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자 ICT 전시회인 한국전자산업대전이 열리고 있는 경기 일산 킨텍스 전시관.
올해로 46회째를 맞는 한국전자전은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는 한국 ICT 산업의 어두운 미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3개 전시회를 한데 묶어 전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폭 규모가 축소되고 관람객이 줄어든 탓인 지, 유난히 초라한 전시회라는 평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전자전이 몇 년을 더 버틸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 사라진 외국인, 바이어는 물론 외국 관람객이 없어요
주최 측은 외국 바이어 3000명 포함, 대회 기간 동안 총 6만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관을 찾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전시회가 열리는 내내 외국인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고, 해외 바이어로 짐작되는 외국인이나, 상담하는 모습을 좀체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 같은 모습은 베이징 전자전과 상하이 전자전 등 중국에서 열리는 ICT 산업 관련 전시회의 경우, 넘치는 외국인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올해 전자전에는 23개국에서 800여 개 업체가 참가, 1516 부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3000여 명의 해외바이어 포함, 총 6만여 명이 관람, 수출상담 금액이 1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주최 측의 전망치가 어느 정도로 집계될지 참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결국 글로벌 ICT 산업계 종사자들에게 한국전자전이 더는 직접 찾아와 관람을 할만큼의 트렌드나 신제품정보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참가업체들은 “외국 바이어 부스 방문이나 상담문의가 눈에 띄게 줄어 들어, 내년에는 한국전자전 대신 중국이나 유럽 전시회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라진 신제품 발표회, “정말 볼게 너무 없어요”
현재 한국전자전 전시관은 세트와 반도체 부품소재, 디스플레이 업종별로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대기업들이 일부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전시 패턴을 보면 거의 떠밀려 참가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전시관별 참가하는 대기업조차 신제품발표나 새로운 트렌드 발표, 기술 컨퍼런스를 통한 자사 신기술소개 등의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시관별로 국내 대기업이 몇몇 참가하고 있고, 국내 대학이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을 소개하는 부스가 전체의 3분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드론을 판매하거나 하는 현장상품판매 부스와 해외 수입제품을 취급하는 수입오퍼상들이 채우고 있다.
반도체전시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미지센서 개발업체를 제외하면 거의 대만 중국회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쪽도 마찬가지.
등 떼밀려 참가한 듯한 대기업 일부 업체가 각 전시관 메인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제품 발표도 새로운 기술트렌드 피칭도 없다.
이번 한국전자전에는 스마트폰, 가전제품을 비롯, 다양한 융합 디바이스와 콘텐츠, 초고화질 TV, 사물인터넷(IoT)과 드론, 3D 프린터, 가상현실 솔루션 등 융합 신제품,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대거 선보일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그저 있는 제품을 전시한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 전시회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 심지어 화려한 도우미도 사라진 한국전자전이 던지는 메시지
예전 같으면 대기업 부스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던 화려한 도우미가 이번 한국전자전에서 대거 사라졌다. 그저 제품설명을 해줄 수 있는 정도의 수수한 도우미 일색이다.
그만큼 참가업체 입장에서는 뭔가 관람객을 집중적으로 유인할 동기가 그리 크지 않은 듯하고, 굳이 비싼 인건비를 쓸 필요가 있느 냐 하는 분위기다.
국내 ICT 산업의 최첨단 정보기술의 오늘과 내일을 조망해볼 수 있는 ‘한국전자전’. 썰렁한 2015 한국전자전이 던지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강렬하다.
일부 대기업만 살아남고 탄탄한 중견, 중소기업 부품 및 소재업체가 사라진 국내 ICT 산업의 허약해진 허리체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심각한 메시지는 이제 글로벌 ICT산업 종사자 및 바이어 집단에서 굳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전자전을 관람할 정도의 메리트가 이제는 사라졌다는 경고음이다 .
기껏 전시관별로 몇몇 대기업들이 반복적으로 참가해 그렇고 그런 제품만 출품하는 사이, 중국과 스페인, 독일 등의 전시회는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며, 뜨거운 미래 시장선점 전쟁을 펼치는 미래 비전의 각축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킨텍스 한국전자전을 관람한 SW업종에 몸담고 있는 K모 사장은 “정말 관람객이 없어 심하게 표현하면 상갓집 같은 분위기”라며 “일단 볼 게 너무 없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코리아 ICT 강국을 외치는 관료나 정부는 한국전자전을 계기로 심각한 현실인식과 함께 발 디딜 틈도 없던 예전 한국전자전의 부활을 위해 심도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ICT산업의 최첨단 정보기술의 오늘과 내일을 조망해볼 수 있는 ‘2015 한국전자산업대전’.
이번 전시회가 던지는 메시지는 위기에 빠진 코리아 ICT산업이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행사였다. 주무부처 미래창조과학부는 물론, 산하 협회및 단체, 관련업계가 머리를 맞대야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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