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언론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수소차 대세론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면서 과연 차세대 친환경 차 시장을 누가 주도할지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과연 전기자동차와 수소 전기자동차가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점유율 구도를 형성할지에 대한 논쟁도 치열하다.
최근 주요 언론은 ‘친환경차의 끝판왕’수소차,미세먼지도 99.9%거른다’, ‘탄력받은 수소차,“예열은 마쳤다”미래 먹거리가 달린다’제하의 수소차 대세론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전기자동차 옹호론자들은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해 현기차의 수소차 프로모션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다. 전기자동차 진영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면서 “국민과 대중을 속이는 처사”라며 현기차의 수소차 언론플레이가 과장을 넘어 왜곡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전기차 진영은 미세먼지를 99.9% 거른다는 보도와 탄력받은 수소차라는 주장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현대기아차 중심으로 수소차 대세론을 주장하는 쪽은 수소차 역시 차세대 친환경자동차 시장의 한 주축이라며 전기차 진영의 비판에 대해 일축한다.
그렇다면 최근 수소차 대세론에 등장하는 기술적 장점과 대세론의 근거와 관련해 누구의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전문가그룹은 차세대 친환경자동차 시장은 전기차가 주도적인 메인스트림을 형성하는 가운데 수소차 역시 트럭이나 대형버스 중심으로 일정부분 점유율을 가져가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즉 어느 한쪽의 일방적 독주보다는 수소차 역시 나름의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수요를 창출해낼 것이란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 해도 너무한 “미세먼지 99.9% 거른다”는 과장된 수소차 예찬론, 수소차,친환경차 논란 여전
최근 논란에 기름을 부은 이슈가 바로 ‘친환경차의 끝판왕’수소차,미세먼지도 99.9%거른다’제하의 언론보도. 수소차가 가장 친환경차이고,게다가 최근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른 미세먼지를 99.9%까지 걸러주는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전기차진영은 “이런 주장은 정말 너무 사실과 달라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소차 진영은 수소차가 친환경 측면에서 한 발 더 나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역할까지 한다는 점을 집중 강조한다.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전기를 얻는 데 필요한 산소를 제외하고 다른 건 걸러내면서 미세먼지도 같이 걸러 차 자체가 움직이는 공기청정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1시간 주행에 43명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수소차 진영의 가장 큰 약점은 수소차 역시 연료전지를 만들어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한다는 점. 문제는 이런 연료전지를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드는 데, 수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산소야 주변 공기에서 얻지만, 수소연료전지에 쓰이는 수소의 96%는 천연가스(48%), 석유(30%), 석탄(18%)로부터 나온다. 석유화학단지의 원유 정제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 수소가 대부분으로, 친환경 연료라는 수소 자체가 화석연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친환경차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산소는 주변 공기에서 얻는데, 미세먼지만 없애는 게 아니고, 주변 산소도 없애기 때문에 대기 질을 개선한다는 주장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게 전기차진영의 논리다.
■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제작 메커니즘 비용구조, 전기차의 압도적인 우위
현대기아차가 수소차 사업에 대해 강한 집착을 하고있는 이유는 높은 시장진입장벽 때문. 이미 10년 이상 개발을 해온 현기차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와의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을 만큼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대로 수소차의 가장 치명적 아킬레스건은 전기차와 비교하기 힘든 복잡하고 고비용구조의 제작 메커니즘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동일하게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용 배터리와 구동시키는 모터 등 매우 심플한 구조다. 반면 수소차는 수소를 고압탱크에 저장해야 하는 동시에, 어려운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야 하고,이를 통해 확보한 전기로 모터를 구동시킨다. 여기에 수소를 만드는 과정 역시 별도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자 편의나 비용구조 측면에서도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엄청난 고비용구조의 충전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전기를 충전, 필요할 때 전기 모터를 구동하면 되고,전기충전 인프라는 이제 전국주행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구축돼 있다. 반면 수소차는 충전인프라 자체를 새로 깔아야 하고, 고압 수소탱크를 충전 인프라에 설치하는 것은 물론 차체에도 고압충전탱크를 내장해야 한다.
결국 전기차의 단순한 제작구조에는 달리 수소차의 경우는 고압으로 수소를 충전하는 탱크와 어렵게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장치를 자동차에 내장해야 하고,이를 통해 만들어진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메커니즘까지 차체에 장착해야 하는 것이다.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고, 충전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별도 소요되는 것은 이런 구조 특성상 불가피한 차이로 분석된다.
한 전문가는 “수소차의 경우는 힘들게 수소를 만들어서 억지로 힘들게 고압탱크에 저장했다가 다시 힘들게 반응시켜서 전기를 만든 후 전기 모터를 돌려야 한다”면서 전기차 구조와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가 수년 전부터 대정부 로비를 통해 수소차 한 대당 정부보조금 2500~3000만원대를 지원토록 한 것도 이런 고비용 구조 때문이다. 현재 한해 500대를 판매하는 현기차의 경우 이런 보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악순환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해 500대 판매실적 역시 협력사와 하청업체에 할당하는 물량과 자사 직원물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정상적인 판매실적으로 보기힘든 수준이다. 현기차가 최근 주요 언론을 동원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정부가 앞장서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전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수소충전소의 경우 1개당 30억원 안팎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실정이다.
최근 쏟아지는 언론의 수소차 대세론의 결론이 하나같이 정부 역할이 막중하고 정부가 나서서 수소충전소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는 메시지 일색인 것도 이런 고비용 구조를 정부 예산에 기대 확충하려는 현기차의 전략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기차의 집요한 대정부 로비와 언론을 통한 여론전에 힘입어 지난해 450억원에 불과했던 정부의 수소차지원 예산은 내년에 1761억원으로 4배이상 늘었다. 정부는 대당 2250만원을 지원하는 수소차 구매 보조금으로 1237억원, 수소버스 구매 보조금(대당 2억원)으로 70억원, 수소충전소 건설 보조금(1대당 15억원)으로 45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내년에 수소차 5500대, 수소버스 35대, 수소충전소 30개를 각각 보급 및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전문가 그룹은 특정기업의 수소차 판매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국고를 지원하는 것은 특혜이자, 향후 무역분쟁 소지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전기버스를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 수소충전소 정부예산으로 깔아야 한다는 현기차, 과연 합당한가 논란 후끈
최근 “비젖은 코드감전 겁나,,,충전소 맴도는 전기차운전자들”제하의 언론 보도가 쏟아진 것도 논란을 부추키고 있다. 마치 전기차 운전자의 경우 비 오는 날 감전사고 위험이 큰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기 업체 차지포인트(Charge point)가 지난해 7월,독일 완성차 업체 다임러로부터 8200만달러(911억원)의 투자를 받아 유럽 전역에 총 7만2000개의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차지포인트는 이어 다임러벤츠, BMW i 벤처스, 린스캐피탈 등으로부터 누적투자액 2억4000만달러(2666억원)를 투자유치, 유럽 전역에 이어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나서고 있다. 차지포인트는 이미 지난해 말 기준 미국,캐나다, 멕시코에 총 3만 3000개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벤츠 등 세계적 완성차업체들은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중 전기차 비중을20%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전략아래 충전인프라 확충을 위해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진영은 현대기아차가 자사 수소차의 미국 및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에서처럼 미 정부와 EU에 보조금 지원을 요청하고 수소차 충전인프라 구축에 나서 달라고 요구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소비자와 시장에 의해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판가름날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반면 수소차 대세론을 지지하는 전문가그룹은 수소차 역시 전기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차세대 자동차시장의 마이너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경일대 신재생에너지학부 박진남 교수는 “수소경제는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라면서 “전기차와 수소차는 경쟁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관계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전기차의 경우 용량을 키우려면 비례해 배터리 크기를 키워야 하지만, 수소차는 수소탱크만 키우면 된다”면서 “결국 전기차는 주행거리 300km이하의 소형차 중심의 시장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수소차는 큰 출력과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대형트럭이나 버스 등에 적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수소차 진영은 현기차는 물론 도요타와 혼다 등이 수소차개발에 올인하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수소차 진영은 무엇보다 현 용량에 한계를 드러낸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기술은 이미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을 만큼 현재가 최적화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용량과 출력 측면에서는 수소차가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몇 시간씩 소요되는 전기차 충전에 비해 수소충전의 경우 단 3분이면 끝날 정도로 충전 편의성 측면에서 비교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반면 전기차 진영은 전기차의 경우 연간 전기충전 비용이 20만~30만원에 불과한 반면, 고비용 구조의 수소충전 인프라를 감안해볼 때 충전비용 역시 상당한 수준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소차 진영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진영은 현재 전기차 발전속도와 배터리용량 발전속도를 감안해볼 때, 조만간 현 배터리용량을 극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 단 한 번의 충전으로 1000km내외를 주행하는 시대가 열린다면 수소차는 보급단계에 진입하지도 못한 채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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