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택시업계 편을 들어온 국토교통부가 승차공유서비스에 대해 전향적으로 정책입장을 선회하는 데 힙입어 ‘타다’, ‘카카오카풀’ 등 승차공유서비스가 잇따라 선을 보이면서 50년여간 유지돼온 국내 택시시장이 일대 격동기에 돌입했다.
연간 8조원, 출퇴근 시간대 5조원대 시장규모를 보이는 국내 택시시장은 이제 스마트폰으로 승차위치지정 콜을 하면 5분 이내 배차가 이뤄지고 사전 입력해놓은 신용카드로 자동결제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급격히 넘어가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50년 역사의 국내 택시시장은 이제 모바일기반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의 등장으로 격랑 속으로 빠져들며 조금씩 고객이 이탈하는 ‘시간과 싸움’을 거친 후 서서히 퇴조의 길로 접어들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카풀 앱 출시에 반발해 18일 하루 동안 전국 택시 총파업에 돌입하는 동시에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반대 규탄 집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기존 택시산업계와 신개념 모빌리티 플랫폼간 사생결단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문제는 택시업계가 전국단위로 반발하지만 주무부처 국토부는 ‘타다’서비스는 물론 카카오 카풀앱 서비스 역시 ‘합법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고 있는 데다 오히려 “계속 파업해달라”는 등 여론이 급격히 싸늘해지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고 있다.
시장과 고객은 “더럽고 불친절하고 손님 골라 태우는 택시부터 변해야 한다”, “택시대란이 아니라 도로가 빵빵 뚫릴 것”이라는 등 부정적 평가와 함께 택시업계의 파업예고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 여론의 향배, “이젠 택시도 변해야 한다, 대세는 스마트폰으로 5분내 배차”
택시 이용자를 포함한 대중 여론이 새로운 모바일기반 승차공유서비스에 우호적인 이유는 기존 택시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여전히 승차거부가 횡행하고 불친절하고 불결하고, 심지어 담배 냄새와 찌든 냄새가 진동하는 실내환경과 운전기사의 비위생적인 청결상태, 그리고 난폭운전과 여전히 낮은 수준의 운전기사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이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카카오 카풀서비스가 여전히 주무부처는 물론 택시이용자들에게 어필하는 핵심적 요소는 출퇴근 시간대, 심야시간 대 승차거부 등 택시잡기가 어려운 현실적 문제 때문이다. 택시 이용자들이 환호하는 것은 밤 12시가 넘어 잡히지 않는 택시를 단 5분만에 배차해준다는 승차공유서비스의 빼어난 장점 때문이다.
반면 택시조합 및 관련 단체가 격렬히 반대하는 것은 카카오 카풀앱이 사실상 출퇴근시간 대에만 운행한다고 하지만,실제는 24시간 운행할 계획으로 사실상 택시에 준하는 유사운송행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에 ‘절대 불가’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도 전국 택시 규모가 과잉상태로 정부 차원의 감차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택시서비스와 유사한 승차공유차량이 대거 운행을 시작한다면 공급과잉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게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여전히 이용자 입장에서는 택시는 잡기 힘들고 특히 출퇴근 및 심야에는 1시간이 넘어도 택시를 잡지 못하는 일이 매일 반복되고 있는 것은 명백히 혁신과 개선이 필요한 것이라며 승차 공유서비스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택시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카카오 카풀앱이 현행법상 출퇴근시간대만 가능하지만 최근 전통적 출퇴근 개념이 사라진 상황에서 24시간 운행에 들어갈 경우 국내 택시시장 고객의 50% 가까이 이탈할 수 있다며 사실상 택시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는 내부 분석 자료 때문이다.
카카오 카풀은 출퇴근 시간대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자가용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시작되면 택시 산업이 몰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택시업계와 단체들은 카카오 카풀앱이 최근 카풀 운전기사 모집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대규모 집회와 파업 등 실력행사를 통해 이를 저지한다는 전략이다.
■ ‘타다’와 ‘카카오 카풀’ 손을 들어준 정부, 택시산업, 5년도 채 남지 않은 ‘시간과 싸움’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카카오 카풀앱이 법테두리내에서 가능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택시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점 때문에 마땅히 정치적인 중재나 정책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과 법인택시 조합이 ‘전국 택시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18일 전국 택시의 차량 운행 중단을 결의하고,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할 예정이지만 여론의 지지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개인택시 4만9242대, 법인택시 2만2603대로 총 7만1845대의 운전자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0만명 정도의 택시기사가 파업에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교통대란 등으로 인해 여론의 호응을 받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싸늘해진 여론과 무조건 택시업계 편을 들어온 국토교통부가 쏘카의 ‘타다’서비스에 이어 카카오 카풀에 대해서 ‘합법적 서비스’란 유권해석을 잇따라 내놓는 등 정책 방향이 전향적으로 바뀌는 점도 택시업계의 입지를 좁게 하는 대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6일 카풀 서비스 ‘카카오T 카풀’ 운전자를 사전에 모집한다고 밝힌만큼 운전자 모집이 마무리되는 대로 연말께 정식 오픈한다는 입장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미 대세는 기운 것”, “카풀을 안 할 이유가 있나요? 곧 자율주행차가 나올 판에 언제까지 저품질 택시를 이용할 순 없는 일”이라는 부정적 여론 일색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대표는 “향후 정식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정부와 택시산업 관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나갈 방침”이라며 정부 가이드라인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지난달 28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 승차 공유서비스, 이재웅 쏘카 대표의 첫 경영 복귀작 모바일콜밴 ‘타다’서비스가 높은 고객만족도로 이용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서비스 개시를 앞둔 카카오 카풀입장에선 호재다.
타다는 불과 출시 10여일만에 합법적인 승차공유서비스라는 정부의 유권해석에 이어 초반 승차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유사택시 논란을 잠재우며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타다’공식 발표이후 최근 10여일간 타다를 이용해본 이용자들은 “매우 만족한다”, “깨끗하고 너무 쾌적하다”는 등 호평 일색의 이용 후기가 각종 SNS에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 기다려온 승차 공유서비스, ‘타다’ 드디어 유사택시논란 잠재우다,돌풍예고
타다는 앱으로 출발, 목적지를 입력하면 10분이내 11인승의 카니발 차량이 배차되는 이른바 모바일 콜밴 개념.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UI로 하차시 등록한 카드로 자동결제되는 서비스다. 처음 이용해본 이용자들은 강남이든 강북이든 대략 5~10분이내 차량이 배차되는 데 대해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타다 운전기사의 경우 목적지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카카오택시처럼 운전기사가 승객을 골라 태우는 승차거부가 없어 빠른 배차가 가능해 매우 만족한다는 후기가 많았다. 회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랜터카기 때문에 200여대 차량 모두 새 차라 깨끗하고 기존 택시처럼 먼지나 담배 냄새가 전혀 없고 은은한 향기 가득한 쾌적함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평가.
여기에 운전기사가 호출(콜) 수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거나 기존 택시처럼 매일 운행 후 회사에 내는 사입금 자체가 없어 난폭 운전 없이 안전하고 차분한 운행습관 역시 처음 이용해본 고객들의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자동문에 운전기사가 먼저 고객에게 말을 걸지 않는 정책도 반응이 좋은 편.
상당수 이용고객은 타다 카니발 차량의 경우 넓은 차량 공간을 제공, 여러 명의 팀단위나 단체로 공항이나 예식장, 행사장 이동 시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내가 깨끗하고 넓은 데다, 운전기사 서비스가 좋은 편이라 외국 손님이나 비즈니스 파트너를 이동시킬 때 제격이라는 평가도 잇따랐다.
한 이용 고객은 “강북에서 5분 만에 배차돼 놀랐다”면서 “깨끗하고 쾌적한 데다 공간이 넓어 기존 택시 대비 20%정도 가격이 비싸도 여러 명이 이동 시 훨씬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타다의 경우 기존 택시보다 20%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심야 할증 시간대의 택시나, 모범택시보다 저렴한 편이다.
또 다른 이용자는 “삼성역에서 강남역까지 이 시간에 카카오택시를 15분간 붙들고 있어도 잡히지 않던 택시가 ‘타다’ 버튼 누른지 5초만에 잡혔다”면서 “너무 좋은 유저경험 때문에 한번 타고 바로 팬됐다. 앞으로 그냥 타다만 쓸것 같다”고 호평했다.
현재 서울과 공항간 공항콜밴 편도 서비스만 제공 중이지만, 웨딩카, 골프라운딩 특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장거리 운행, 4인이상 여러 명이 동시 이용시, 노인이나 장애인, 임산부 등 거동이 불편한 고객에겐 편리한 차량호출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VCNC는 서울 강남,종로, 상암동 등에 주요 차고지와 쏘카 주차장에 차량을 대기시킨 후 5~10분내 배차를 하고 있다. 타다는 첫 이용고객에 대해 1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웰컴패키지로 캔디와 쿠폰도 제공 중이다. 서비스 초기라 아직 이용고객이 많지는 않지만, 이용승객 호평이 쏟아지면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다서비스는 새로운 모빌리티플랫폼을 열면서 택시시장 뒤흔들까? 타다가 정부의 ‘합법적 서비스’란 유권해석을 이끌어낸 ‘신의 한 수’는 바로 ‘11인승 이상 승합차’로 차량호출서비스, 즉 소형 승용차가 아닌 11인승 이상 승합차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행 렌터카 관련법상 11인승이상 승합 렌터카의 경우 운전기사와 함께 대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개념. 즉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형적으로 탄생한 11인승이상 대형차량이지만 ‘타다’는 국내서도 ‘승차공유서비스’를 합법적으로 공식 런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타다’서비스가 향후 택시 중심의 대중교통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가능성은 기존 택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매우 뛰어난 편리성과 품질 때문이다. 현 택시요금보다 20%가량 비싼 편이지만, 11~15인승이기 때문에 4명 이상 이동 시는 오히려 택시보다 저렴한 측면이 있는 데다, 나 홀로 고객 역시 빠른 배차와 쾌적함과 뛰어난 기사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감안해볼 때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카카오택시가 이미 가까운 거리 콜거부 등 고객 골라 태우기 등으로 인해 고객 불만이 쏟아지는 점 등도 ‘타다’서비스의 품질 차별화에 유리한 요소로 분석된다.실제 VCNC는 카니발 200여대 차량을 회사 소유로 운행 중이며, 운전기사는 모두 직원으로 채용, 사납금 개념이 아닌 운전기사는 배차에 따라 정해진 시간 내 운행만 하고 급여를 받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의 철학에 따라 운전기사를 모두 직원으로 채용했다는 평가다. 운전기사가 콜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기사는 회사의 배차에 따라 차량을 운행해야 하며, 운전기사가 사전에 목적지를 알 필요도, 손님을 가려 태울 필요도 없는 구조다.
특히 사납금이나 콜수수료를 받는 개념이 아닌 운전기사가 정식 직원으로 급여를 받는 여건이어서 서비스품질 측면에서 ‘타다’는 높은 고품질을 유지, 국내 콜택시 시장의 새로운 고품질 시대를 열 것으로 평가된다. 당연히 콜 수, 운행거리, 사납금을 채워야 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운전기사는 난폭운전이나 무리한 장거리 운전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타다의 품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재웅 쏘카 대표의 철학과 이미 커플 필수앱 비트윈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VCNC를 쏘카에 매각한 박재욱 대표가 여전히 ‘타다’서비스 총괄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타다’가 초반 호평에 이어 이용고객이 급증하며 돌풍을 일으킬 경우, 국내 승차공유서비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8조원대에 이르는 국내 택시시장 규모. 과연 타다가 돌풍을 일으키며 얼마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지, 그리고 제 2,3의 타다서비스가 빠르게 등장하면서 승차공유서비스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기존 택시 시장을 잠식해나갈지 주목된다.
택시 중심의 대중교통은 이제 타다에 이어 카카오카풀 서비스 등 모빌리티 플랫폼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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