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석학이자 경제학자가 대학원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연일 SNS를 후끈 달구고 있다. 중국 지린대(吉林)성 지린대학 경제금융대학원 리샤오(李曉, 1963년생) 원장이 지난 6월 2일 이 대학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졸업 연설이 화제를 낳고 있다.
중국 경제학자가 미중간 무역전쟁과 관련해 얼마나 심도있고 깊이있는 고민을 하는지, 중국 지식인이 젊은 후학을 위해 얼마나 뼈를 깎는 듯한 고뇌와 함께 인사이트 넘치는 연설문을 준비하는 지에 대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 경제학자와 지식인은 왜 이런 뛰어난 글로벌 감각과 인사이트,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넘치는 메시지를 내놓는 이가 없는지에 대한 탄식도 쏟아지고 있다. 리샤오 원장의 연설문이 왠만한 미중무역전쟁 관련 서적이나 달러와 위안화 화폐전쟁 관련 전문 서적을 능가하는 인사이트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SNS에 공유되며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리샤오 대학원장이 미국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국가와 개인이 해야할 일과 관련해 간결하고 본질을 꿰뚫는 혜안넘치는 메시지를 제시해 스티브잡스 생전에 스탠포드 졸업식에서 했던 명연설을 능가하는 졸업 연설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피치원미디어는 미중 무역전쟁의 중대성과 이로인한 중국이 겪고있는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제시한 리샤오 교수의 졸업 연설 전문을 소개한다. 리샤오 교수는 지린대 경제학 석박사 출신으로 1997년부터 지린대 교수를 역임중이며 현재 지린대 경제대학원, 금융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리샤오 교수 졸업강연은 민주정책연구원 고한석부원장이 직접 번역한 것으로,현재 리샤오 교수 강연자료는 중국내에서도 커다란 파문과 함께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다음은 리샤오 교수가 6월 2일 대학원 졸업식에서 한 연설 전문 ]
친애하는 경제 대학원, 금융 대학원의 모든 졸업생 여러분, 존경하는 졸업생 부모님, 경제 학원의 여러 지도자 및 교수님! 안녕하십니까!아마 평소와 달리 제가 오늘은 연설문 원고를 준비했다는 것을 발견하셨을 것입니다. 성실히 오늘 연설을 준비했고,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수업이자 당부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여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또 이 자리를 통해 ‘여러분의 미래 일과 생활에 대한 당부와 바람’, 이 세 가지 부분에 대해서 말하려 합니다.
■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난 3월부터 오늘까지 세계의 관심을 가장 많은 받은 일이라면 시리아도, 북한도, 러시아 월드컵도 아닌 미중 관계일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가 가장 원치 않았던 일이자 가장 피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도권이 우리 손 안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무역전쟁에서 제가 주목하는 점은 무역 분야가 아니라 그로 인해 더 깊은 우려 및 위기감을 갖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우선 무역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켰으니, 미국의 통계에 근거하여 몇몇 데이터들을 한 번 봤으면 합니다. 작년 중국의 대미 수입은 1,300억 달러입니다. 얼마 전 미국은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이 반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시 2,0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이 반격할 경우, 다시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작정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간단한 산술 문제입니다. 이 2,000억 달러 두 번에 다시 500억 달러를 더하면 총 4,500억 달러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면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 약 5,0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정도가 남게 됩니다.한편, 우리는 작년 대미 수입액 1,3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관세를 매겼음으로, 800억 달러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추가로 2,000억 달러를 부과한다면 우리는 따라 갈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같은 액수로 반격한다면 대미 수입이 없어지고 마이너스 수입이 되는 것도 이론 및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치욕적인 행위이지만, 미국 시장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너무 커서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글로벌 가치 사슬이 형성되고 발전되고 있으므로, 국가간 분업 체계가 이미 산업 분업에서 상품 분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생산 프로세스의 전문화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한 국가가 무역에서 실질적으로 얻는 수익 및 실제 무역 수지 상황이 꼭 플러스 관계로 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 과정에서 미중 양측의 통계 방식이 다릅니다. 만약 홍콩의 중계무역 수치를 포함시키고 상품의 FOB 혹은 CIF 가격에 대한 양측간 차이를 감안한다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미국 통계가 중국 통계보다 1,000억 달러 가량 더 많습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1985년 6억 달러에서 2017년 3,752억 달러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미국의 총 대중 무역적자는 4조 7천억 달러에 이릅니다.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미국 대외 무역적자 중에서 거의 50%를 차지합니다. 다시 중국을 보면 대미 무역 흑자는 2010년 이후 8년 간 평균 78%가 넘고, 4년은 80%, 1년은 130%를 뛰어넘은 적도 있습니다.
이들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미 무역흑자가 중국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대미 무역흑자가 없으면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입니다.또 다른 한편으로, 미국 제조업 및 핵심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 ZTE(중국 2위 통신장비업, 中興)건’이 아직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나타나는 후폭풍으로만 보더라도 십여 억 달러 벌금 문제 외에도 미국 의회는 ZTE의 업무중단을 유예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건을 이미 부결시켰습니다. 최종안건이 통과되더라도 미국인들의 규칙에 따라 ZTE의 경영진 및 기업관리시스템과 운영규칙이 조정되고 미국은 심지어 감독관을 ZTE에 파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미국과의 거대한 기술 차이 및 미국 핵심기술에 대한 심각한 의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 농산품에 대한 의존도도 비교적 심각합니다. 작년 중국의 콩 생산량은 1,400만t, 수입은 9,554만t입니다. 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토지가 많이 필요한데, 평균 매년 1t 생산에 토지 8무(畝)가 필요합니다. 지금 수입하는 양을 중국에서 직접 생산하게 된다면 7.6억 무의 토지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농업 경작지로 사용할 수 있는 땅 21억 무 중 1/3을 콩 재배에 투입할 수 있겠습니까? 답은 매우 명료합니다. 수입하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까? 그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더 높은 수준의 생활을 동경하게 되면서 식물 단백질이 없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들 단백질을 가공해 돼지, 소 등의 사료로 쓰고 목축업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수입하지 않으면 콩 및 그 부산물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이는 생활필수품 가격이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브라질에서 수입하면 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 콩 생산의 상당 부분을 몇몇 미국 기업이 통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의 대두 생산, 운영, 판매까지 거의 모두 미국 회사에서 컨트롤합니다.
더욱 본질적인 것은 ‘달러 시스템’에 대한 의존입니다. 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이 원리를 분명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현재의 ‘달러 시스템’은 주로 세 가지 체제에 의해 운행됩니다.
① 상품-달러 순환 체제입니다
중국, 일본, 독일 등의 ‘무역 국가’는 미국에 수출하여 달러를 벌어들인 후, 그 중 상당 부분을 또 다시 미국에 빌려줍니다. 달러는 세계 결제화폐, 결산화폐이자 주요 자본시장의 교역화폐로, 만약 미국이 달러를 빌리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기본적인 통화수요를 감당하기 위하여 자신들이 달러를 발행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달러의 평가절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달러 보유고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가 원치 않는 상황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달러 평가절하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의미하는데 이는 수출에 매우 불리합니다. 그러므로 무역 국가로서의 비극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수동적으로 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되도록 달러가 평가절하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즉, 세계 최대 채권국은 세계 최대 채무국 화폐 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는 상품 달러 유통체제로 인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수동적 책임이자, 우리가 미국 국채, 회사채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② 석유-달러 결제 체제입니다
1971년 닉슨이 달러의 금 본위제를 폐지하자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해야 하는 최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발 빠르게 석유를 찾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연합해 석유-달러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이 석유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달러로 지불해야 하므로 달러를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와 금이 연계되지 않아도 계속해서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③ 미국 대외채무를 달러로 책정하는 체제입니다
미국 80% 이상의 대외채무는 직접 달러를 찍어내어 가격을 매길 수 있습니다.
미국 패권 혹은 달러 패권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 있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인데, 이론 및 실제적으로 미국은 대외채무를 달러를 발행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달러는 미국이 세계를 컨트롤하는 가장 주요한 도구이기에,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정부는 매우 신중하게 함부로 발행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은 이미 4차례 양적 완화를 하면서 시장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였습니다.
수업 중에도 얘기한 적 있는데 경제학을 배우거나 연구하는 이들이라면 ‘미국 몰락’을 쉽게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미국 몰락’의 중요한 지표는 미국의 대외채무를 대부분 달러로 계산하는 것이 아닌 유로화, 파운드, 엔화, 위안화로 계산할 때, 이 미국이라는 국가가 정말로 몰락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면 쉽게 미국 몰락을 얘기하지 말길 바랍니다. 바로 중국이 이 같은 달러 시스템 가운데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규모 달러 국채를 보유하게 되고 본원 통화를 발행할 때도 미국 달러 발행에 심각히 의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지난 10여 년 중국 M2(광의의 통화) 공급량은 거의 세계 1위였습니다. GDP 대비 M2 비중은 2.1배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0.9배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많은 화폐를 발행했는데 왜 모두들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④ 우리의 본원 화폐 발행은 크게 외국환평형기금에 의하기 때문입니다.
즉, 중앙은행이 매각한 기업 및 회사의 수중에 있는 달러를 시장환율로 환산해 다시 위안화를 발행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외국환평형기금이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 80% 이상일 때도 있고, 현재는 약 60%입니다. 즉, 달러 보유고는 위안화를 발행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신용 기반으로, 이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⑤ 더 중요한 원인인 부동산 가격 폭등입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도 거의 대부분 부동산에 의해 가려집니다. 그러므로 무역전쟁이 정말 일어난다면 그 뒤에는 화폐 금융 분야까지 퍼질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우리의 달러 보유고가 크게 줄어들면 위안화를 발행할 신용기반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압니다. 또한 우리의 외화 획득 능력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중국은 전형적인 무역국가이며 위안화가 세계 화폐는 아닙니다. 화폐 신용을 달러와 같은 다른 화폐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국내 경제 발전, 군 현대화 건설, 대국 외교, 일대일로 모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므로 외화 보유고 규모가 중국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 외화 증가 상황으로 보면, 2016년 투자 분야에서 외화 순수익은 마이너스 440억 달러가 넘습니다. 2017년 외화 통제를 강화해 겨우 130억 달러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1~5월 투자 분야의 외화 수입은 50억 달러도 되지 못했습니다.
무역 분야의 데이터는 더더욱 참담합니다. 작년 상반기 무역 흑자는 540억 달러가 되지 않았으나, 올해 5월 적자는 250억 달러 가까이 됩니다. 6월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달 정도 좋아진다고 큰 틀에서 차이는 없습니다. 즉, 올 상반기 중국의 대외무역 순적자 구도가 이미 정해졌다는 겁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외화보유 상황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올해 5월까지 중국 순 외화 보유고는 즉, 외화 보유고에서 외화 부채를 뺀 규모는 약 1조 9천억 달러로 2013년 2조 9,600억 달러보다 30%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결정적 문제는 이 1조 9천억 달러도 모두 우리한테 돌아오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를 보면 올해 4월 말까지 일정 규모 이상 외자기업(홍콩, 마카오, 대만 포함) 총 자산이 21조 6,800억 위안으로, 환율 6.45로 계산할 때 미 달러 자산이 약 1조 5,500억 달러가 되는 겁니다.
즉, 1조 9,000억 외화보유고 중 80% 이상이 외자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수업에서도 말했지만 외자기업 투자로 만들어진 외화 보유고는 카지노의 칩과 같습니다.
무슨 개념이냐 하면 카지노에서 다양한 화폐로 칩을 바꾸면 게임을 하고 잃든 얻든 가지고 있는 칩을 다시 필요한 화폐로 바꾸어야 한다는 겁니다. 즉, 이런 투자의 소유권은 외자기업에게 돌아가고 외자기업은 언제든지 혹은 투자 기간이 끝나면 철수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 단계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외자가 전부 유실되지는 않겠지만 30%만 유실되더라도 5,000억 달러가 없어지는 것이고 1조 9천억 달러에서 다시 5,000억 달러가 사라진다면 우리에게 얼마나 남겠습니까?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일으키려는 목적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무역 분야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중국 제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습니다. 무역전쟁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이 양보하게 하고 화폐 금융 분야에서 더 개방하도록 만들려는 것입니다.
미국은 진정한 금융국가입니다. 저는 십년 이상 줄곧 이 문제를 연구해왔습니다. 표면적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키는 무역전쟁은 자신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 러스트벨트(낙후된 북부·중서부 제조업 지대) 블루 컬러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함입니다.
지금까지 이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쁘지 않게 해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구조 변화, 즉, 점점 고도화된 금융화로 인해 월스트리트 금융 자본 이익을 반드시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금융자본의 목표는 세계 금융시장의 수익을 가져가는 것인데, 그 전제조건이 바로 세계 각국의 화폐 금융 시장개방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은 미국에게 쉽게 이 부분을 개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본이 완전히 개방된 게 아니라는 겁니다.
트럼프가 일으킨 대중국 무역전쟁의 많은 핵심목표 중에는 중국으로 하여금 화폐 금융 시장을 더 많이 개방하게 만드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더욱 중대한 국가 전략 이익은 바로 중국 굴기를 억제하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되고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바람이라고 여겨서도 안 됩니다.
최근 한 세미나에서 유명 학자 한 분이 미국에서 막 돌아온 자신의 친구가 미국 ‘미중관계 위원회’에서 겪었던 경험이라고 얘기해주었습니다.
이 위원회의 취지는 미중 우호관계를 촉진하는 것인데, 방문할 때마다 직원들이 모두 친절했지만 얼마 전에는 은근히 그를 피하는 느낌을 받아 ‘매카시즘’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현재 미국이 중국에 대해 느끼는 공포와 적대심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무역제재 이후 그의 지지도는 상승하여 40%에 가까이 올랐고 미국 공화당, 민주당 모두 이 문제에서는 정치적으로 크게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당은 많이 갈등했지만 유독 중국 문제에서만은 의견을 크게 일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미중 충돌을 무역 범위에서 국한하며 무역 충돌로만 여기면서 다른 분야로 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합니다. 또 이 무역전쟁쟁에서 미국이 지고 중국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여기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추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혼자만의 바람이 일반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국가에 있어서 무역전쟁은 경제적으로 분명 둘 모두 손실을 입지만 대국에게는 훌륭한 패자가 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대국 간, 특히 ‘넘버1’과 ‘넘버2′ 간 힘 싸움은 대개 경제행위나 경제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국제정치 행위로써 국가이익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줍니다. 국제 정치 경쟁은 포지티브섬 게임(positive sum game)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입니다.
경제학과 정치학의 논리는 매우 다릅니다. 주된 차이점은 경제학 연구는 적 1만을 희생하고 자신은 손해 8000이냐 6000을 보느냐의 문제로, 되도록이면 8000 보다는 6000 정도의 손해를 입으려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제한된 자원 속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반면 경제행위와 달리 정치논리는 내가 이기기만 한다면 얼마나 손실을 보느냐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둘의 논리 및 행위 규칙은 다릅니다. 방금, 여러분들이 부른 중국의 국가에 ‘중화 민족이 가장 위험한 때에 이르렀다’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현재 저는 가장 위험한 때라고는 감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중화민족이 새로운 위험의 때에 이르렀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중국에게 가장 큰 위기는 무역 충돌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패권국이 이미 공개적으로 중국을 주요 상대로 삼고 평화의 시기에 경제 전쟁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중국을 전면적으로 억제·공격하는 동시에 초강력 글로벌 군사력으로 중국을 점점 위협하고 주변 충돌 및 위기를 통해 우리의 평화적 발전과정을 간섭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은 약탈적 국가’라며 적나라하게 공격한 적 있습니다. 지적재산권, 개인 기술, 타국의 자원을 침탈하는 국가라고 말입니다. 이런 공격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그는 미중 충돌을 일종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지난 6월 11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2015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제정한 인터넷 망중립성 법안을 폐지했습니다. 인터넷 사유, 원천 기술, 기술 서비스는 모두 미국을 핵심으로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당시 자국 인터넷 운영 업체들 간의 공정 경쟁을 위해 그리고 세계 각국이 미국의 기술을 안심하고 사용하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망중립성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게 없어졌습니다. 이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고지한 상황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사이트 방문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즉 인터넷을 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중국에 이런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의 은행, 교통, 상업, 우편 등 시스템이 마비되는 것입니다.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미국 사이버사령부가 이미 의회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사이버 공격 및 미국 지재권을 침탈하는 행위에 대해 공격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다고 합니다. 즉, 루트 서버를 폐쇄하여 사이트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13대 루트 서버 중, 주된 루트 서버 1대와 보조 루트 서버 9대가 미국에 있습니다. 나머지 3개는 스웨덴, 네덜란드, 일본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이 지금 더 많이 더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최근 G7 정상회의 사진 한 장을 모두들 보았을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과 비슷한 장면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독일 총리을 포함한 나머지 정상들과 마주보며 대치하는 장면으로, 마치 원수를 대하는 모습 같습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G7이 ‘제로 관세, 제로 보조금, 제로 장벽’을 시행할 것을 주장하는 G7 경제 통합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고, 독일의 동의도 얻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마 독일이 이에 동의한 것은 표면적으로 시장 분담금 등 복잡한 요소 때문일 것이며, 다른 나라들도 미국과 의견이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시장 규모가 크고 경쟁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7개 국가간 경제 통합화가 분명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정세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WTO 글로벌 다자무역 규칙을 폐기하기로 이미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이 규칙은 처음에 미국이 만들고 시행하던 것인데, 더 이상 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새로운 더 높은 기준의 규칙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절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EU, 일본 및 기타 선진국들에 대한 무역 보호주의를 시행한다고 해서 그것이 이들 국가들로 하여금 중국과 같은 편에 서서 미국의 반(反)글로벌화 행위에 대해 저항할 할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안됩니다.
사실상 이들 국가들은 지재권 문제, 강제적 기술 이전, 기업 M&A 등과 관련 중국을 비난 공격하는 데 있어 미국과 다를 바 없고 입장이 완전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무역 분야에만 국한해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입니다. 또한 이 분쟁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무역 분쟁만 놓고 보면 1960년대에서 1980년대 말까지 미국과 일본이 무역 분쟁을 치렀고, 30년간 지속한 결과 일본 경제가 붕괴되어 ‘잃어버린 20년’을 겪게 되었습니다. 미중 간 충돌은 대국 의간 힘 싸움으로써 최소 50년 심지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이 모든 것은 큰 역사적 게임의 시작일 뿐입니다.
■ 두 번째 문제인 ‘지금까지 미중 무역 분쟁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두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먼저 스스로 대단하다고 우쭐하는 정서입니다. 100년 동안 서방의 침략, 압박을 받아 온 우리에게는 대국이 되고자 하는 강력하고도 절박한 바람이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 경제가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국가적 자부심에 빠지고 우쭐대는 정서도 같이 따라왔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특히 ZTE 사건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기술적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강력한 각성제입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외국과 차이가 아주 많이 납니다.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사건 이후에야 사람들은 롤스로이스 사가 자사 제품 엔진이 언제, 어떻게, 어떤 고도에서 운행되는지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한 부품업체 대표가 말하기를 세계적으로 2~3개 회사의 자동차 인젝션 기술이 가장 좋지만, 중국 군용차의 노즐로 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국산 노즐 품질이 좋지 않아도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 해외업체은 인젝션을 통제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결정적인 시기에 엔진의 인젝션을 중단하도록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기술에는 3가지 차원이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원천 기술 혁신이며, 그 다음은 원천 기술의 발전 및 산업화(예, 칩)이며, 그 다음에서야 인터넷 기반 사고방식와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규모의 경제를 지향하는 시장 개척이라는 차원이 있습니다.
우리가 즐기는 ‘광군절(光棍節: 솔로 데이. 중국 최대의 쇼핑 축제)’의 경우, 알리바바든 징동(京東)그룹이든 모두 중국의 거대한 시장경제 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확장한 것이지, 원천 기술혁신 사고나 원천 기술 발전 및 산업화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술과 산업화 기술을 운용하고 중국의 거대한 시장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발전한 것뿐입니다.
또한 이번 무역 분쟁은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성장 모델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우므로 경제 구조, 경제운영 체제 등을 더 개혁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켜 해주었습니다.
과거 우리는 시장을 통해 기술을 얻고 자금을 통해 기술을 사고 인재를 발굴해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술발전을 이루었으나, 앞으로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중국 경 발전의 핵심 동력은 자주적 혁신만이 답입니다. 기술 분야의 혁신과 시스템 제도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더 깊은 차원의 교훈을 얘기하면 이번 미중 무역전쟁 발발을 다음 세 가지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중국은 미국에 대한 전체적, 종합적, 체계적 연구를 소홀히 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이후부터 올 3월까지 무역분쟁,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미국을 잘못 판단했습니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대국 간의 힘 싸움 속에서 무역 경제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 외에 미국 정치, 사회,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드물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극히 비정상적입니다.
세계 제2 경제대국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하는 세계 제1 패권국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있는 연구를 우리는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에 대한 지속적이고 이성적인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로 오판을 하거나 심지어 나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음 두 가지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② 감정이 이성보다 앞섰고 비이성적인 사고들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이는 전형적인 중국인들의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농민과 상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농민은 감성이 이성을 앞서고 상인은 이성이 감성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 남부지방 순시 및 담화)’와 1993년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확립되고부터 오늘까지 20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우리 중화민족이 농경민족에서 상업민족으로 된 과정이 20여 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때문에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이 자연스럽게 아직도 매우 강해 이성적으로 세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세계를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과거 미국이 게리 로케(뤄자후이 骆家辉, 중국 화교)를 중국 대사로 파견하자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드디어 ‘중국인’을 파견했고, 미중 관계가 이로 인해 더 나아질 것이라며 좋아했습니다. 그는 중국계 화교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뤄자후이는 자신이 더더욱 미국인임을 증명해야 했고, 그래서 중국에 대한 태도 및 입장은 더욱 강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 시점과 향후 미중 관계에서 우리는 이 같은 민족 근성을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더욱 이성적으로 미국을 인지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합니다.
③ 우리에게는 과거 다이톈추(戴季陶, 1891~1949, 국민당 우파 이론가) 선생이 말했던 것처럼 ‘지식에서의 의화단(권법으로 서양을 몰아내려던 운동)’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라고 말합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경제 글로벌 시대에 그리고 경제가 발전하고 개혁이 심화되는 이 시대에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설마 개혁개방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입니까?
트럼프라는 개인에 대한 연구 부족도 ‘지식에서의 의화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永不放弃/Never give up)>라는 제목으로 2016년 4월 상하이에서 출간된 중국어 트럼프 자서전은 매우 얇은 책입니다. 저는 세 번 읽으면서 트럼프라는 사람이 보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 미국 대통령을 인식하는 데에는 다음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우선, 우리는 너무 그를 과소평가 한다는 겁니다. 물론 세계도 그를 얕보긴 합니다. 또한, 그가 너무 ‘이랬다 저랬다’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가 그를 잘 모르는 것은 진지하게 그를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우선 튼튼히 기초를 세운 다음에 세심하게 생각하고 설계하며 논리가 매우 명확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빌딩은 기울어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팔 수 없으니까요.
비지니스맨으로서 그의 특징은 상대방이 자신감이 넘칠 때 상대방이 놓치고 있는 점을 잘 파악하여 저지선을 무너뜨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커다란 위협감을 느끼게 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룹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전력을 다해 공격해 들어올 때에 돌연 충돌을 화해로 만들면서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도 합니다. 자서전에서 그는 몇 차례 벼랑 끝에 처했던 일들과 다양한 상대들과 싸웠던 경험들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그러면 ‘트럼프가 잘 변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우리가 그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아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요즘 자주 생각하는 문제인데, 그렇다면 ‘이번 충돌이 중국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느냐?’ 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도전은 이론이나 실제로나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 심지어 이러한 도전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다양한 이론들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또한 우리의 우수한 대책들에 대해서도 진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과거 40년 중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은 덩샤오핑 개혁개방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개방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미국 주도의 글로벌 시장경제 시스템이 우리에게 들어오도록 한 것입니다. 혹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정치 경제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서 이 시스템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인들은 이 시스템으로 인해 자신들은 손해를 본 반면, 중국인들이 이익을 거두었다고 생각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더 이상 소위 ‘반(反)글로벌화’는 없습니다. 글로벌화는 역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글로벌화 과정에서 일어난 분열입니다. 글로벌화로 인한 분열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세계 주요 대국들 간에 글로벌화와 관련한 공통의 인식이 깨지고 있거나 아예 없어지는 것 입니다. 이는 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앞으로 미국이 자신이 주도하는 글로벌 규칙 및 제도를 만들 때 더 이상 우리를 배려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의 모든 경제 이론 및 연구에 큰 도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더 중요한 도전은 아마도 사상적 차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장기간에 걸친 대국 간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번 분쟁의 과정에서 우리는 냉정하게 우리와 미국의 거대한 차이를 인식하고 겸손히 미국에 대해서 학습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부터 강고한 자세로 포퓰리즘적 反美의 길로 가고 심지어 ‘옥쇄 정신(玉碎: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으로 미국의 모든 것을 보이콧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그런 일을 이미 해보았기 때문에 저는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이러한 정치 경제 사상 등에서의 심각한 도전은 앞으로 중국 개혁개방 과정,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큰 문제입니다.
④ 미국의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여 미국 사회구조의 변화 및 그 주류 이데올로기 변화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였고 그로 인해서 미국 정치구조 변화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트럼프는 왜 중국을 겨냥하는 것일까요? 대중 무역적자는 구실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 미국이 분열된 게 아니라 미국 사회의 분열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입니다.
미국 사회는 경제구조의 금융화로 인해 심각히 분열되었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해지고 중산층은 파산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러스트벨트 3개 주는 원래 모두 민주당과 힐러리를 지지하다가 마음이 변했고, 이것이 트럼프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취임 이후 트럼프는 공약을 지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정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직면한 중요한 도전 과제는 분열된 미국 사회를 어떻게 봉합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볼 때 그는 어느 정도 이에 성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매우 영리하게도 중국을 타깃으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위협’은 최근 몇 해 미국에서 나오는 주된 이슈이자 실질적으로 서방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인식이기도 합니다. 트럼프는 교묘하게 이를 이용해 ‘중국 문제’ 혹은 ‘중국의 위협’이라는 카드를 손에 쥐었습니다.
그러므로 미국 경제구조, 사회구조, 정치구조의 변화까지 깊이 연구해야 오판을 줄일 수 있습니다. 100년 전 자본주의 발전과 관련해 내린 마르크스의 결론이 시공간적 제한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원리는 정확합니다. 바로 생산력이 생산관계를 결정하고 경제적 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겁니다.
미국 경제구조의 변화가 사회구조의 변화를 결정하고 일정 정도 미국의 정치적 이익, 국가 핵심 이익의 변화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가 2년 혹은 6년 후 자리에서 내려오더라도 미국은 대통령 교체로 인해 전략적으로 중국에 대한 기본적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게 제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⑤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수단, 즉, 패권 방식,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 부족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공업화 국가의 시각으로 포스트 공업화 국가 미국을 인식합니다. 무역국가의 입장에서 금융국가 미국을 바라보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또 개발도상국이 제조업에서 이뤄낸 성취에 근거해 스스로 국제 지위를 매기는 일종의 환상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연구하여 내린 결론은 중국 굴기는 ‘달러 시스템 내의 지위 상승’이라는 겁니다. 이는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인 결론입니다.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이들도 있지만 저는 이에 반대합니다.
제 연구의 결론은 위안화의 국제화 목표는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달러 시스템은 단기간 내에 대체될 수 없습니다.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달러 시스템 내에서의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지적해야 할 점은 일부 매체들이 매우 무책임하고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편협한 민족주의 정서로 국민들을 선동한다는 겁니다. 40년 간 우리가 달러 시스템에 들어가 주된 수혜자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 시스템을 지탱하는 국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국채의 대량 매수 등) 또한 이 시스템 속에서 리스크와 비용을 주로 감당하는 나라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논리입니다. 복(福)에는 화(禍)가 숨어있다는 옛말처럼 앞으로 우리들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트럼프의 비장의 무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이미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이란,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그리고 얼마전 중국이 사들인 미국 국채를 동결해야 한다는 미국 의원들까지. 비록 소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시그널들은 양국 분쟁이 심화될 경우 실제로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찌되었던 화폐 금융은 미국의 최후의 비장의 무기이자 승리의 열쇠로, 그들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도권은 어디에 있을까요? 국내에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 간 중국은 아담 스미스의 경제학 원리 속에서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분업이 발휘하는 작용을 알게 되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40년 후의 오늘날 우리는 결국 조지프 슘페터(오스트리아-헝가리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식의 혁신이 경제 사회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시진핑이 제19차 당대회의에서 ‘혁신 국가의 건설’이라는 웅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의미는 매우 각별합니다. 그렇다면 혁신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국가와 개인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국가 측면에서 우리는 개혁해야 하고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든 체제와 제도를 없애야 합니다.
오늘날 중국이 만약 여전히 과거 조상들의 4대 발명품을 자랑하는 것에 심취해 있었더라면 후손인 우리는 큰 치욕을 느끼고 있었을 것입니다. ‘조지프 니덤(영국의 박물학, 과학사회학 학자)의 수수께끼(중국의 근대 과학은 왜 낙후되었는가)’를 더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경제 글로벌화 시대의 국가간 경쟁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20여 년 전 저는 제도 경쟁을 언급한 적 있습니다. 즉, 누구의 제도가 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더 유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를 개혁하여 더 포용적이고 자주적 경영, 자주적 선택, 자주적 유동할 수 있는 현대적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혁신과 관련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자리를 통해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 대한 제 바람을 얘기함으로써 당부로 삼고자 합니다. 6가지를 얘기하겠습니다.
① 첫째, 학습능력을 기르고 유지하십시오.
입학식에서 매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대학에 왜 왔는가?’하는 겁니다. 2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학습능력을 습득하고 협력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학습능력을 습득하고 협력하는 습관을 길러야 모든 일이 순조롭고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학습능력은 지식과 기술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이미우리는 ‘지식이 많을수록 점점 반동이 된다’는 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압니다. 저는 베이컨의 ‘지식이 힘이다’라는 말도 시대적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보가 폭발하는 오늘날 정보와 기술은 늘 이미 과거의 것이 됩니다
사람은 일생동안 자신의 학습능력을 계속해서 기르고 습득해야만 시대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대학교육의 취지입니다. 예일대학의 리처드 레빈 전 총장은 ‘만약 한 학생이 예일대를 졸업하면서 매우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게 되었다면 그것은 예일대 교육의 실패다’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학습능력은 책을 읽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세계를 보고 관찰하며 세계를 사고하고 맛보아야 길러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인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이 더 관용력이 있어집니다. 관용은 인류 최고의 지혜 가운데 하나로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② 둘째,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입니다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없으면 혁신 사회도 없습니다. <아바타>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저는 70이 넘은 카메룬 감독이 만든 이 영화를 본 뒤 ‘인류의 상상력에 기반하여 인류가 상상하는 세계를 만들었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카메룬 감독이 유년 시대의 생각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70세에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이 오늘날의 중국,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에게 얼마나 남아 있습니까? 유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의 정해진 답만 하고 살아왔습니다. 졸업식에서 원래 격려하는 말을 해야 하지만, 저는 조금 엄숙하게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앞으로의 생활에서 호기심과 상상력이 없다면 그 인생은 비극입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 냅니다. 좋아하는 것이 없는 인생이라면, 혹은 부모나 타인에 의해 좋아하는 것이 바뀌는 인생이라면 너무나 무서운 인생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 역시 무섭습니다. 그러므로 학습 능력에 독립적인 사고가 더해진다면 혁신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되는 겁니다.
③ 셋째,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경제학은 자원이 부족한 조건 속에서 행위 주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계획 경제에서는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조직이 이미 저를 대신해 선택했습니다. 농촌으로 하방(문화대혁명 후기에 도시의 청년들을 농촌과 산간벽지로 보낸 운동)가거나 아니면 공장에 가야 했습니다.
오늘날 여러분은 많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A나 B 혹은 C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고 리 교수 혹은 자오 교수의 수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시장경제에서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필요합니다. 시장경제는 바로 무수한 선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입시교육 시스템 속에서 모두들 얼마나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까? 대학 동기나 친구들이 전화가 와서 자녀 및 친척이 입시를 치르는데 어떤 전공이 좋은지 많이들 물어봅니다. 그러면 저는 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묻지만 모르겠다는 답이 대부분입니다.
자리에 계신 부모님들이 아마 이런 상황을 더 잘 알 것입니다. 이는 매우 슬픈 일입니다.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면 많은 학생들이 제 눈을 잘 바라보지 못합니다. 눈은 커튼에 가 있고, 저를 보지 않습니다. 문제의식이 없으니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자연히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학습능력을 갖춘 이들은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이런 이들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자연스럽게 혁신 능력도 매우 강해집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해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들 이미 좋은 직업을 택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제 경험을 참고하는 게 지금도 늦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경제학은 비교우위의 발휘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선택을 할 때에는 자신의 비교 열세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자신의 단점과 부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무엇이 이성입니까? 이성은 바로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아는 겁니다. 혹은 자신의 부족을 아는 겁니다.
이를 잘 이해하게 되면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의 결함 및 부족함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는 되도록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부족함을 피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비교우위인 것을 선택하게 되어 더 기뻐하고 관용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금융기관에 취업해 잘 하고 있는 친구를 보더라도, 학교 때 성적이 더 좋았던 내가 금융기관에 가지 못했다는 비정상적인 심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냉정하게 알면 친구가 분명 뛰어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다만 그가 뛰어난 부분에서 나는 부족할 뿐임을 알게 되는 건강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부족한 점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회피하지 마십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맹목적으로 따라하면 인생을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④ 넷째, 심미(審美) 능력입니다
세계 경제지도를 펴보면 국가마다 비교우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은 금융 서비스를 수출하고, 일본은 제조업 기술을 수출하고, 중국은 노동력을 수출합니다. 유럽이 수출하는 것은 고대 귀족 문화에서 비롯된 심미 능력을 수출합니다. 거의 모든 사치품들이 바로 이 유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심미 능력은 역사가 쌓인 것으로 그 전제는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연속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화제는 사실 매우 무겁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만 얘기해보려 합니다. 개인에게 있어 심미 능력은 일종의 인품이자 수양입니다. 심미 능력이 낮은 민족은 소양과 품격이 낮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 수준도 문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심미 능력은 기본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리에 계신 부모님들 모두 ‘문화 혁명’ 이후 세대라는 겁니다. 오늘 졸업식에서 모두 가죽 구두, 넥타이, 정장을 입은 모습을 보니 매우 기쁩니다. 제가 자오 서기님께 졸업식 의상을 이렇게 하자고 요청드렸습니다. 왜입니까? 우리 캠퍼스를 보면 많은 남학생들이 털이 드러나는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고 다닙니다. 이런 모습으로 정중한 졸업식에 나타나겠습니까?
아름답다고 생각됩니까? 오늘날 세계의 어디를 가든 중국인을 알아보는 기준은 바로 옷과 행동입니다. 개인의 경우 주로 옷을 봅니다. 다른 아시아인들과 비교해 중국인들은 옷, 모자, 양말 등 어울리게 입지 못합니다. 멀리서도 바로 중국인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시아인 중에서 한국인들은 컬러풀하게 입으며, 우아하고 잘 어우러지게 입으면 대부분 일본인입니다.
단체 여행객들의 경우 거의 모든 사람이 듣고 있다면 일본인입니다. 한 사람이 말하는 데 절반은 듣고 절반은 떠들면 한국인입니다. 한 사람이 말하는데 듣는 사람은 적고 대부분 각자 떠들면 거의 중국인입니다. 심미 능력은 일종의 존엄입니다. 일종의 자아 존중이자 타인에 대한 존중입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예의 없고 멋대로 옷을 입은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낮게 보고 타인도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더 큰 의미에서 심미 능력은 세계의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아는 겁니다. 심미 능력은 모든 사람들에게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행위에는 절대 선을 넘어서거나 하지 말아야 할 기준선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도덕 수준이 다소 높아질 겁니다.
⑤ 다섯째, 고난을 극복하는 능력입니다.
인생에 고난이 있는 것은 정상입니다. 행복은 일시적입니다. 헤밍웨이는 ‘용기는 우아하게 압박에 직면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우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는 바로 우리가 자주 고뇌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동료들과 얘기하다가 너무 흥분할 때면 후에 스스로 반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아하게 압박을 대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압박 앞에서 우아할 수 있다면 이는 그 자체로 당신이 정말로 어려움을 일상으로 대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여러분 미래의 인생, 직업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행복감을 높여줄 겁니다.
⑥ 마지막으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공허한 사명감이나 우리와는 너무 먼 신성한 인물에 대해서 얘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인생은 단계별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되도록 완벽히 이뤄내고 심지어 청교도들처럼 자신의 직업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일생이라면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장인 정신이란 본질적으로 이러한 직업에 대한 경외와 사명감에 대한 이해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장인 정신과 공리주의는 관련이 없습니다. 제가 더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오늘의 중국은 더 이상 국토를 잃고 가정이 파괴되는 민족 위기의 상황이 아니나 빠르게 굴기하는 과정 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중화 굴기를 위해 책을 읽자’와 같은 구호는 더 이상 여러분들이 공부하고 학습해야 하는 목표가 아닙니다.
오늘의 중국은 전례 없는 경제 글로벌화의 거대한 환경에 직면해 어떻게 혁신 국가를 만드냐 하는 중임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진정한 사람이 되어야, 즉, 학습능력, 독립적인 사고능력,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심미 능력,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사명감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만 행복한 일생을 누릴 수 있고,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진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중화민족에게도 진정 희망이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의 건강, 행복, 성공을 바랍니다. 그러나 건강과 행복이 더욱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Uk Hwang
2019년 11월 25일 #1 Author좋은기사 잘 보았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해당하는 말이네요
송재빈
2019년 1월 20일 #2 Author전체를보는 통찰력과 역사에 대한 이해 그 기반위에서 미중간의 무역마찰등 경제적 고찰을 한 훌륭한 글이네요. 중국에만 치우치지않고 현상황에 대한 직시 그리고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부의 필요성등 자기반성이 돋보입니다. 이렇게 사회, 문화, 경제를 알고 현재의 국제 경제상황을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오랜동안 연구해온 학자의 내공이 대단합니다.
Yong Won Lee
2018년 11월 11일 #3 AuthorIt’s great to know and read this wonderful speech.
LiM
2018년 9월 11일 #4 Author미중으로 번역보다 중미로 번역하는게 더 좋을듯
산골처사
2018년 8월 27일 #5 Author리샤오 교수는 손오병법상 나오는 “지피지기 100전 99승”(- 아무리 그래도 백전백승이 어딨겠어요? ㅎㅎ)
의 전략에 근거한 멋진 글을 남겼네요. 여러가지 좋은말들이 있지만 핵심은 나의 약점이 뭔가를 파악하고
미국이란 커다란 적을 부수기 위한 전략이 무었인지를 50년간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리샤오 교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들이 없기야 하겠습니까?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항상 묻혀버리기만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도 이제는 자성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극적인 언사로 대중을 호도하려는 정치인, 돈푼 좀 더 만져볼려고 조사 연구에는 등돌리고 대중들의 말초신경만을 자극할려고 하는 90%의 좌/우 정치언론들 이런 것들이 청산의 대상이 되어야만 합니다.
미래과학기술에 대한 좋은 프로그램이나 지혜가 충만한 인문학 강의들도 많은 데, 정말로 공부가 되고 도움되는 것 보다는 아주 간단한 말장난으로 과학기술의 미래나 인문학을 희롱하는 자들도 많습니다.
우리 대중들이 정말로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면서 호통치는 인문 학자나 지식인 과학자들을 보고 싶어서 구글링으로 지새워 보지만 찾지를 못하니 이 또한 원통하옵니다.
shadow
2018년 8월 25일 #6 Author제대로 보고있네…
Hyeonjin Lee
2018년 8월 20일 #7 AuthorThank you for your kin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