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결국 임지훈 CEO체제를 끝내고 적자에 허덕이는 사업부를 모두 분사, 각자 투자유치를 통해 생존 후 기업공개에 도전하는 서비스별 ‘각자도생’을 선택했다.
이는 카카오가 통합플랫폼 전략을 포기하고 서비스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모든 사업부가 각자 ‘벤처기업’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카카오가 올해 말까지 검색과 카카오톡만 남긴 채 모든 사업부를 분사,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는 등 대대적인 인적∙물적분할에 나선다.
카카오는 현 임지훈 CEO체제에서 검색과 카카오톡, O2O사업,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통합플랫폼 비즈니스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사업부별 분사계획을 확정, 연말까지 모든 사업부를 분할할 방침인 것으로 피치원 취재결과 3일 밝혀졌다.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의 모든 사업부를 분사하는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은 임지훈 CEO가 취임 후 들고나온 온디맨드(On-demand·주문형 경제), 이른바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 대부분이 실패로 결론났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카카오는 O20사업의 경우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 등만 남긴 채 홈클린· 주차장(파킹)∙카카오헤어 등 실적은커녕 존재감조차 없는 서비스는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피치원미디어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사업부별 분사를 통해 카카오 분할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O2O사업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카카오톡 수익모델 발굴 부진 ▶사업부별 시너지를 통한 카카오 플랫폼 장기 비전에 대한 불확실성 ▶임지훈 CEO 경영능력의 한계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김범수 의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있는 자회사 패스모바일 대표를 맡고 있는 송지호(아래사진) 전 카카오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송 대표는 넷마블게임즈의 전신인 CJ인터넷 대표를 거쳐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카카오 CFO를 역임, 사실상 현 카카오의 수많은 합병과 투자를 추진해온 인물로, 카카오가 2015년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를 인수한 후 패스모바일의 수장을 맡고 있다.
김범수 의장의 오른팔로 통하는 카카오 내 최고 실세인 송지호 대표가 사실상 카카오의 코스피 이전 및 사업부별 분사 및 투자유치를 통한 지배구조 및 계열사에 대한 인적 및 물적 분할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내부 및 전 계열사를 중심으로 송지호 대표가 카카오에 복귀하자마자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은 이러한 카카오 분할업무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기 위한 김범수 의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송지호 대표는 카카오 사내이사로 선임되자마자 사업부별 분리독립 및 별도 투자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으며 이미 포도트리에 이어 카카오택시·카카오드라이버·카카오내비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모빌리티 사업 역시 카카오모빌리티로 분사, 글로벌 대체 투자자인 TPG로부터 5000억원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는 지난 5월 모빌리티 사업 부문의 분사를 확정한 이래, 정주환 현 카카오 모빌리티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새 법인 대표로 발탁하는 등 분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주차서비스, 차량공유 등 새로운 차량 관련 O2O서비스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만화,소설, 웹툰 등 모바일 콘텐츠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포도트리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투자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1250억원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포도트리는 프리미엄 스폰서십 광고 상품 `캐시프렌즈`및 새로운 개념의 VOD 서비스를 개발, 카카오TV와 연동하는 등 동영상과 광고사업에도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 투자유치 시 기업 가치 5000규모로 평가받은 포도트리는 누적 가입자 수 1000만명 돌파, 일 매출 3억 원을 넘어서고 있어 내년 IPO를 통해 조 단위 기업가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카카오는 예측하고 있다.
이미 가사도우미, 미용서비스 등 6,7개 O2O사업을 사실상 정리한 카카오는 O2O사업부 가운데 누적가입자 수 및 월 매출 등을 기준, 향후 추가 투자유치를 통해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부를 제외하곤 모두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웹툰 등 콘텐츠사업 및 O2O사업 등 검색과 카카오톡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분사한다는 방침이며, 게임 이외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매출 추이에 따라 검색사업부 역시 분리 독립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 등 범 카카오 출신들이 자회사 출범과 맞물려 카카오 자회사 대표로 대거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3000여명 규모인 본사 인적규모를 사업부별 분사를 통해 수백 명 규모로 대대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며 현재 황성현 HR담당 부사장과 송지호 대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적 및 물적 분할 작업을 강도 높게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성현 부사장은 구글 본사에서 인사관리(HR) 비즈니스 파트너를 역임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 주력사업부는 앞으로 각자 투자받아 각자 생존하는 ‘분리 독립법인’으로 대거 전환하면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중심으로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될 전망이다. 카카오의 대대적인 사업부 분할은 2014년 10월, 다음과 합병한 지 2년 10개월여 기간 동안 사업부별 시너지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 채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수뇌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는 사실상 임지훈 CEO체제 청산을 의미하는 동시에 사업부별 성장을 이끈 핵심 임원들에게 전권을 부여, ‘벤처기업 정신’을 되살리겠다는 김범수 의장이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 현재 카카오 매출기반의 핵심인 검색서비스 부분의 매출 지원 없이 카톡만 별도 법인으로 분리독립될 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카카오는 “플랫폼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고, 사업부별 투자유치는 이미 송지호 대표가 합류하기 전부터 추진해온바 있다”면서 “사업구조조정이라기보다는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확대한다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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