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한킴) 대표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늘 ‘더더더’를 주장하는 SNS조크로 유명하다. 하지만 익살스러워 보이는 김한준 대표의 이 코멘트가 대한민국 스타트업계와 벤처산업계,투자업계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한준 대표의 ‘더더더’가 갖는 의미에 생태계 전체가 높게 평가하는 있는 것은 ‘더더더’에 함축된 김 대표의 투자철학 자체가 기존 ‘VC투자의 본질’을 뒤집는 혁신적 사고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알토스벤처스 신드롬의 실체가 바로 ‘더더더’에 있는 것이다. 한킴 대표의 ‘더더더’는 그저 단순한 초고속 성장과 압축 성장세를 주문하는 ‘독촉과 채근’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 김한준 대표 ‘더더더’가 갖는 의미심장한 의미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유니콘 스타트업은 물론 기업가치 5000억원대를 넘나드는 우량 포트폴리오 창업자들이 알토스벤처스 투자유치 후 성장 과정에서 하나같이 놀라는 것은 외부 M&A제안이나 코스닥상장 등에 대해 알토스가 거꾸로 “좀 더 성장한 후 해도 늦지 않는다”며 엑시트나 투자회수보다는 더 큰 성장을 주문한다는 점이다.
투자회수가 목적인 VC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명확한 투자회수 포맷인 매각이나 기업공개에 대해 매우 소극적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완곡하게 반대하며 더 키울 것과 추가 투자유치를 제안한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반복해 말이다.
통상 빠른 투자회수를 위해 코스닥상장 등 기업공개를 압박하거나 요구해온 국내 VC와는 정반대의 행보인 셈이다. 실제 알토스벤처스는 ‘투자 더해줄 테니 더 성장시킨 후 하자’며 정반대의 투자철학을 갖고 있다. ‘더 성장시키고 더 투자받자’는 알토스의 투자철학으로 인해 알토스벤처스 포트폴리오들은 주주사 투자회수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 토스 등 상당수 유니콘기업 및 현재 기업가치 3000억원대가 넘는 블루칩 포트폴리오들 대부분 이런 ‘더더더’를 통해 수차례 글로벌 투자유치에 성공한 케이스다. 알토스벤처스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놀라운 변화를 안겨준 가장 큰 포인트는 바로 투자 포트폴리오와 매달 진행하는 ‘월간 리포트’ 커뮤니케이션이다.
알토스의 월간리포트는 자금흐름을 체크하거나 조기 투자회수를 종용하는 등 이른바 ‘경영간섭’이 아닌 데이터를 통해 시장규모에 대한 정확한 분석, 비즈니스모델의 성장성 여부를 판단하고, 추가투자 등 그에 대한 적절한 대안들을 만들어가는 경영파트너쉽 개념이다.
이를 통해 적자라 하더라도 의미 있는 성장데이터가 확보될 경우 알토스벤처스가 나서서 펀딩을 주도하는 식이다. 반대로 도저히 성장하기 힘든 시장성과 성장세면 폐업에 필요한 프로세스까지 끝까지 책임져주는 방식이다.
알토스가 투자한 유니콘 스타트업의 탄생은 결코 우연이 아닌, 알토스벤처스의 이러한 정교한 경영지원과 지속적인 추가 펀딩에 대한 백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셈이다.
김한준 대표는 스스로 ‘더더더’를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는 여기서 조금 더 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몇십조 이상 되는 것을 원한다 (더더더). 그러려면 지금 욕심내서 매출∙이익 극대화 하지 않고 전 생태계를 발전시키도록 노력한다. 시장 자체가 커져야 우리도 훨씬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알토스벤처스 신드롬의 실체 3가지
더욱 놀라운 것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창업 후 4,5년간 초고속성장, 기업가치 1000억원대를 넘어서면 하나같이 겪는 ‘달콤한 유혹’ 과 이에따른 ‘마음의 동요’를 겪는 성장통에 대처하는 알토스벤처스의 남다른 동기부여 철학이다.
“매각 제안을 받아들이면 세후 1000억원, 평생 편하게 지낼 수 있는데”
“현금 500억원이 통장에 꽂히고 3년 경영권 보장해준다는데”
초우량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기업가치 1000억원대를 넘어서며 겪는 극심한 내적갈등은 대략 2가지. 하나는 수차례 오프라인 대기업의 기업인수 제안으로 엑시트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며 겪는 극심한 내적 갈등이다.
두 번째 겪는 내적갈등은 매출 규모 200억원대, 회사 인원이 100명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겪는 규모의 경제에 대한 최고경영자로서의 한계와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두려움, CEO로서 느끼는 한계 등이 복합된 ‘CEO 성장통’이다.
실제 매출 100억원대를 넘어서며 극심한 고통을 겪는 CEO들이 상당수 있고, 자신은 매출 300억원대 이상 기업경영은 자신 없다며 매각을 고수했던 창업자들이 즐비했다. 심지어 오프라인 대기업의 인수합병 제안에 엑시트를 결정했던 포트폴리오 CEO들도 상당수다.
하지만 데이터를 제시하며, 거꾸로 더욱더 성장할 수 있고 심지어 유니콘 기업까지 클 수 있다고 확신하며 독려하는 알토스벤처스의 긴호흡의 투자 철학 덕에 여린 창업자들은 불과 창업 5,6년만에 탄탄한 경영수완을 갖춘 능력자 CEO로 빠르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매출 200억원,직원수 100명선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혼돈의 내적갈등을 겪던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불과 5,6년만에 매출 3000억원대, 직원 수백명 체제를 거뜬히 이끄는 ‘초고속 학습능력’의 경영자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김한준 대표의 ‘더더더’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의미 있는 성장세만 확보한다면 펀딩과 추가 투자에 대한 자신감과 글로벌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창업자의 ‘건강한 도전의식’을 만들어내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알토스벤처스는 초우량 스타트업의 초기 창업자가 겪는 다양한 갈등과 고민을 앞장서 해결해주는 남다른 투자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테면 전 재산과 심지어 빚내 투자하고 월세, 전세를 살아가며 불안해하는 CEO에 대해서는 알토스벤처스가 창업자 구주를 직접 매입, 수억원내지 10억원대가 넘는 자금을 마련, 가족의 주거에 대한 안정감을 해결해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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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가 다른 외적 고민과 힘든 요소 없이 오로지 사업에만 몰입하고 올인하도록 지원해준다는 게 김한준 대표가 고집하는 또 다른 투자철학이다. 같은 맥락으로 투자한 리모택시가 폐업을 결정한 후 청산자금이 없어 창업자가 곤란한 지경에 처하자 알토스벤처가 4억원을 지원, 청산토록 해준 일화는 유명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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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스벤처스가 국내 VC생태계 및 스타트업계에 던진 또 다른 의미 있는 변화는 바로 1장짜리 투자계약서이다. 알토스벤처스의 투자계약서는 매우 단순한다. 투자금액에 대한 창업자의 연대보증 개념 자체가 없고 오로지 창업멤버들이 구주를 매각할 때 투자자와 협의를 하도록 하고 매각 시 투자회사가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만이 특이한 점이다.
창업 멤버들이 구주를 매각, 제어할 수 없는 주식이 돌아다니는 것을 막고, 투자회사가 포트폴리오 회사에 대한 성장과 추가 투자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 등 사실상 보증내용까지 포함해 창업멤버를 옥죄었던 국내 주요 VC들이 최근 창업자 연대보증항목을 삭제하고 단순한 투자계약서로 일제히 변모하고 있는 것도 알토스 영향 때문이다.
우량 스타트업이 알토스벤처스에 줄을 서는 것은 단순히 투자철학 때문만은 아니다. 거대 글로벌 LP와 연계된 알토스벤처스는 초우량 스타트업의 경우 수백억원, 천억원대가 넘는 글로벌 펀딩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마케팅을 연계해주는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세계 최대 VC인 미 세콰이어의 경우 알토스벤처스 포트폴리오에는 최우선으로 투자를 단행하는 등 깊은 신뢰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테면 최근 배달의민족이나 토스의 해외투자유치와 글로벌 진출 역시 알토스벤처스의 외곽 지원 덕분이다.
알토스벤처스 신드롬의 원동력은 빼어난 투자선구안에 있다. 하지만 정작 김한준 대표가 내세우는 투자선구안의 핵심은 바로 창업자가 정직해 완벽하게 신뢰할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투자한 회사 실패할 수도 있고 폐업할 수도 있지만, 이는 인지하고 있는 리스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오픈하고 완벽하게 신뢰할수 없는 창업자에 대해서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투자회사 경영진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데이터는 물론 회사 내 돌아가는 상황, 대주주 창업자는 물론 창업멤버 주요 핵심인력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믿고 지속해서 투자해줄 수 있으니까요. 서로 믿지 못하면 절대 투자 안 합니다”
그래서 알토스벤처스 투자 포트폴리오의 이사회 운영은 미국식이다. 모든 것을 오픈하고 모든 것을 개방한다. 어떤 데이터나 경영상의 변화를 숨기는 경우는 없다.
장병규 의장의 크래프톤(구 블루홀) 역시 초기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회사다. 배틀그라운드가 대박을 터트리기 전 자금이 소진, 문닫을 상황까지 갔던 크레프톤이었지만,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능가할 정도로 투명하게 이사회를 운영해온 장병규 의장에 대한 신뢰 하나만으로 투자를 고집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실리콘밸리 VC인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는 겸손한 원칙주의자다. 그가 밝히는 투자법칙은 단순하다. “우리들의 투자 법칙은 ▶바보같은 짓 하지말자, ▶거만하지 말자, ▶(모르는것) 아는척 말자, ▶기분 나쁘게 행동하지 말자, ▶치사하게 행동 말자 입니다”
김한준 대표가 이런 단순한 원칙을 내세우는 이유 역시 단순하다. “이것만 지켜도 투자가들 사이에서 상위권 10~20%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년, 심지어 30년후 투자회수를 고민할 만큼 긴 투자 호흡과 함께 뛰어난 선구안,그리고 원칙과 미국식 투자기법을 고수하는 알토스벤처스는 이미 2019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핵심 엔진이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신드롬의 본질은 바로 원칙과 정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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