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국 경제가 유례없는 살얼음판 위기를 맞고 있는 와중에 22일 정부청사에서 벌어진 3개부처 장관의 3류급 발언에 재계와 벤처산업계의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여전히 기업현장의 처참한 애로사항을 파악조차 못 하고 있는지, 탄력근로제 연장검토는 불가하다는 경직된 발언을 반복하고 방통위원장은 방송∙통신이 융합되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이라도 하듯,방송과 통신의 규제 권한을 방통위로 일원화해야 한다며 비장한 태도로 사표를 던지는 기이한 모습을 연출했다.
여기에 후보자가 없어 총선출마를 밝혔지만 아직도 과기정통부 수장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영민 장관은 국토부 택시개선방안에 대해 ‘발전된 모델’이라며 여전히 정책적 인사이트없이 영혼 없는 립서비스만 쏟아낸 하루였다.
현 문재인정권 핵심 정책 주요 장관급 3개부처 수장들이 보인 발언과 행태는 현 정권의 국정이 얼마나 심각하게 삐걱거리고 중구난방으로 추진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촌극이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 여전히 처참한 산업현장의 실태를 전혀 모르는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의 한심한 시각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업계 등 산업계가 요구한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연장 검토’에 대해 오∙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재계는 물론 국회에서조차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연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노사의견을 수렴, 법개정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과 정면으로 배치하는 것이어서 주무부처 장관이 노동계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의 개선도 필요하고, IT산업계 특성상 유연근로제가 시급하다고 보고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역시 현행 1개월에서 3~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주무부처 장관이 ‘불가’입장을 밝힘에 따라 여야 간 논란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가 선택근로제 연장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IT산업계 특성상 근로시간을 근로자 스스로에게 맡기는 선택근로제의 장점이 더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주가 제도를 남용해 근로시간 제한이 없는 방향으로 오∙남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장관은 “정부 입장은 선택근로제는 업무 시작과 종료시간을 근로자에게 맡기는 제도이고 현행은 1일이나 1주 근로시간 상한이 없고 활용 업무제한도 없어 제도 남용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현행대로 정산기간을 1개월로 제한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선택근로제는 일정 기간 근로시간을 평균 계산,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도록 하는 탄력근로제와 유사하지만, 근로자가 출·퇴근 등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주당 근로시간 제한이 없다.
프로그래머 등 개발자 야간작업이 많은 IT산업 및 벤처산업계에서는 근로자들이 탄력근로제를 원하지만, 정부는 사측의 악용소지를 우려해 선택근로제 연장은 불가하다는 경직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재계와 야당은 일본의 경우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3개월로 연장한 사례를 들어 국내도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3~6개월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 돈키호테 방통위원장,사표 던지며 “방송통신의 모든 규제는 방통위로”, ‘사무라이냐’ 비난여론 폭주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11일 임기 1년여를 남기고 22일 돌연 사표를 던지며 작심하고 “모든 방송통신 규제를 방통위에 통합해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 비장한 ‘사무라이의 최후통첩’을 보는 듯하다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방송통신, 미디어 정책이 두 부처로 나뉘어 있는 현재의 정부 구조가 기형적이라며 방통위로 정책·규제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상 명분은 방통위로의 규제통합을 위해서는 정부 조직개편이 불가피하고 자신이 물러나 문재인 정권에 부담을 덜어줘야 이런 규제통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얼토당토않은 해명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이날 사의표명에 대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함구한 채 마치 사무라이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방송통신,미디어정책의 모든 규제권한을 방통위로 몰아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표를 던졌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쏟아내 극도의 부처 이기주의를 드러낸 수준 이하 부처 수장의 태도라는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이효성 위원장은 자신의 사의표명을 계기로 방통위로의 규제통합을 위한 조직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청와대가 보다 폭넓고 원활한 개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구상에 도움이 되고자 스스로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8월 제4기 방통위 위원장에 취임한 이 위원장은 3년 임기 중 1년을 남긴 상태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방통위 2년간의 성과를 발표한 뒤, 거취표명에 따른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방송통신 규제 업무가 방통위로 일원화돼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현 정부의 부처간 업무분장과 관련해 ‘어불성설’이라거나, ‘기형적’이라는 등 매우 강하게 비판하는 등 방통 규제 일원화를 반복해 역설했다. 시장에서는 어떻게 국무위원급 각료가 저런 시대착오적 발언을 쏟아내는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통신산업계는 이효성 위원장이 이날 “방송과 통신의 모든 규제 업무를 규제기관인 방통위에서 관장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대목과 관련해 방송통신미디어가 융합해가는 글로벌 트렌드 측면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발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박근혜 정권이 지난 2013년, 과학과 정보통신은 미래창조과학부에, 방송은 방통위로 업무를 나눈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의 수준 이하 발언, “어떻게 과기부 장관이 저런 발언을?”
공교롭게도 유명민 장관 역시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빌리티 신산업 서비스관련해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운송 서비스 제도개편안이 ‘발전된 모델’이라고 평가해 최첨단 IT산업과 혁신적 서비스를 주도해야 할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최악의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영민 장관은 국토부 택시플랫폼 상생방안과 관련해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한 국토부 처사에 대해 “신기술·서비스를 도입할 때 이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해 곧 총선 출마할 정치인이 어떻게 행정의 수장역할을 계속 맡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악평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 나갈 인물을 아직까지도 교체하지 않고 유임시키고 있는 것은 현 정권의 인물난 및 신선하고 혁신적인 젊은 장관을 발탁할 능력 자체가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영민 장관은 이날 “방통위는 ‘규제’, ‘과기정통부’는 ‘육성,진흥’식으로 역할을 나눴는데, 이제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사라지는 등 융합해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이효성 위원장의 발언에 해명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산업계는 정책에 대한 인사이트와 자신감을 가진 장관이라면 방송통신의 통융합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언급하고 이효성 위원장이 제안한 방통위로의 규제통합과 정부조직개편은 말도 안 되는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 장관은 “방통위가 합의제인 위원회 성격으로 산업을 진흥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맞고 틀리고를 떠나 어떤 것이 효율적이고 시너지를 내느냐에 대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 ‘밥 먹으면 배부른 소리’라는 촌평이 쏟아졌다.
유 장관은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고 이미 밝힌 상태이며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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