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무서운 질주가 화제다.
카카오는 최근 거칠 것 없는 영토확장과 손만 대기만 하면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모바일분야 최고의 ‘촉’을 자랑하고 있다. 카카오 대대주 김범수 의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가 29일 재계 최대 관심사였던 인터넷은행 사업권 획득에 성공하면서 카카오의 모바일 제국이 어디까지 확장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의 폭풍질주는 결국 네이버와의 한판 대결로 이어질수 밖에 없고, 자연스레 카카오와 네이버간의 뜨거운 모바일 대전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는 국내 이용자 38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게임플랫폼은 물론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카카오대리운전, O2O, 농업, 내비게이션 등 거침없는 질주로 모바일시장을 섭렵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채팅 시장에서 라인에 밀리는 데다,상대적으로 국내 이용자 중심인 카카오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범수 의장은 O2O, 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온오프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 대주주 김범수 의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이제 네이버를 향하고 있다.
■ 김범수 의장, 네이버를 정조준하다
2007년 늦여름, 김범수 의장은 네이버 퇴사후 숱한 날을 실의에 빠져 밤낮없이 술을 들이켜며 슬픔을 달래야 했다.
그는 결국 한국생활을 청산, 가족과 미국으로 건너가 살기로 마음먹는다. 한평생을 마친 네이버 한게임을 떠나는 일은 그에게 견디기 힘든 순간이었다.
검색엔진 네이버가 투자금이 바닥나 한게임과 합병하자고 먼저 손을 내민 게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었다. 당시 이미 고스톱, 포커게임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던 한게임은, 합병후 바닥난 네이버 운영자금을 채워주었고, 네이버는 그 덕에 당시 1위 야후코리아를 뒤쫓는 최소한의 실탄을 확보할수 있었다.
당시 수익모델이 없던 네이버는 한게임이란 안정적인 매출 덕분에 검색광고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할 수 있는 시간을 벌수 있었고, 이후 화려한 네이버 신화가 시작된 것이다.
[2000년 4월 27일 이해진 당시 네이버 창업자(왼쪽)와 김범수 한게임 창업자가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두 회사의 합병을 발표하고 있다]
99년 설립된 네이버가 근 17년간 보도자료를 내면서 고스톱과 포커게임을 개설해주는 한게임 보도자료를 뿌린 경우는 거의 없다.
검색서비스 뒤켠에는 한게임, 포커게임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면서 늘 보도자료는 검색서비스 네이버 관련 기사였던 것.
이렇듯 한게임은 네이버 초기 든든한 매출을 떠받혀온 효자 사업이었지만, 네이버 내에선 외부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서자’ 취급받았던 셈이다. 고스톱,포커는 사실 전국민에게 도박게임을 제공해주고 수수료 받는 일종의 도박게임 사이트였기 때문.
어려운 시절, 묵묵히 네이버 매출을 떠받혀준 게 한게임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김범수의 실망은 클수밖에 없었다.
2007년 김범수 의장이 퇴사할 무렵, 네이버 자회사는 대략 30개를 넘고 있었고, 미국법인 등 대표이사 자리와 분리 독립해 운영할만한 자회사는 많은 상태였다.
하지만 김범수 의장은 네이버를 그만둘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미국으로 건너간 김범수가 더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한게임 핵심멤버들인 천양현(코코네 대표), 남궁훈(엔진 대표), 문태식(엔플루토 대표) 등이 줄줄이 네이버를 떠나는 일이 계속된 것.
김범수가 가족을 뒤로한 채 혈혈단신 귀국, 2010년 분당 정자역인근에 아이위랩을 설립, 두번째 창업에 나선 것은 이런 회한 때문이었다.
100억원이 넘는 개인자금을 날린 김범수의장이 5번째 서비스만에 터진 게 바로 카카오톡 서비스다.
김범수는 한게임 초기와 같은 무서운 집중력과 열정으로 카카오톡에 매달렸고, 네이버에서 같이 일했던 이석우 홍은택 등 핵심인력을 무섭게 빨아들였다.
카카오 시총은 6조 9000억원, 3분기 매출 2236억원, 네이버 시총은 20조 8000억원, 3분기 매출 8397억원.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게임플랫폼에 이어 페이, 카카오택시, 카카오대리운전,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농업과 연계한 O2O서비스, 인터넷은행까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29일 사업권을 거머쥔 인터넷은행은 향후 모바일 영역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올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 사업은 카카오가 새로운 제국을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O2O와 인터넷은행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의 질주와 글로벌 모바일채팅 라인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간의 치열한 모바일 영토전쟁은 이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할수 있다.
김범수가 폭발적인 모바일 영토확장에 가장 긴장하는 사람은 바로 네이버 이해진의장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 라인으로 회생한 네이버, 카카오를 겨냥하다
17년 가까이 웹기반의 인터넷시장을 지배해온 네이버가 이제 역으로 모바일 카카오를 정조준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이라는 글로벌 모바일채팅서비스를 통해 또한번 도약을 하고 있다. 문제는 가입자 5억6000만명에 이르는 라인의 실제 이용자수는 2억1000만명, 국내 라인 이용자수는 1400만명에 불과하다.
반면 글로벌 누적가입자수 2억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은 국내 이용자수가 3800만명에 달해 1400만명에 불과한 라인 국내 이용자수를 앞서고 있다.
사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웹 네이버는 이제 ‘현상유지’ 단계에 접어든지 오래다. 모든 역량을 라인과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네이버의 경우 여전히 웹기반 운영인력 중심이다 보니, 모바일영역에서는 카카오에 한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게 모바일결제와 O2O서비스, 인터넷은행 사업 등과 같은 뜨는 모바일사업에서 카카오에 늘 선수를 빼앗긴 것.
네이버는 최근 내부적으로 모바일결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O2O사업진출을 위해 준비중이다. 현대엠엔소프트와 손잡고 뒤늦게 내비게이션서비스에 뛰어든 것도 이런 맥락이다.
네이버는 다행히 ‘웹 네이버’ 주 수익모델인 광고매출이 모바일 네이버로 빠르게 전환, 모바일 광고매출이 전체 광고매출의 40%대까지 진입, 돌파구마련에 성공한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 라인이 3분기 322억엔(3039억원)의 매출을 달성, 저무는 ‘웹 네이버’를 되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모바일 영역에서 뒤쳐진 네이버가 카카오와의 모바일 대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놀라운 것은 카카오의 질주는 어느덧 네이버 영토로 향하고 있고, 웹인터넷 절대 맹주 네이버는 이제 카카오 영토를 겨냥하며 정면충돌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17년 가까이 웹 기반 인터넷 시장을 지배해온 네이버, 불과 제 2 창업 6년 만에 카카오톡으로 모바일영토를 평정한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권토중래와 효용기간이 완료됐다고 판단, 한게임을 내칠수 밖에 없었던 이해진의 물러설 수 없는 정면승부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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