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부 정책이 개선은커녕 반복되고, 여기에 원칙을 지키지 않는 정책이 쏟아지면서 정책리더십이 실종되고 있다.
현 정권이 정책리더십을 잃어가면서 거꾸로 행정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불필요한 사회 간접비용을 천문학적 규모로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행정이 절대 만들어선 안 될 간접비용을 앞장서 발생시키는 실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왜곡된 정책 때문에 발생한 사회적 갈등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또다시 옥상옥 정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총선 등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셈법들이 대거 반영되면서 선심성 예산투입으로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나쁜 행정서비스’가 반복되고 있다.
15일 수도권 출퇴근 직장인들을 불안에 떨게 한 전국 버스노조의 총파업은 갈팡질팡하는 현 정권의 춤추는 행정정책의 속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국 버스노조의 총파업 이유는 간단하다. 즉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면 월급이 대폭 줄어드니 줄어든 임금만큼 보전해 달라는 요구가 파업의 이유다.
현 정권이 내놓은 주 52시간제의 역효과로 한국 노동시장 특유의 비정상적인 임금체계가 주52시간제의 역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근로자 삶의 질을 개선한다며 주 52시간제 시행을 강행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줄어든 임금으로 고통을 겪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 총파업으로 인한 교통대란은 피했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이번 전국 버스노조의 총파업 갈등은 저임금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노사갈등을 촉발하는 주 52시간제의 역효과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
버스파업몰리자 두손 든 정부가 내린 결론은 결국 시민들 주머니털어 그 버스요금 인상분으로 버스운전자들을 달래겠다는 처사다.
■ 주52시간제의 역습,잘못된 정책은 또 나쁜 행정서비스를 만드는 악순환
당장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할 경우 수도권의 버스운전사는 평균 276만 원인 월급이 주 52시간제 시행 시 224만 원으로 52만 원 줄어든다. 버스운전사 임금구조는 기본급(86만 원)은 적고, 초과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190만 원)이 많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즉 하루 17시간씩 격일로 일하는 수도권 버스운전자의 경우 주 52시간제시행시 초과근로시간이 줄면서 월평균 월급이 50만~60만원 정도 줄어드는 셈이다.
문제는 전국버스노조가 총파업을 내세우며 줄어든 월급 차액만큼 보전해달라고 요구하자 정부와 지자체는 버스 요금인상을 통해 이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시민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시민은 “주 52시간제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당연히 초과근무나 야근등이 줄어들고 그에 따른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도 줄어드는 것”이라며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제로 줄이면서 받는 월급은 종전처럼 다 받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버스운전자들이 초과근로시간이 없어지면서 수당이 줄어들자 이를 보전해달라며 총파업에 나서자 지자체가 나서 버스 요금인상으로 이를 보전해준다는 것은 시민들만 봉으로 삼겠다는 처사”라며 조만간 공식적인 문제제기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실제 서울시와 경기도 지자체와 정부는 버스 운행연료비는 물론 버스운전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어,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버스운전자 수당감소분을 버스요금인상으로 보전해준다는 정부 정책은 전형적인 선거를 의식한 왜곡된 정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수당감소분을 버스요금인상을 통해 보전해준다는 정책은 매우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중교통 총파업으로 교통대란의 우려가 발생할 때마다 버스나 택시요금을 인상해 버스∙택시노조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근로자도 주 52시간제 시행과 관련, 휴식을 보장받는 대신 임금감소를 받아들이는 등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선거 등 정치적 일정으로 인해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해 이런 2,3차 왜곡된 정책이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노동계는 연봉이 억대가 넘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종사자의 경우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임금축소분이 전체 연봉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버스운전자 등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는 임금감소분이 전체 월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전은 불가피하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결국 주 52시간제가 버스운전자 같은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근로자 간 ‘임금 및 휴식 격차’가 더 벌어지게 하며 생계를 위협하는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 52시간제가 역설적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각종 제조업 생산라인 근로자 역시 기본금은 낮고 각종 수당으로 억대 연봉규모를 보전하고 있는 임금체제가 대부분이어서 7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이로 인한 불필요한 간접비용에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부작용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주 52시간제가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내년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면 노동시장 전체가 ‘생존 파업’으로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 주 52시간제 임금축소 분을 버스요금 인상으로 보전하겠다는 지자체의 뻔뻔한 정책
실제 경기도는 현행 1450원인 버스요금 기본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서울시의 기본료 1200원보다 250원이 더 비싼 경기도는 지자체 중 유일하게 버스요금을 인상키로 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제에 따른 임금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근로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향후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갈등과 간접비용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로 예정된 최악의 버스 대란은 피했지만, 결국 버스요금 인상으로 이런 갈등비용을 보전하려는 지자체의 왜곡된 정책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처참한 현실이다.
이번 버스대란 사태를 통한 잘못된 정책과 그 해법으로 제시된 왜곡된 정책이 반복되는 것은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카풀과 택시업계 간 갈등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해법이다. 광화문과 국회로 몰려가 시위를 하며 물리적 세를 과시했던 택시업계는 카풀문제가 자신들의 요구대로 제시되자 이번에는 ‘타다’서비스를 막기위해 또다시 무력시위와 분신자살에 나서는 등 물리력을 앞세운 억지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 서울 버스노사는 15일 버스대란을 막기 위해 임금 3.6% 인상, 2021년까지 정년 만 61세에서 63세로 단계적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5년 연장 등에 합의했다. 경기도 역시 14일 버스요금을 시내버스 200원, 좌석버스 4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기도 버스노조는 파업을 잠정 유보했지만,추가 교섭 필요성이 생겼다며 임단협 조정 기간을 이달 29일까지 연장했다.
국토부 역시 15일 총파업을 우려, 7월 버스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버스 노조가 추가로 인력 충원과 임금 감소분 보전 등을 요구할 것에 대비해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 지원책을 내놓고 지자체에 버스요금 인상을 권고했다.
결국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과 정부가 또다시 택시업계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정부가 혁신적 서비스를 가로막고 거꾸로 갈등구조와 간접비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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