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결국 대리운전 시장 진출이라는 판도라 상자를 열기로 했다.
카카오(대표 임지훈)는 신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카카오드라이버’라는 이름의 대리운전 서비스에 나설 계획을 확정했다고 5일 공식 밝혔다.
회사측은 카카오드라이버는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며, 기사운영, 수수료 등 서비스 내용 등 세부사항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카카오드라이버가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자와 대리기사 모두를 위한 모바일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드라이버에서 제공 가능한 모든 편의와 가치를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자와 기사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날 수도권 5개 대리운전 기사단체(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한국노총 대리운전노동조합,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전국대리기사협회, 전국대리기사총연합회)와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의 요청사항을 듣는 한편 정책 및 서비스 구조에 대한 의견을 취합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대리기사 시장에 전격 진출키로 하자 증권사에는 카카오가 대리운전시장진출시 이 사업으로만 내년에 1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를 내놨다.
카카오는 그동안 다음과 합병이후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통한 수익모델 발굴에 집중해오면서 카카오택시를 발판으로 고급형 택시,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 사업에 진출할 계획임을 수차례 밝혀온 바가 있다.
카카오는 특히 지난 3월 출시한 ‘카카오택시’가 단숨에 콜택시 앱시장 1위로 뛰어오르자, 이를 통한 수익모델 발굴이 가능하다는 내부결론을 내리고 대리운전 및 퀵서비스 사업 진출 시점을 저울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카오택시의 경우 호출수수료를 받지 않아 수익성이 없는 상황. 카카오는 이에 최근 벤츠 고급형 택시에 이어 이번에 대리운전,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는 퀵서비스 앱사업에 진출, O2O사업을 통한 다양한 수익사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대리운전 시장의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다단하다는 점이다. 대리운전 분야 자체가 사회적 약자들의 주 생계터전이기 때문에 수수료와 배분을 둘러싼 갈등과 반목이 매우 첨예한 실정이다.
우선 카카오 대리운전 사업진출시 관련 사업체들이 극렬하게 반발할 조짐이다.
‘전국대리운전연합회’ 등 사업자들은 카카오 대리운전 진출을 반대한다는 시위를 이미 수차례 개최한 바있으며 ‘다음카카오 대리운전 시장 진입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결사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현재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20~30%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이들 대리운전 사업체들은 카카오가 10%내외 수준으로 수수료를 대폭 낮출 경우, 카카오택시처럼 대리기사들이 카카오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발생, 시장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존 대리운전 앱 벤처기업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리운전 기사들은 대환영 일색이다. 그동안 대리운전 사업자들이 30%대 폭리에 가까운 수수료를 걷어갔다며 카카오를 통해 대리운전 사업자들의 갑질 횡포가 근절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대리운전 시장 진출시 대리운전사업자들의 격렬한 반대시위와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는 숙제를 안게 될 전망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진출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기존 대리운전사업자들의 높은 수수료 횡포를 개선, 대리기사들과의 윈윈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찬성 분위기가 우세하다.
카카오가 나서면 결국 대리운전 시장 자체도 시스템화되고, 대리운전 기사에 대한 자질이나 사고예방관리 등에서 앞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카카오가 모바일게임 플랫폼 수수료를 30%넘게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대리기사를 대거 확보하는 시점 이후 과연 카카오가 10%이하 낮은 수수료를 계속 받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비관론도 상존한다.
하지만 사업성격상 사회적 약자인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우호적인 데다, 대리운전 이용자들 환영하는 분위기여서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진출은 사회적 명분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
카카오는 내부적으로 전국대리운전연합회와의 반발에 대한 자체 세부 해결방안에 대해 어느정도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세부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카카오톡 감청, 아동음란물관련해 이석우 전 대표 기소, 김범수 의장에 대한 해외도박 내사 등 현 정부와 불편한 여러 사안들이 맞물려 있어, 수수료 등 민감한 세부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BNK투자증권은 5일 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시 내년 수익이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BNK투자증권은 카카오 대리운전 시장진출시 수익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7만원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체 시장 규모 2조5000억원, 회당 대리비 1만5000원, 시장점유율 40%, 납입수수료 10% 등으로 가정할 때 카카오는 대리운전사업으로만 내년 수익 1000억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기존 대리 중개업체들의 반발이 심하겠지만 사업 진출의 명분이나 대중적 공감을 충족시킬 것이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기대된다”면서 “카카오는 대리기사에게 상당한 처우 개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O2O 사업확장과 대리운전 진출과 카카오 주가는 4분기 실적 호전으로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No comments so far.
Be first to leave comment be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