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태양광발전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화재 원인으로 부실한 설치와 관리가 원인이라고 공식 밝혔지만,실제로는 LG화학∙삼성 SDI 베터리셀 발화가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여유 전력을 저장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만든 에너지저장장치로, 원하는 시간에 전기를 생산할 수 없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적 장비다. 특히 탈원전정책을 추진 중인 현 정부는 2016년 207㎿h(신규기준)에 불과했던 ESS 설치용량을 2017년 723㎿h,지난해 3632 ㎿h등으로 대대적으로 허가하면서 폭발적으로 보급된바 있다.
실제 산업부는 ESS화재가 잇따라 발생,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자 지난해 12월 19명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ESS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발족, 총 23건의 화재를 유형화해 5개월간 조사 분석한 바 있다.
산업부는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난 6월 11일 조사결과를 발표, 화재원인으로 ▶배터리 보호 시스템 결함 ▶수분·먼지 등 관리 미흡 ▶설치 때 결선 등 부주의 ▶부품 간 통합관리 부재 등 4가지를 제시하며 부실한 설치와 관리가 화재의 주요 원인이라고 공식 밝혔다.
즉 잇따른 ESS설비 화재 원인이 배터리 자체 결함보다 보호 및 운영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가 영향을 미쳤다고 게 조사위 결론이다. 조사위는 당시 ▶건물 안에 ESS설비를 설치할 때 용량이 총 600k㎽를 넘지 않도록 하고 화재가 주변에 번지는 것을 막기위해 야외설치 시 별도 전용건물을 갖추도록 하는 설치기준도 마련,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배터리를 완전 충전 시 추가 충전을 금지토록 했다.
문제는 LG화학이 민관조사위 조사착수 당시 ESS충전율을 70%로 하향 조정토록 요청한바 있으며, 조사위 발표 및 추가 설치기준이 시행에 들어가자 충전율을 95%로 재상향 조정 후 또다시 ESS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ESS설비용 배터리는 LG화학과 삼성SDI 제품이 주로 채택되고 있다.
조사위 발표 및 추가 설치기준을 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ESS설비에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자 전문가그룹은 전류와 전압이 한꺼번에 흐르면서 전기충격이 가해질 경우 배터리를 보호하는 랙퓨즈가 단락전류를 차단하지 못해 베터리셀이 발화, 폭발했을 가능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조사위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절연성능이 저하된 직류 접촉기가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발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 LG화학, 또다시 ESS충전율 70% 긴급 재하향 조치
실제 LG화학은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한 ESS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자 지난 5월 긴급히 배터리 충전율 제한조치에 나섰다. LG화학은 9월 5일자로 자사 배터리를 사용한 ESS 운영업체에 배터리 충전율을 70%로 제한해줄 것은 요청하는 공문을 긴급 발송했다.
LG화학은 공문에서 “SOC(충전율)을 당분간 70%로 운영하기 주기 바란다”면서 “추가적인 조치 이후 다시 정상 가동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LG화학은 이어 “충전율을 70%로 제한하는 기간 발생한 비가동 손실비용은 당사에서 보상해 주겠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요청한 가동 제한 대상은 산자부가 지난 6월 ‘ESS 화재사고’원인발표 후 LG화학의 요청에 따라 충전율을 다시 95%로 다시 높였던 ESS설비들이다. 전문가그룹은 “LG화학이 긴급히 충전율 70%제한조치에 나서고 비가동기간 손실비용을 보전하기로 전격 발표한 것은 정부 조치 이후에도 잇따라 ESS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원인이 단순한 설치 및 운영상의 문제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조사당시에서 배터리셀 자체의 불량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면서 “문제는 제조업체가 제각각인 배터리관리장치(BMS), 에너지관리장치(EMS), 전력변환장치(PCS) 등에서 불꽃이 튈 경우 이로 인해 베터리셀이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보호시스템을 갖춰야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배터리 완전 충전시 추가 충전을 금지토록 했지만 태양광발전 설비운영자가 이를 매번 지키기는 매우 힘들다”면서 ESS내 배터리셀 발화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대책발표 이후에도 지난 달 30일 충남 예산 태양광 발전시설 ESS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하는 등 또다시 3건의 ESS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여기에 LG화학이 충전율 70%로 제한하는 조치를 또다시 취하자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확산하는 등 태양광발전설비 구축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실제 ESS충전율을 줄여 운영하게 되면 전기를 팔아 벌 수 있는 수익이 적어져 효율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LG화학은 당분간 ESS 충전율을 70%로 제한한 뒤 향후 대책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LG화학 측은 “현재 민관합동으로 조사가 진행중이고, 추가 안전강화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ESS 업계는 충전율 축소 등 가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ESS사업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 ESS 연쇄화재,7일 산자위 국감 최대 이슈로 급부상
7일 시작하는 산자위 국회 국감에서 ESS가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LG화학 등 배터리업체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회가 ESS화재와 관련해 화학업체,배터리업체 최고경영진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국회 산자위는 국감에서 LG화학 김준호 부사장과 삼성SDI 임영호 부사장이 다음 달 7일 산자부 에너지분야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자위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ESS 화재 23건과 관련된 배터리 제조사 LG화학과 삼성SDI 경영진을 상대로 배터리셀 발화 가능성 및 대책을 집중 추궁키로 했다.
정부가 종합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에도 지난달 30일과 지난 24일 ESS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부의 사고원인 조사 결과와 대책 등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증인을 신청한 산자위 김삼화,이훈, 이철규,김규환,김정재 의원등은 “화재가 발생한 ESS 제조자를 상대로도 책임을 추궁하고 강력한 사후 조치를 주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책발표 이후에도 ESS화재가 반복해 발생하자 현 정부의 탈(脫)원전 선언 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급속히 늘리는 과정에서 빚어진 안전불감증과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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