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 지분 35%를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과 관련해 과도한 규제로 유망기업의 지분이 헤지펀드로 넘어가면서 국부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과도한 정부 규제로 인해 국내 알토란 같은 기업지분이 재무적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헤지펀드에 매각되고 국부마저 해외로 빠져나가는 부작용만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LG그룹은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 지분 35%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PE에 판다고 공식 발표했다. LG그룹은 이번 LG CNS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문제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매각 대상은 (주)LG가 보유한 LG CNS 지분 85% 중 35%로 매각추산 가격은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LG는 6일 LG CNS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맥쿼리PE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키로 했다. LG그룹의 이번 매각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선제 대응조치로, 이미 지난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자회사 보유 지분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그룹 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업무를 하는 서브원과 물류회사 판토스 지분을 매각,정리한바 있다.
LG그룹은 이로써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공정위가 지난해 8월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의 경우 오너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절반 이상을 갖고 있으면 규제 대상이 된다.
LG그룹 내 주요 대상은 서브원, 판토스, LG CNS였다. LG그룹은 지난해 서브원 지분 60%를 매각한 데 이어 구광모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판토스 보유 지분 전량(지분율 19.9%)을 미래에셋대우에 팔았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LG CNS지분을 매각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LG CNS가 사실상 LG그룹 계열사가 아닌 상태에서 LG그룹 전체의 전산 시스템망을 통합 운영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데다, 이런 규제가 국익 및 특정기업 경쟁력개선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국부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과도한 규제로 인해 기업 환경만 더욱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은 맥쿼리PE의 경우 LG그룹과의 협업 방안 등 비(非)가격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쟁 후보인 글로벌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계약 조건, 신사업 전략 등에서 맥쿼리PE가 우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 본사를 둔 맥쿼리PE는 인프라, 부동산 투자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로 이미 국내 대기업 및 민자고속도로 등에 다수 자본투자를 하고 있다.
이번 LG CNS지분매각의 경우 경영권이 없는 매물이라서 흥행이 어려워 1조원대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안정적인 매출기반과 LG그룹 전반에 대한 시스템운영사업의 확장성 등으로 인해 우려와 달리 여러 PEF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맥쿼리PE는 글로벌 전략, LG그룹과의 협업 방안 등 주요 평가 요소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따냈다. 막판까지 경쟁했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비가격적 요소에서 맥쿼리PE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LG그룹은 이번 (주)LG를 통한 지분 매각으로 1조원가량의 투자자금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전장사업 및 로봇, AI, 클라우딩 등 신사업 분야투자와 함께 신사업 관련 유망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인수합병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전장사업 및 로봇 등 신사업 인수 및 투자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KAIST 이병태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매각 건은) 기업이 규제와 단속이 무서워서 경제외적인 이유로 지분을 포기해야 하는 미친 나라”라며 “이런 게 바로 국익에도 LG그룹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기업을 도살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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