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이후 20년간 정부의 공적자금 12조7663억원이 투입됐고, 아직도 공적자금 2조2000억원이 회수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이 또다시 금융지주사로의 변신을 추진해 심각한 모럴해저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혈세를 기반으로 한 정부의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진작에 문 닫았을 이른바 ‘망했던 은행’이 현 경영진의 연임과 장기집권을 위해 무분별한 기업인수합병을 통해 또다시 그룹사 형태의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에서 나서 시대역행적 처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대주주가 정부(예금보험공사)인 우리은행은 실제 20여년간 정권비리 의혹에 연루된 부실 여신으로 수조원대 손실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금융당국의 비호로 수십년간 공적자금으로 연명해온 대표적 부실은행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우리은행이 지난 1월 또다시 금융지주사로 전환을 공식 선포하며 증권업진출, 기업인수합병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등 신디케이트론 분야까지 진출하는 등 몸집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피치원미디어 취재결과 1일 밝혀졌다.
하지만 금융지주사 전환은 글로벌 금융산업계 흐름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수십 년째 머물고 있는 우물안 개구리를 또다시 답습하려는 처사 국내 금융산업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자본시장의 평가다.
이런 점 때문에 현 손태승 회장체제 경영진의 연임과 장기집권을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이 무분별한 영역확장에 나서는 것은 매우 심각한 모럴해저드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핀테크 등 혁신적 금융서비스 개발이나 글로벌 경쟁력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은 꿈도 꾸지 못한채 여전히 우물한 개구리 행보만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취임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임기는 내년 3월이다.
금융전문가그룹은 우리은행은 물론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부동산 담보대출이자로 주수익을 올리며 수십년째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는 것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감원 등 금융당국 관료들이 여전히 금융권 주요 자리를 차지하며 규제권한을 앞세운 ‘관치금융’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 우리은행금융의 경우 금융당국과 오랜 유착관계는 물론 정부조직 관료보다 더 경직된 조직문화를 보이는 대표적 관치은행이라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다.
■ 관치금융의 대표주자 우리은행,지주사 목적은 손태승 회장의 장기집권,비판여론 쏟아져
우리금융그룹이 최근 우리은행과 우리종금의 기업금융(IB)부문을 합쳐 이른바 CIB로 불리는 기업금융투자 조직을 신설했다. 목적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매각후 손을 뗐던 증권업 진출을 위해서다. 실제 우리금융그룹은 이미 100명 조직을 갖춰 기업공개(IPO)업무는 물론 기업인수합병,사모사채,전환사채,BW발행,PF 등 신디케이트론참여 등 사실상 증권사업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대외적 명분에도 불구하고 증권에 이어 최근 자산운용사,보험사,자산운용사 및 캐피탈,부동산신탁 등 주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인수합병에 나서자 공적자금을 염두에 ‘대마불패’신화를 다시한번 재현하려는 처사라는 비판이 금융권 내부에서조차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고 있는 것은 총출자한도 때문. 자기자본이 21조원인 우리은행의 경우 현 은행법상 총 출자한도는 4조2000억원 수준. 하지만 지주사전환 시 최대 8조원 규모로 출자여력이 확충된다. 이미 3조원3000억원대를 출자해 출자여력이 9000억원대에 불과한 우리은행으로서는 기업인수합병을 통한 영역확장을 위해서는 지주사 전환이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K증권 등 수개 증권사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은행부문 역시 D생명,K생명,L손해보험을 비롯해 캐피탈사 및 카드사 인수합병도 적극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14일 변경 전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주식 1억2천460만4천797주(18.43%) 전량을 우리금융지주 지분으로 이전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로써 변경 후 최대 주주인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주식 6억7천600만주를 보유, 지분비율 100%를 확보했고,예보는 우리은행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당시 공시를 통해 “해당 주식의 매도가 아닌 우리금융지주로의 ‘주식의 포괄적 이전’으로 인한 변동”이라고 밝혔지만, 지주사 설립에 정부기관인 예보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율 18.43%를 매각, 공적자금을 조기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미루며 우리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 부실경영의 끝판왕 우리은행, 이젠 대놓고 금융지주사 전환선언
우리은행의 최근 20여년간 경영실적은 그야말로 부실경영의 종합세트 같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전∙현직 임직원들의 가장 극심했던 부실경영의 대표적 케이스가 바로 수조원대 부실이 발생했던 ‘파이시티’와 ‘중국 화푸센터’의 대출부실 등 정권비리 의혹과 연결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건이었다.
당시 북경 화푸빌딩, 파이시티, 르네상스호텔(현 벨레상스호텔) 1600억원, 베트남 랜드마크72 등 4개 프로젝트만 당시 9600억원대 부실채권을 안은 바 있다. 이후 부실채권 회수에 성공했지만 근 10여년간 우리은행 임원진이 해온 경영행태는 그야말로 부실채권 왕국을 만들 만큼 무능한 수준이었다.
한때 5조원대가 넘었던 우리은행 부실여신은 이후 일부 회수에 성공했지만, 우리은행은 결국 정부의 천문학적 공적자금을 통해 근근이 목숨을 연명해온 ‘망한 은행’그 자체였다. 지난 2004년 대우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을 시공사로 해 개발을 추진하다가 금융위기 직후 두 회사가 쓰러지면서 좌초한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는 한때 사업 규모만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당시 우리은행은 부동산PF를 통해 1800억원을 투자했고, 고스란히 부실채권으로 떠안은 바 있다. 중견 건설업체 브이에스엘(VSL)코리아에 매각된 르네상스 호텔의 전 소유기업이던 삼부토건이 지난 2011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우리은행은 당시 르네상스 호텔을 담보로 빌려준 1836억원을 떼인 바 있다.
북경 화푸빌딩 역시 파이시티의 파산으로 우리은행이 떠안게 된 부동산. 당시 우리은행이 파이시티 지급보증을 섰다가 3800억원의 부실채권을 떠안은 경우다. 경남기업이 1조원 이상을 투자한 베트남 랜드마크72역시 우리은행의 경우 당시 PF대출을 통해 2130억원을 빌려줬다 물린 경우다.
2005~2007년 우리은행이 주도해온 파생상품 ‘키코’ 피해 역시 결국 정부가 수조원대 자금을 동원해 우리은행의 막대한 손실피해를 막아준 바 있다. 20여년간 정부 공적자금 12조원이 투입된 우리은행이 아직도 2조원대 넘는 공적자금을 갚지 않으면서 또다시 금융지주사 전환을 서두르는 시대역행적 경영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데는 금융당국의 부실경영 책임을 묵인하는 ‘관치금융’관행이 핵심 이유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의 부실책임을 묵인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우리은행이 또다시 지주사 전환 등 방만한 경영에 시동을 거는 핵심 동력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수조원대 부실여신으로 엄청난 손실을 반복해도 우리은행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금감원과 감사원, 예금보험공사도 ‘부실여신 검사’를 통해 경영진의 부실경영을 파악했지만, 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등 비호와 묵인을 반복한 바 있다.
실제 당시 국정감사에서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금융회사가 파이시티와 중국 화푸센터와 같은 수백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취급하면서, 공식적인 여신협의회를 거치지 않고 본부장급에 불과한 신탁사업단장에게 전결을 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 경영진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는 있는 것은 기재부 경제관료가 주도하는 금융관피아 ‘관치금융’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방증이며,동시에 낙후한 대한민국 금융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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