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디젤을 포기하고, 사실상 수소차에 올인하는 듯한 모양새를 띠는 이유는 단순하다. 첫 번째 이유는 전기차에서의 포지션이 현 내연기관차 시장에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뒤처졌기 때문이다.
기술력의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데다, 뒤늦게 전기차에 올인하기에는 배터리와 모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전기차의 특성상 테슬라는 물론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중국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장에 올인하다 자칫하면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메이커로서의 포지션 자체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수소차에 전력투구하는 두 번째 이유는 10여년의 개발성과로 수소차 관련 기술을 상당수준 확보한 데다, 수소차 시장 자체가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는 내부 판단 때문이다.
여기서 현대자동차그룹의 고민이 시작된다. 시장진입 장벽이 높고, 자체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앞서있다고 과연 수소차가 향후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메인스트림이 될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가장 큰 위협은 전기자동차 시장의 대중화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모터라는 단순한 제작구조에, 저렴한 충전비용과 정숙성 등으로 인해 이미 판매량이 규모를 이룬 데다, 테슬라 모델3의 눈부신 약진 등 전기자동차가 이미 내연차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 현대자동차의 고민, 수소차 최대 강점인 충전문제가 오히려 발목 잡는 비극
주목해야 할 대목은 수소차 여론몰이를 반복하고 있는 현대차의 고민이 실은 수소차의 최대 강점인 충전문제 때문이라는 점이다. 현대차가 수소차 대중화의 핵심 경쟁우위 요소로 내세운 게 바로 짧은 수소 충전시간.
그간 전기차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충전하는데 2,3시간 걸리는 ‘충전문제’. 반면수소차의 경우 불과 3~5분 만에 액체수소 충전을 완료할 수 있는 등 전기차 충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현대자동차의 입장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자동차는 거꾸로 ‘충전의 문제’난관에 봉착한 상황. 매년 반복되는 수소차 여론몰이의 본질 역시 이런 충전문제를 정부가 나서 해결을 해달라는 메시지다. 시장 전문기관들이 수소자동차가 향후 10년간 전기자동차를 대체하는 차세대 주자로 부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는 것도 수소차의 복잡한 구조와 충전인프라 문제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대세론은 무엇보다 수소연료전지차가 전기차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주행거리를 늘릴수록 탑재하는 배터리가 많아져야 하고, 가격이 비례해 오를 수밖에 없는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는 배터리는 그대로 두고, 수소탱크만 늘리면 되기 때문에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려도 차 가격변동 폭이 크지 않다는 것.
수소차가 대기 미세먼지도 99.9%까지 정화할 수 있고, 수소차 자체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 역할을 한다는 점도 늘 강조해온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 수소차 충전 상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충전문제를 극복하지 않는 한 더 이상 수소차 장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액체수소충전소의 경우 전기차충전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비용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개당 300만~700만원의 비용이면 전기차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지만, 액체수소충전소는 1개소당 3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더 큰 문제는 수소충전소의 경우 폭발 위험성으로 인해 설치를 꺼리는 혐오 시설로 취급받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 도심 내 설립은 향후 심각한 민원 발생과 갈등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기존 주유소 내 별도 액체수소충전소를 추가 설치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폭발 위험성으로 인해 기존 주유소와는 수백미터 떨어져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또다시 재연되고 있는 수소차 여론몰이는 바로 정부가 이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수소충전소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늘리고 법 규정 고쳐 전국에 수소충전소 인프라를 빠르게 확산해야 한다는 여론조성에 있는 셈이다.
■ 현대자동차의 노림수, 정말 수소차에 올인한 것인가 의심받는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성큼 다가온 수소차 시대’, ‘수소차 대중화 시대를 선도하자’며 내세우는 논리가 하나 있다. “수소전기차가 더 많이 보급되려면 수소충전시설이 곳곳에 있어야 합니다. 충전소가 없어 수소차 보급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 빨리 충전소를 확충해야 합니다”
현대자동차의 대정부로비는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3월 청와대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시승식을 처음으로 갖고 국가 차원에서 수소자동차 지원을 전격 선언한 바 있다.
실제 현재 대당 1200만~1700만원대 정부 지원금이 나오는 전기자동차에 비해 수소차는 대당 3500만원 가량의 정부지원금이 나오는 상황. 현대자동차의 가장 큰 고민은 수소충전소당 3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결국 현대자동차의 전략은 수소차 대중화 여론몰이를 통해 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원금을 통해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토록 유도한다는 것.
실제 현대차는 자동차메이커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 허가와 가스관련 인증허가, 설립비용 등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수소차는 당장 정부지원금이 없으면 시장 퇴출이 불가피할 정도로 취약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그룹은 현대자동차의 이러한 접근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대자동차가 수소차 ‘넥쏘’의 예약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정부보조금이 적어 보급이 지지부진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온 규모를 기존 연간 200대에서 700대 수준으로대폭 늘려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생산량 확대는 감감 무소식이다.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는 정부가 지원금 적용 대수를 대대적으로 늘려줬음에도 불구하고 수소차 생산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수소차의 경우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 폭이 늘어나는 악순환상황에 놓여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보조금이 적어 못 판다고 정부지원을 요청해온 현대자동차가 정작 지원금이 늘고 예약자는 늘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수소차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 믿기 힘든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 그룹은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마케팅은 결국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 것처럼 현대자동차 스스로 충전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소차를 전기차를 대체할 차세대 자동차라는 확신과 기술적 자신감이 있다면 현대자동차는 서울 삼성동 10조원 한전 부지를 매입할 게 아니라 수소차 충전인프라에 10조원을 투자하는 게 맞았겠죠. 결국 정부에 기대 인프라가 확충되면 어떻게 함 되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현대자동차 수소차 사업은 현재 정부 국고에 의존해 한해 500대 정도 판매하는 그야말로 가격경쟁력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 전기차와의 시장경쟁력에서도 비교하기 힘든 취약한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도 수소차는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만 쌓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지만, 이를 공론화하거나 손절매할 수 없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자동차의 상용화와 양산, 판매 측면에서 더 이상 사업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사실 역시 정몽구 회장이나 정의진 부회장에게 사실대로 보고할 수 없는 현대자동차그룹 내의 거대한 의사결정 구조도 수소차의 반복된 여론몰이를 방관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자동차 내부에서조차 수소차사업의 경우 사실상 전체 사업비의 60~70%수준을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하는 상황을 감안, 굳이 없앨 이유가 없고 정부에 기대 충전인프라 확충된다면 수소차 보급 측면에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전국에 충전소 100개면 3000억원의 소요되고 500개면 1조5000억원,1000개면 3조원이 필요한 셈이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차 여론몰이를 통해 정부가 이런 수소 충전 인프라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키운 내연기관 중심의 단조와 주조 분야 전문가그룹이 주도하는 현대자동차의 의사결정 구조도 수소차 여론몰이의 숨은 주역이다. 현대차그룹내 전기차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뒤처진 결정적 배경은 사실 이런 내연기관을 주도해온 시니어급 의사결정권자들 때문이다.
이들에게 전기차는 당장 내연기관을 위협하는 강력한 도전자지만, 수소차는 전혀 위협을 주지않는 막내라는 분위기도 수소차 여론몰이를 방치하는 그룹내 분위기다. 즉 당장 내연기관을 위협하는 배터리와 모터의 전기자동차는 모르니 하기 싫고, 수소차의 경우 10여년전께 전세계적으로 개발하는 자동차메이커가 없는 점을 감안해 자체 개발을 결정한 것도 사실 이런 그룹내 역학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소차 여론몰이의 함정은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대중화에 대한 확신에도 불구하고 수소자동차의 부가가치 핵심 자체가 여전히 검증단계에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주도 전기차의 부가가치는 바로 배터리. 내연자동차의 경우 엔진생산과 변속기생산기술이 바로 자동차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핵심요소다.
반면 수소차의 부가가치는 배출가스처리장치이며 산소를 99.99%로 정화하고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과 이를 통해 생성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하는 과정의 구조와 기술의 효율성이 여전히 전기차를 능가할 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수소압축기는 여전히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고 배출가스처리장치 역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등 환경성 측면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현대자동차의 수소차대세론 여론몰이는 손절매하기 힘든 수소차의 보급과 판매확대를 위해 정부를 압박하는 국고지원정책 확대를 주문하는 여론전이 그 본질인 셈이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이 테슬라 엘런 머스크같은 완력으로 스스로 충전소문제를 해결할수 있을 지가 현대차 부활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현대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에 연연하며 서서히 침몰할 지, 아님 전기차와 수소차에 올인하며 근본적인 아킬레스건을 스스로 해결하며 과감하게 치고 나가며 새로운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질서를 주도할 지는 이제 정의선 부회장의 어깨에 달려있는 셈이다. 수소차 여론전은 이런 현대자동차 내부의 복잡한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는 이벤트인 셈이다. 정말 소비자가 환호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가서가 아니다.
정의선 부회장이 뚝심있게 밀고나가 이 문제를 해결할수 있을지,정부가 이에 보조를 맞춰 과감하게 인프라구축 지원을 해줄지가 바로 수소차 대중화의 핵심 키요소인 것이다. 잘 팔리고 소비자 반응이 좋아 성금다가온 대중화가 아닌,현대자동차그룹의 간절한 기대가 담긴 수소차예찬 여론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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