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청년희망펀드 재원확보를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재벌기업 기부총액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져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결국, 정부 스스로 기부형태로 청년희망펀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전경련에 총액을 전달하며 주요 대기업별로 갹출작업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청년희망펀드가 준조세로 전락했다는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정부가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기업에 기부액 규모와 참여 시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 기부금 액수는 5대 그룹에 750억원, 금융권에 500억원이 할당됐다고 10일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정부로부터 가이드라인을 제시받은 개별 기업들에 대한 연락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맡았다고 보도했다.
기부금형태로 추진된 청년희망펀드가 결국 기업들에게 강제 할당하는 준조세로 변모, 재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펀드 출범 초기엔 사회 지도층, 공직자, 일반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기금을 마련한다는 취지였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준 조세’식 성금으로 변질됐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여러 기업들이 전경련의 연락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모 대기업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부처에서 ‘언제까지 어느 정도 규모의 참여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경련에 전달한 상황”이라며 “전경련 역시 주요 기업들에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재계는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반발기류가 역력하다.
회장 오너의 사재출연과 함께 임원급에 대해 일괄적으로 기부금을 할당, 급여에서 공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임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로펌의 한 관계자는 “해당 임원의 동의없이 일괄적으로 연봉의 일부를 뗀다는 것은 임금삭감과 같은 결과인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피치원 리뷰]대통령發 청년희망펀드, 준조세 갹출 드라이브
한국일보는 일부 대기업의 경우 내부 반발을 감안, 이를 수당과 보너스 형식으로 보전해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부터 시작해 최근 신세계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이 60억원을 기부한 것까지 재계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기부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정부압력과 가이드라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기업들의 대규모 기부로 이날 현재 청년희망펀드의 누적기부액은 606억원을 넘어섰다. 재계는 “최악의 불경기에 이런 말도 안되는 준조세를 걷는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펀드를 조성해 고용을 창출한다는 자체도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