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사건’으로 촉발된 네이버 댓글조작논란이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며 왜곡∙변질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네이버가 ‘댓글 장사’를 하면서 댓글게재를 방치해 ‘드루킹 댓글사건’이 발생했다며 마치 네이버 등 포털로 인해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식의 근거 없는 보도가 사실처럼 포장돼 주요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드루킹 댓글사건의 본질은 뉴스플랫폼에 게재된 기사에 대해 독자와 대중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다는 일부 이용자가 잘못된 방법으로 조작하고 왜곡한 게 문제의 핵심이다. 문제는 댓글이 달리는 뉴스는 네이버가 작성한 게 아니라 국내 주요 언론사가 보도해 네이버에 송출한 기사라는 점이다.
즉 네이버는 뉴스를 유통하는 플랫폼이지, 뉴스 생산자가 아닌 거다. 뉴스 콘텐츠의 방향, 초점에 찬반 논란은 항상 댓글을 통해 제기되고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댓글은 독자와 대중들이 유일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인터넷과 웹 등장 이후 특유의 여론을 형성하는 온라인 공유의 수단이다.
문제는 저급한 댓글이 올라오고 편법과 불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댓글 자체를 없애고 규제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자동차 사고가 빈발한다고 자동차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이렇듯 ‘구더기 무섭다고 장독깨자’는 식의 억지 주장과 논리가 몇 주째 주요 언론을 달구고 있다.
독자와 대중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차단한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헌법의 기본 권리에 해당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부정한 댓글과 편법적인 방법은 또 다른 방법으로 필터링하고 법제화하고 처벌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거다.
이를테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글을 게재하면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일이고, 매크로 등 불법적SW를 사용하면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근거를 마련,모니터링하고 감시하면 될 일인 거다. 이런 일은 당연히 네이버가 아닌 방통위 등 정부나 규제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
명예훼손 혐의가 농후한 댓글을 네이버가 뭐 어찌하겠는가? 문제는 어찌된 일인지 이런 모든 일의 원인이 마치 네이버 등 포털에 있고 모든 해결방안 또한 네이버 등 포털이 내놔야 한다는 억지 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공룡 포털이 이익 극대화를 위해 언론사가 작성한 기사를 포털에 게재, 댓글을 달게 하면서도 책임조차 지지 않는 등 비도덕적 태도를 보인다는 믿기 힘든 언론보도까지 등장했다.
즉 뉴욕타임스 등 해외 유수 언론은 구글 같은 검색사이트가 기사댓글을 모두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시켜주고 있어 언론사 사이트 댓글이 수준 높은 공론장을 만드는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언론사가 보도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왜 네이버가 책임져야 하는가? 이런 점을 들어 네이버가 비도덕이라는 비판은 설득력이 약한 억지 논리라는 지적이다.
과연 그럴까?
뉴스의 인링크와 아웃링크 문제 역시 국내의 경우는 언론사 스스로 자발적으로 월간 수억~수십억원대의 뉴스전재료를 받는 조건으로 네이버에 뉴스를 인링크로 제공해 발생한 일이다. 뉴욕타임스와 구글의 사례처럼 국내 언론사가 네이버에 뉴스를 제공하지 않고 자사 사이트에만 게재하면 될 일인 것이다. 네이버가 강제한 것도 아니고 언론사 스스로 선택한 일인 거다.
결국, 이를 아웃링크로 끌고가 자사 언론사 사이트에 기사를 게재하면 댓글 논란이 사라지고 수준높은 공론장을 만드는 콘텐츠가 될 것이란 논리 역시 전혀 설득력없다. 오히려 포털에서 빠진 기사는 독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논란 자체가 형성되지 못하는 ‘찻잔 속의 기사’가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날파리 광고와 뱃살광고가 덕지덕지 붙은 자사 사이트에 기사가 노출될 경우 독자들의 거부감과 불편함만 가중될 뿐이라는 지적이다.
피치원미디어는 댓글조작 여론을 둘러싼 매우 불순한 광풍을 진급 진단한다.
■ 댓글 논란의 핵심, 국내 언론의 소모성 정치뉴스 양산체제가 만든 부작용
인터넷 댓글은 웹 기반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대표적 여론형성의 장이다. 대한민국 인터넷, 특히 포털 기사에 대한 댓글이 범람하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정치뉴스를 소비하는 대한민국 언론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주요 주류 언론의 경우 로컬 정치뉴스 비중은 매우 낮다. 대선 직전이나 선거 전후 로컬 정치뉴스가 메인을 장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처럼 1년 내내 로컬 정치뉴스가 1면부터 도배를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국민 대다수가 정치평론가 빰치는 수준의 정치 평론을 쏟아낼만큼 우리는 수십년째 정치뉴스소비 과잉시대를 살고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진보 보수이념 대결구도 속에 선정적이고 지역색을 자극하는 정치뉴스를 많이 소비돼온 국내 신문시장의 소비패턴과 직결된 문제다. 인터넷 댓글 문화는 이렇듯 국내 신문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저 보수 매체의 일방적인 친보수정권 보도 성향에 반발, 반대의견을 개진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2000초부터 급격히 활성화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 인터넷 댓글 문화는 보수언론에 맞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의 의견을 표현하는 장으로 공유되면서 폭발적으로 활성화, 기존 주류 언론을 능가하는 여론형성 기능을 갖추기 시작한 측면이 강하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노사모의 출범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내고 촛불시위 혁명을 이끌어낸 원동력 역시 모두 인터넷 댓글문화를 기반으로 한 결과물이다.
문제는 댓글을 포털이 의도적으로 양산하는 것도, 조작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속성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중이 자연 발생적으로 표현하는 자유의 장이다. 이 때문에 최근 보수언론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인터넷 댓글을 제한하고 규제하려는 처사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매우 위헌적 요소를 안고 있다는 게 전문가그룹의 일치된 견해다. 어디든 도둑은 있게 마련이고 불순한 세력과 나쁜 목적을 가진 부류역시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도둑을 잡고 CCTV를 설치해 모니터링해 리스크를 감시하고 줄이는 게 정부의 역할이지, 아예 콘크리트 담을 쌓아 출입 자체를 원천 차단할 수는 없는 탓이다. 최근 네이버가 댓글조작 비난여론에 못 이겨 새로운 댓글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네이버는 지난 25일 동일한 기사에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를 한 계정당 3개로 제한하고, 또 24시간 동안 하나의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과 비공감 수도 50개까지 제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즉 독자와 대중들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자유를 이젠 댓글 게재 수와 공감숫자 제한으로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다.
문제는 댓글을 게재하는 공간 역시 넓은 의미에서 디지털마케팅 플랫폼이라는 사실이다. 기존 블로그 마케팅에서부터 최근 디지털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성과형 광고, 다운로드 결과에 따라 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성과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디지털광고 기법들이 모두 인터넷 댓글과 SNS상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플랫폼을 통해 개발되고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창과 방패의 대결처럼 이런 공론의 장과 디지털마케팅이 어우러진 플랫폼을 통해 어뷰징과 푸시기술은 더욱 정교해지고, 이를 필터링하려는 플랫폼 역시 빠르게 기술발전을 하는 거다.
댓글 역시 마찬가지다. 매크로 SW 등을 이용해 어뷰징하려는 세력과 이를 견제하고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창과 방패처럼 같이 발전하는 거다. 늘 도둑과 불순세력과 광고해 돈벌려는 세력은 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게 시장의 논리고 기술발전의 논리인 거다.
다양한 어뷰징 필터링 기법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동추출기능 역시 포털 네이버를 통해 가장 빠르게 개발되고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가 밉다고 기사 댓글을 통제하고 규제하자는 어처구니없는 구시대적 발상이 지금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 왜 네이버에 공정성을 요구하는가? 네이버는 플랫폼일 뿐
최근 네이버 댓글논란과 관련한 댓글조작 이슈와 관련, 주목해야 할 대목이 바로 주객이 전도된 ‘공정성’ 논란이다. 네이버가 지난 수년간 주류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아온 대목이 바로 뉴스를 유통하는 국내 최대 미디어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공정성을 갖지 못하다고 있다는 대목이다.
정치권도 늘 제기하는 이슈며 이를 근거로 ‘포털을 규제해야 한다’며 포털규제 논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 비판은 본질에서 벗어난 전형적인 주객이 전도된 주장이라는 비판이 전문가그룹의 일치된 분석이다. 네이버는 검색기반 포털이지 뉴스 생산자가 아니다. 네이버는 명백히 언론사가 아니다.
뉴스를 유통하는 플랫폼일 뿐이다. 수익성을 앞세우는 민간기업에 ‘뉴스보도의 공정정’ 이란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놀라운 사실은 언론이 수년간 반복적으로 이런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네이버가 마치 뉴스배치와 편집에 불공정한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는 식의 ‘반 네이버’정서가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민간기업 네이버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대목이 바로 뉴스배치의 문제다. 초록생 네이버뉴스에 게재되는 뉴스는 최근 대부분 인공지능(AI)에 의해 자동배치되고 있다. 네이버는 뉴스전제료를 지급하는 언론사는 물론 검색제공 뉴스 등 한 달에 5억개가 넘는 뉴스를 처리한다.
이런 상황에서 초록색 네이버뉴스 메인에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바뀌는 뉴스는 늘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기사를 메인에 배치해도 반대 목소리가 있고 공정성 시비는 매일매일 일상처럼 따라붙는다. 정치권은 여당과 야당으로 나눠 유불리에 맞춰 네이버에 공정성 시비를 걸고 있고 네이버는 이를 불가피한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
최근 네이버 스포츠뉴스 담당 에디터가 협회 요구에 따라 관련 스포츠기사를 노출되지 않게 조작한 사건이 발생, 네이버 공정성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엄밀히 보면 민간기업 네이버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발생 가능한 사안이다. 프로스포츠 단체로부터의 압력은 을의 입장인 네이버로선 거부하기 힘든 요구다. 네이버는 콘텐츠의 지속적 확보를 위해 고객사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수준의 이슈는 기존 주류언론이 보도기사를 삭제하거나 광고주와 협의를 통해 ‘기사를 찾을수 없습니다’란 안내문구와 함께 네이버 포털에서 매일 매일 기사가 사라지는 이른바 ‘광고받고 기사삭제’하는 수준과 양에 비하면 그야말로 비교불가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오히려 공정성 시비는 언론사의 몫이지 포털 네이버의 몫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뉴스 유통플랫폼 네이버에 대해 거꾸로 언론사보다 더 높은 도덕적 가치를 요구하는 기현상을 매년 반복하고 있는 형국이다.
포털 댓글논란은 댓글을 게재하는 이용자의 잘못된 관행과 불법을 적발해 처벌하고 바로잡을 일이지, 이를 빌미로 댓글 자체를 없애고 규제하는 것은 구더기 무섭다고 장독깨는 일과 같은 처사다.
댓글조작을 둘러싸고 마구쏟아지는 댓글규제 대책은 그래서 매우 위험한 발상인 것이다. 인터넷댓글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댓글은 네이버것이 아니라 독자와 대중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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