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와대 대통령주재 국무회의를 보면 정말 가관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한 발제나 다른 의견을 개진하며 회의를 해야할 장관들이 그저 눈치보며 메모하며 끝나는 포맷이 된지 벌써 2년이 넘으니….”
“요즘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장관들의 발언과 토론내용, 자세, 그리고 대통령과의 회의 스탠스를 보면, 정말 8,90년대 국장급보다 못한 경우가 태반입니다. 통수권자의 리더십도 문제지만, 정말 장관들 수준이 한심합니다”
한 정권의 국정철학과 국정능력은 사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각 부처 장관을 통해 펼쳐지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능력은 컨트롤타워 청와대는 차치하더라도 각 부처 장관들의 업무장악과 정책인사이트, 행정력 측면에서 거의 낙제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분야별 전문가와 원로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또다시 경제부총리 포함 5명의 장관을 새롭게 교체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내년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총선에 대비한 현직 장관들의 무더기 출마를 위해 21일 오늘 또 개각을 단행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을, 황우여 부총리겸 교육부장관 후임에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각각 내정했다고 21일 청와대가 공식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행정자치부 장관에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제1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주형환 기재부 제1차관, 여성가족부 장관에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고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날 개각명단을 발표했다.
아울러 임기가 만료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 후임으로는 성영훈 변호사를 임명했다. 경제위기라더니, 경제관료들을 대거 총선무대로 떼미는 상황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정권마다 총선 출마가 행정업무보다 늘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 언제까지 국회의원과 장관 겸직할 것인가? 겸직제도 폐지해야 한다
어제까지 장관하던 사람이 그 다음날 여의도에 입성, 곧바로 현직 국회의원으로 탈바꿈하는 국회의원과 장관 ‘겸직제도’를 이젠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나라 살림과 국가경제를 책임질 각료만큼 중요한 자리도 없고, 이를 수행할 장관만큼 시장과 사회, 국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도 없다.
이렇듯 중요한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지 국회의원 의석수 확보와 금배지를 달기위한 사전 선거운동을 위해 곧바로 장관 옷을 벗어던지는 현 겸직제도를 이젠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도 높게 일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장관직을 수행해야 할 각료들의 임기가 총선 전까지로 딱 정해진 ‘거쳐 가는 장관’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심각한 행정 공백과 이로 인한 정책 누수 현상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무원들은 이미 정치일정에 맞춰 빠져나갈 장관 머릿수를 꿰차고 있다. 장관직을 수행중인 각료 역시 정치일정에 맞춰 어떻게 자금과 선거일정을 가져갈 지를 총선 몇개월전, 장관 사표내기 몇 개월전부터 고민한다.
공무원들은 장관에 충성하지 않는다. 인사와 예산을 거머쥐고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하며 책임을 묻는 장기집권 장관이 아닌데, 공무원들이 쉽사리 움직일 리 없다.
정치인 출신 장관 역시 출마가 우선순위 1위이다 보니, 정해진 시간 내 어떤 행보를 할지는 이미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교수 출신도 장관도 마찬가지다. 겸직이 만연하니, 명예로운 장관수락은 고민할 거리도 없다. 교수 장관 겸직도 폐기해야 한다.
사표를 던지고, 장관 이후 백수생활을 각오해야 한다. 돌아갈 곳이 없어야 자세가 달라질 것이 아닌가. 그 명예로운 장관직에 이젠 배수진을 치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일만 잘하면 4년이고 5년이고,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장관을 수행할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상황에 목숨 걸고 정책에 승부수를 던질 교수겸직 장관이 나올 리 만무하다.
이를 테면 지금 미래부장관, 산자부장관이 무엇을 할수 있을까? 거의 없다. 그저 행사나 정해진 예산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현장스케치 포토뉴스 발표외엔 달리 없다. 창조경제 주무부처 최문기 전임 미래부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아젠다를 던지고, 새로운 예산과 시장트렌드를 위해 행자부나 산자부,문화부 등과 정책 우선순위를 놓고 치열하게 대전쟁을 벌이며 예산과 규제권한, 업무영역을 갖고 오겠다며 정책투사로 돌변한 장관을 이 정권에서 본 적이 있는가?
“지금 미래부뿐만 아니라 대다수 부처의 장관파워나 역할은 사실 현 정권 분위기상 무엇을 기대할 상황도 아니고, 또 무엇을 해낼수 있는 여건도 안됩니다. 그저 다들 명예로 생각하는 거죠”
■ 연봉 20억 원, 5년 장기집권 장관 제체를 만들자
한 나라의 장관을 지낸다는 것은 5천만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동시에 장관 개인 역시 역사에 남을만한 영광의 자리다.
장관이라는 자리가 그만큼 나라 살림과 국가 경제, 특히 국민의 의식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관 후보에 오르는 사람은 물론, 장관내정을 수락한 사람 모두 장관직에 모든 것을 걸며 ‘배수진’을 쳐야 한다는 게 시대적 사명감이요 세계적 추세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이 신임 대통령과 함께 출범한 내각이 거의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은 그만큼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대통령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결국, 부처를 장악한 수석비서관과 장관을 통해 국정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이를 행정력으로 달성하는 파워풀한 장관을 통해 국정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때문에 장관 내정은 정말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능력이 바로 장관을 통해 발휘되고, 장관을 통해 평가받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뻔한 능력의 국회의원, 재임기간이 이미 예측가능한 금배지, 그리고 친박 자기 사람 챙기기, 청문회를 의식해 또다시 무난한 교수진과 국회의원으로 채우는 신임 각료 후보로는 대통령의 국정능력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식의 회전문 인사와 과대평가된 교수진으로 채우는 각료선임으로는 현 정권의 국정운영 능력은 굳이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이 짐작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40대 대통령과 총리가 지배하는 글로벌 질서에 아직도 가장 잘 통한다고 금배지를 부총리로 연거푸 뽑고, 또 한 달 전까지 국토부장관을 지내다 여의도 국회의원으로 되돌아간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을 또다시 이번에 경제부총리로 내정한 각료인사.
이젠 장관에는 정치인과 교수집단은 가급적 배제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국정 수행능력은 이미 우리가 너무나 많은 사례와 경험을 통해 오랜 세월 확인한 바 있다.
청문회, 언론 등 까다로운 장관내정 절차를 의식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집단인 대학교수에 의존하는 각료 선정 습관도 이젠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SKY출신의 고시를 통과한 엘리트 관료들은 정말 만만한 조직이 아니다. 교수 출신들이 각료취임 후 1년이 되도록 조직장악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이 봐 왔는가?
업무파악 1년, 조직장악 1년 정도가 걸린다는 우스갯소리는 결코 농담이 아니다.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 출신이 정통부장관 취임 한 달 만에 국∙실장급을 완전히 장악, 폭발적인 정책을 펼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조직장악과 정책 우선순위 파악 등은 교수출신이 곧바로 할수 있는 성격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무원에 치여 자리 보전하다 캠퍼스로 되돌아간 장관은 셀 수도 없이 많다.
현 주요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부처 교수출신 장관들을 한번 보라?
이젠 정말 장관내정자는 복지, 의료, 교육, 정보통신, 산업, 행정, 문화 등 분야별 정책 인사이트와 파워풀한 공직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강력한 정책리더십을 가진 인물을 뽑아야 한다.
꼭 연봉 20억원이 아니더라도, 기업 CEO급의 파격대우를 해줘야 한다. 그리고 비리 적발시는 퇴직후에도 경제적 책임은 물론, 휘하의 비리와 관피아 적폐 발견시에도 연대 책임을 묻는 엄청난 도덕적 수준을 요구해야 한다.
정책을 추진할 힘과 관피아에 맞설 권한을 쥐어져야 한다. 힘있는 장관을 만들어야 힘있는 정책이 나올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총선우선 개각을 해놓고, 장관이 제대로 일하기를 기대하는 건 애당초 힘들다.
■ 박근혜 대통령이 일을 잘하는 법, 레이저빔이 아닌 능력있는 장관뽑는 일부터 해야 한다
집권 절반을 넘긴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했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라는 선언에 대해 이젠 다들 반신반의한다.
열심히는 하는 것 같지만, 제대로 일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들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온통 분열이고, 온통 무력제압과 공권력 집행만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번 개각 역시 이런 국민적 기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총선출마용 장관을 대체하는 빈자리 보충하는 각료인선이다. 이 얼마나 황망하고 기가 막힌 개각인가?
각 부처 장관 자리가 일개 국회의원 출마보다도 못하다는 걸 현 정권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당 머릿수 채우는 게 더 급한게 현 정권이다.
이번 개각은 예상대로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 예정인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최경환·황우여 부총리나 정종섭 행자부·윤상직 산업부·김희정 여가부 장관 등 이번에 교체된 장관 모두 하나같이 금배지에 도전한다.
이젠 정말 장관 후보에 대해 사전 몇 개월씩 TV토론을 통해 내공과 국정수행능력, 조직장악력, 그리고 정책 인사이트를 발휘할 소양과 잠재력을 갖고있는 지를 사전에 검증하고 파악해야 한다.
수박 겉핧기 청문회로는 안된다. 그리고 장관취임후 처음부터 새로 배우고 학습해 언제 정책 인사이트를 발휘하며 미∙중∙일의 위협 속에 코리아 생존모드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젠 겸직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 선정에 정권의 운명을 걸어야 한다. 지금 같은 대통령 말씀 메모만 적고, 받아적은 VIP 지시사항을 처리후 청와대에 보고만 하는 장관은 필요없다.
지금의 살벌한 글로벌 경제 질서는 메모 잘하는 사람을 장관시킬 만큼 한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부처의 장관은 정말 뉴 아젠다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어낼수 있는 인사이트를 이미 취임전부터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이 정치권과의 인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정권에서 가장 수명이 긴, 노무현정권과 함께 장관직을 수행했는지는 이런 정책적 인사이트와 추진력, 조직장악력 등 리더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갖췄기 때문이다.
개각과 새로운 장관임명은 이제 제발 친박, 친여를 따지지 말고 정말 그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 박 대통령과 문고리 3인방은 정권탄생 일등공식과 충성파 가신들로 가득 찬 수첩 인사 풀을 더 이상 만지막 거리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은 그렇게 일해야 하고, 대통령의 국정 인사이트는 각 부처 장관들을 통해 얻어야 한다. 지금처럼 대통령이 모든 걸 다 알고, 다 결정 할려고 하면서 벙어리 수석과 장관들만 양산해서는 결과야 뻔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 통수권자가 일을 잘하는 법, 즉 장관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 국정을 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살얼음처럼 쏘아보는 레이저빔으로 ‘얼음장관’을 만드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다음 번 개각은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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