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요 중앙부처를 비롯해 정부 행정망에는 금지돼온 민간기업 클라우드사용이 전면 허용돼 내년부터는 공공기관은 물론 중앙부처도 민간기업의 클라우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과기정통부 같은 중앙부처가 KT클라우드나 아마존의 AWS, MS의 애저 같은 민간기업 클라우드서비스를 이용, 모든 행정업무 관련 자료를 외부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놓고 행정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장관 김부겸)는 2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전자정부 클라우드 콘퍼런스’를 개최해 이런 내용의 중앙부처 민간클라우드 사용을 전면허용하는 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주요 중앙부처와 산하 공공기관은 행정업무를 위해 별도 전산실 조직을 운영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자체 전산실없이 모든 업무전산망을 외부에 아웃소싱하는 ‘정부행정망 아웃소싱시대’가 본격 개막되는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된다.
행안부 이상민 정보자원정책과장은 27일 콘퍼런스에서 “전자정부 서비스는 클라우드를 최우선 도입, 신규 시스템은 클라우드 방식개발을 전면 허용하는 게 주 내용”이라며 “기존 시스템은 전면 재개발 및 고도화 시기에 맞춰 클라우드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의 발표는 그동안 규제일변도로 개혁을 하지 못한다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무색케 할 만큼 매우 전향적인 정책으로, 큰 규제장벽을 허물었다는 찬사가 IT산업계에 쏟아지고 있다.
행안부의 중앙정부 부처에 대한 민간클라우드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이번 정책은 지난 8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개선 국무회의를 통해 발표한 클라우드발전정책에 대한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산업이 본격적인 활황기에 접어드는 것은 물론 정부 부처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확대가 맞물리면서 명실상부한 클라우드기반 전자정부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중대한 전환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정부 전산망 컴퓨팅파워가 빠르게 개선되는 반면 비용은 대폭 내려가는 정부전산망 아웃소싱 시대가 본격 열리게 된다.
■ 중앙부처도 이젠 민간 클라우드 활용, ‘공공기관 전산실은 이제 역사속으로’
행안부의 이번 정부 주요 부처에 대한 민간클라우드서비스 전면 허용정책은 정부산하 공공기관은 물론 중앙부처 행정업무효율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과 정부 주요 부처의 경우 별도 산하기구에 전산실을 구축, 전담인력을 통해 전산망을 운영해왔다. 문제는 전담인력의 경우 민간기업에 비해 기술력이 훨씬 뒤떨어지다 보니 전산행정업무의 전문성을 쌓기 힘든 구조였다. 공공기관과 부처마다 산하 전산실이 있지만, 전문성은 없고 1,2년마다 대형 SI업체를 통해 전산망 업그레이드에 의존하는 수준에 머물러왔던 것.
행안부가 이번에 정부산하 공공기관은 물론 중앙부처까지 민간 클라우드서비스를 이용키로 전격 허용함에 따라 앞으로 정부행정 전산실이 본격적인 민간기업 아웃소싱시대에 접어들 전망이다. 즉 전산업무는 실력이 뛰어난 민간기업에 아웃소싱하고, 전산실과 전담인력 운영에 따른 예산낭비와 비효율을 개선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렇듯 실력있는 민간기업에 전산망운영을 맡김에 따라 전산실운영에 따른 인력감소와 비용절감 효과를 대국민 행정서비스 확대와 행정서비스 품질향상 쪽으로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즉 정부의 비주력분야를 아웃소싱해 비용절감과 조직축소 등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것.
한국정보화진흥원 기술지원본부 이영로 본부장은 “이번 정부의 중앙부처 민간클라우드 사용 전면 허용 정책은 이젠 정부의 비주력분야 전산망운영을 아웃소싱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규제개혁정책”이라며 “아웃소싱에 따른 잉여 자원을 대국민행정 서비스 개선쪽으로 활용, 공공자원의 효율화를 이끌어낼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 중앙부처도 이젠 빅데이터, AI 등 최신 SW 실시간 업그레이드시대
정부부처의 클라우드서비스 개시는 그동안 공공기관과 정부부처의 경우 기술발전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SI업체에 행정전산망 개발을 의뢰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실제 대형 SI업체를 통한 전산망 업그레이드의 경우 RFP등 규격만드는데 6개월에서 1년, 개발에 1년 등 2년 가까이 걸리는데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6개월이 멀다하고 신기술과 새로운 업무용 서비스가 등장하는 상황에 정부 및 공공기관은 늘 최신이 아닌 오래된 SW와 기술을 사용하는 ‘철지난 전산망’이 되는 악순환에 처해있었던 것.
여기에 전산실이란 하드웨어적인 공간을 갖추는 것은 물론 전산망 유지관리업무에 전담인력을 배치해야 하는 등 불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하는 비효율이 매년 반복돼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부부처 역시 민간기업 클라우드서비스를 통해 최신 기술과 업무용 SW, 이를 테면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등 최신 기술 및 SW를 바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정부부처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한 ‘정보보안인증’을 받아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행정업무 관련 데이터와 정보 등에 대한 보안과 해킹 등 외부 침해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보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업체 입장에서는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다국적기업은 정보보안인증 과정 자체가 클라우드서비스 운영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공공기관 및 정부부처 클라우드서비스 시장을 둘러싸고 KT,SK텔레콤,LG유플러스.베스핀글로벌 등 국내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이 대거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국내 공공부문 클라우드서비스시장이 커질 경우 아마존과 MS 등이 통상압력을 통해 정부 정보보안인증 없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서 행정안전부 김혜영 정보기반보호 정책관은 “민간 클라우드 이용대상 확대에 따라 공공부문이 민간 클라우드 시장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민간 클라우드를 통해 편리하고 효율적인 전자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LG CNS를 사업자로 선정해 지난 6월부터 내년 1월까지 전자정부 클라우드 도입전략을 수립 중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160억원을 투입,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고, 현재 건설 중인 대구센터에 2022년 전면 도입키로 했다. 정부IT센터는 대구센터를 먼저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축한 후 대전·광주센터로 전면 확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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