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대적인 금연정책에 따라 지난해 1월 담뱃값을 80% 인상했지만, 오히려 지난해 담배 판매량은 증가했고 KT&G의 경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 연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522억원대 보너스잔치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6년 1월, 2500원하던 담뱃값을 4500원으로 무려 2000원이나 인상했던 KT&G는 올해초 직원당 평균 400~500%씩의 상여금을 지급, 1인당 평균 1500만~3000만원 가량의 두둑한 보너스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4158명에 이르는 전직원이 일시불로 받은 평균 보너스금액은 200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1월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금연정책의 일환으로 담배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면 판매량이 34% 줄어들 것이라고 정책취지를 내세워 담뱃값을 80% 인상했지만, 오히려 지난해 담배 판매량은 36억5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 정부의 담뱃값 인상을 통한 금연정책은 사실상 철저하게 실패한 것으로 피치원 분석결과 9일 밝혀졌다.
KT&G 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판매량은 금연 정책이 시행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던 2015년보다 3억갑이 늘었고, 이러한 호조세에 힘입어 담뱃세의 경우, 2015년엔 10조5000억 원에서 2016년에는 2조원가량이 늘어난 총 12조3000억원이나 걷혀, 결국 정부가 금연정책을 내세운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세수만 늘렸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즉 답배값을 80%인상, 금연을 확대한다고 큰소리쳤던 정부주장과는 달리 흡연자들은 2조원이 넘는 세수를 더 낸 꼴이며 KT&G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통해 전 직원들에게 총 522억원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꼴이다.
KT&G관계자는 “400~500% 연말 상여금이 지급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됐기 때문에 평균 상여금 지급액은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실제 KT&G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013억원이 늘어난 4조41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1120억원이 늘어난 1조4779억원을 기록하는 등 80% 담뱃값 인상정책으로 인해 폭풍 성장세를 이어갔다. 취업포털사이트에 따르면 KT&G 대졸초임 연봉은 6000만원대 수준이며, 대리 8000만원대, 차장 1억1000만원대, 부장급은 1억5000만원대로 직원 평균연봉은 9000만원대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담배판매량 및 흡연자 감소를 가져올 것이란 정부의 금연정책은 효과는커녕 KT&G배만 불린 채 주머니가 가벼운 흡연자 서민들에겐 엄청난 담배구입 비용만 부담한 꼴이 된 것이다. 결국, 정부가 유례없는 담뱃값 80% 인상을 통해 ‘세수충당’과 KT&G 직원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사이 애꿎은 흡연자들만 비싼 담배를 구매하면서 2조원의 세수와 KT&G ‘영업이익 1조5000억원대 시대’를 안겨줬다는 비판여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연초 2000원 인상 이후 6월까지 판매량이 전년대비 감소를 했다가 지난해 7월께 전년 대비 판매량을 회복했으며 하반기에는 오히려 증가, 거꾸로 2016년에 비해 판매랑이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담뱃값 80% 인상을 통해서도 금연정책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담뱃값을 2500원으로 대폭 인하해야 하다는 주장이 흡연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등 정부의 실패한 금연정책과 담배값 인상정책에 대한 책임론이 강도 높게 일고 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지난달 31일 정부의 담배값 인상 정책이 실패했다며 담뱃값 인하를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의원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국민의 건강증진 및 금연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담뱃값 인상 정책을 2년여간 평가한 결과, 금연효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세금만 증가하는 등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면서 담배값 인하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담뱃값 인상 첫해인 2015년 담배 반출량은 31억 7000만갑으로 2014년 45억 2000만갑에 비해 감소했으나 2016년에는 37억 5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고 금연 정책이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정부의 이같은 금연정책 및 담뱃값 인상과정에서 오히려 외국산 담배의 판매량만 늘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양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39.1%, 2013년 39.3%, 2014년 38.8%로 40% 미만이었으나 2015년 43.2%, 2016년 8월까지 42.4%로 증가했으며, 2016년 담배 수입액은 4억 1,020만 4,000달러로 1996년(4억 2,401만 4,000달러) 이후 최고액을 기록했다.
또 담뱃세는 2014년 7조, 2015년 10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 4,000억원으로 늘었고, 그중 대부분은 국세로 흡수되었다. 서민들의 담뱃값이 정부의 황금알을 낳는 ‘국세 벌어들이는 거위’가 된 셈이다. 이 의원은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다”며 “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을 뿐, 실질적으로는 서민의 주머니를 쥐어짜 정부의 배를 불리는 증세 정책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국민의 건강은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은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담뱃값을 대폭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담뱃값 등 간접세를 인하하고 직접세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KT&G는 실적호조에 힘입어 9일 오전기준 주가 10만1500원에 시총 13조935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KT&G 직원수는 4158명규모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7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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