 김범수는 2년 3개월을 못 넘기고 임지훈을 내치며 새로운 카카오 리더십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김 의장이 카카오 사령탑을 3년도 채 안 돼 전격 변경한 것은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장환경을 감안, 임지훈 리더십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올해 3월이 임지훈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영진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문책성 인사다. 카카오 측은 현재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새로운 혁신기술과 급박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경영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내부 판단에 따른 교체라고 설명했다.
임지훈 전 CEO는 미래전략자문이란 직함으로 자리를 옮긴다. 카카오 등기임원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비상근으로 사실상 카카오 경영에는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이로써 임지훈 CEO는 김범수 의장이 생각하는 신성장동력이나 새로운 혁신산업에서의 핵심 경영 축에서 제외되며 사실상 ‘아웃모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번 신뢰한 자기 사람을 절대 내치지 않는 김범수 의장의 스타일로 볼 때 임지훈 전 CEO 역시 어떤 형태로든 범 카카오 그룹 내에서 새로운 신사업 기획에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도∙감청 사태로 물러난 후 중앙일보 조인스 대표이사로 옮겼던 이석우 전 사장을 최근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대표이사로 새롭게 영입한 사례가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두나무 최대주주는 범 카카오 계열사다.
■ 카카오 새로운 사령탑, 여민수는 누구인가?
이번 카카오 경영진교체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이 바로 쌍두마차 여민수∙조수용 신임 CEO가 각각 광고와 디자인 분야 전문가라는 점이다. 이는 김범수 의장이 새로운 신사업기획이나 혁신적 신서비스 런칭보다는 매출과 안정적인 카카오 성장에 이번 CEO 교체에 초점을 맞췄다고 봐야 한다.
실제 여민수 신임 대표는 LG애드 출신으로 이후 네이버로 옮겼다가 옥션, LG전자 상무를 거쳐 3년여전 카카오에 합류한 바 있다. 여 신임 대표는 싸움닭으로 통하는 인물. 막지르고 치고 나가는 돌격대장형으로 김범수 의장이 매우 선호하는 스타일의 광고전문가다.
여민수 신임 CEO는 저돌적인 추진력을 앞세워 카카오 합류 후 매년 15~20% 가까운 광고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김범수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실제 김 의장은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강한 추진력으로 돌격하는 여 신임 CEO의 업무스타일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용 신임 공동대표는 네이버 디자인을 총괄해온 인물. 네이버 녹색 창을 만든 이가 바로 조수용 신임 CEO다. 판교 정자동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 디자인 및 내부디자인 역시 조수용의 작품이다. 카카오 호는 이제 여민수 신임 CEO가 주도하면서 광고매출과 안정적 수익구조를 추구하는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하지만 여민수 신임 CEO 역시 네이버와 LG전자에서 상당히 입지가 좁아지면서 이직한 경험이 있어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는 점은 그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점이다. 실제 그가 카카오에 합류할 당시, 광고매출은 누가 맡아도 연 15%이상 성장할 수 있었던 여건이었던 게 광고업계의 평가라는 분석도 감안해야할 요소다.
여 신임 대표 역시 타의에 의해 네이버를 그만둔 후 미국으로 건너간 이력이 있는 등 김범수 의장과 비슷한 경험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카카오의 새로운 비즈니스와 신규사업 등은 김범수∙송지호가 진두지휘하는 주요 계열사에서 맡고 광고기반 기존 포털 및 카카오사업에 대해서는 광고전문가가 경영사령탑을 맡는 이원구조를 마무리하게 됐다.
카카오 경영진교체는 김범수 의장이 이미 지난해 초 가장 신임하는 송지호 CFO를 카카오에 전격 합류시키면서 사업부별 분사 및 개별 투자유치, 자회사별 기업공개추진 등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한 해 송지호 CFO 주도로 사업부별 분사, 적자사업인 O2O사업 대거 정리, 자회사별 투자유치 등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면서 임지훈 CEO의 롤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이제 카카오 호는 기존 다음 출신들은 서서히 페이드 아웃모드로 전환하는 대신 네이버 출신이 대거 실무 및 사령탑까지 장악하면서 네이버 김범수 시절의 핵심 멤버들이 주요 포스트를 대거 장악하는 체제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김범수 의장이 결단을 내린 카카오의 새로운 경영리더십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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