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상습적인 성추행과 함께 19세 여배우를 두 차례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유명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67)가 2005년께 또 다른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극단 나비꿈 이승비(42)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립니다’라고 제목의 글을 통해 이윤택 씨로부터 발성 연습 도중 몸을 더듬고 음부를 주무르는 등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윤택 씨가 예정한 19일 오전 10시 기자회견 10분 전에 글을 올렸다며 간단하게 있었던 사실만 올린다고 당시 성폭력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다. 이 대표는 “아주 오래 전(2005년께로 추정) 국립극장에 객원 단원으로 뽑혀 실러의 ‘군도’를 각색한 ‘떼도적’이란 작품에서 메인팀인 A팀의 여자주인공 아말리아 역할을 하게 되었다”면서 사건 당시를 공개했다. 이 공연은 2005년께 무대에 올려졌다.
이승비 대표는 “3회 계약을 하고 힘들게 공연을 올리던 도중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윤택 씨로부터 발성 연습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이 대표는 “당시 이 씨는 국립극장 극장장이었고, 그분 역시 공연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다”면서 “그 이유는 워낙 큰 대극장이라 발성 연습을 하자는 거였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극장 안에는) CCTV도 없고 그가 왕이나 교주 같은 존재라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다”면서 “(그가)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너무 무섭고 떨려 몸은 굳어져갔고, 수치심에 몸이 벌벌 떨렸다”면서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해 저는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페북 글에서 당시 국립극단에 알렸지만, 거꾸로 공연에 나서지 못하는 불이익만 돌아왔다고 폭로했다. 그는 대표는 “정신을 가다듬고 행정실로 찾아가 (성폭력)얘기를 했지만, 공연횟수만 줄어들었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고 충격을 받아 집에 오는 길에 응급실로 실려 갔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그 날 공연을 못 하고 전 마녀사냥을 당했고,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빵꾸(펑크)낸 이승비 배우라는 모든 사람이 날 몰아세웠다”고 밝혔다. 이승비 대표는 “심지어 당시 제 남자친구가 그 공연에 코러스였는데 그 친구 역시 연희단거리패였기에 모든 것을 묵인했다”면서 “그 뒤로 신경안정제를 먹고 산다”고 격정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 이상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고 미투 운동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수희 대표, 성폭행을 당했다는 김소리(가명)에 이어 연희단거리패 소속 여성연극인, 이승비 대표까지 이윤택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증언은 이번이 네 번째로, 향후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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