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네이버∙카카오의 마이데이터사업 진출과 관련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네이버가 금융산업에 진출한다면 이들이 시장을 독식할 것이며 (출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강력 반발하자, 금융위가 결국 네이버 카카오의 손과 발을 묶는 최악의 규제카드를 들고 나왔다.
금융위는 네이버,카카오 등 마이데이터사업자는 e커머스, 홈쇼핑 등 자사 전자상거래 ‘주문명세정보’를 시중 은행권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신용정보 범위에 포함시킨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고객 주문 및 결제 거래정보를 통째 넘기라는 믿기 힘든 내용이다.
금융당국은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플랫폼사업에 대한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에 대해 금융업계가 ‘금융권이 무너진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이런 대못 같은 규제를 슬그머니 추가 법개정안에 끼워넣은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관치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마이데이터법 규제방안은 관(官)이 개입,시장을 왜곡하는 ‘제2 타다’이사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즉 사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신성장동력의 꽃을 피우기도 전에 기존 기득권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관치금융당국이 대못부터 박아대자 스타트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플랫폼사업자들은 위헌소지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금융위의 이같은 개정안에 즉각 반발, 재개정해야 한다며 성명서를 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거래정보 전체를 시중 금융회사에 통째로 넘기도록 한 것은 사실상 ‘마이데이터 플랫폼사업자’에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래정보는 사실상 핵심 영업비밀이며 여기에 고객정보는 물론 결제,주문상품, 주문패턴데이터 등 모든 정보가 망라돼 있기 때문에 이를 은행권 경쟁사에 의무적으로 넘기라는 것은 위헌적 소지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7월 행사에서 예견된 바있다. 금융위는 지난 7월 2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와 금융산업 발전방향’이란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금융회사들이 정보를 독점한 플랫폼사업자를 맹비난하는 회의를 마련한 바 있다.
실제 이 행사는 사실상 ‘네이버 성토장’이 되었고, 결국 플랫폼사업자 규제방안을 개정안에 넣기 전에 명분쌓기용으로 마련된 행사 아니냐는 논란이 인바 있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정보제공 비대칭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한바 있고,금융위는 금융당국의 반발을 명분으로 3분기 중 정부와 전문가,유관기관,업계가 참여하는 마이데이터 관련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기존 은행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플랫폼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싹을 자르고 지속적으로 규제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행사에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최인혁 대표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해 핀테크 진영에서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와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가 참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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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사업은 소비자가 곳곳에 흩어진 자신의 신용정보를 자유자재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 구매자 상황, 취향, 소비력을 알 수 있는 주문내역 정보를 확보한다면 금융상품 추천이나 특화금융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데, 이 대목이 은행권이 네이버 카카오를 두려워하는 지점이다.
은행권의 논리는 금융사의 경우 마이데이터사업자에 신용카드 승인 내역 등 모두 제공하는데 플랫폼사업자가 세부 주문 내역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
■ “네이버 카카오 마이데이터사업 싹부터 잘라라”규제 끝판왕을 보여주는 관치금융
금융위는 이런 플랫폼사업자의 주문내역정보를 은행 마이데이터사업자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을 공개하기 위해 25일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를 소집한다. 금융위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 쿠팡, 11번가, 이베이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에 25일 간담회 참석을 통보했다. 당위성을 설명한다는 자리지만,플랫폼사업자들은 절대 수용불가 입장이다.
인기협 등 양 협회는 개정안에 전자상거래 업체의 마이데이터 제공 신용정보 범위에 금융사가 요구한 주문 내역 정보가 포함됐다며 수용 불가라며 재개정을 요구한 상태다. 플랫폼사업자들은 금융위가 추가로 넣은 주문 내역 정보는 결제·납부·연체처럼 개인정보이지,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는 신용정보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상 공유토록 돼 있는 신용정보 범주의 내용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플랫폼사업자는 입법예고에 없던 중대 변경사항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입법 예고없이 금융위 임의로 내용을 추가, 공포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명백한 행정절차법 위반이라는 설명.인기협은 일단 금융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며, 재개정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행정소송 등의 법적절차를 밟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가 대못 규제를 들고나온 것은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 은행들이 “네이버 카카오가 진출하면 장기적으로 은행들 다 죽습니다”라는 읍소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 실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플랫폼 사업자’를 어떻게 규제하면 기존 은행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교감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의 이번 결정 역시 마이데이터사업을 명분으로 은행업에 진출하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사업자의 경우 검색과 방대한 빅데이터 정보는 물론, 이미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페이와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한해 전자상거래 거래액 22조원을 돌파, 쿠팡을 넘어설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마이데이터사업법이 시행되자 은행권은 이런 데이터정보와 네이버페이 등을 앞세운 네이버의 역량을 감안하면, 은행업은 급속도로 빼앗길 것이라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금융위는 은행들이 엄살만이 아닌, 실제 초긴장하고 있다고 보고, 결국 칼을 빼 들었다. 그간 여론을 의식, 명분쌓기를 해온 금융위가 본심을 드러낸 것은 지난 7월에 열린 간담회.
은 위원장이 직접 주선한 지난 7월 21일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와 금융산업 발전방향’이란 간담회의 경우 비공개로 열렸고, 간담회 일정 자체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위 입장은 강경하다. 전자상거래의 주문 내역 정보는 신용정보에 포함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상태다. 결국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하자도 없고 재개정 역시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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