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확인제 시행으로 인해 가상화폐거래 신규계좌 개설이 30일부터 본격 중지됨에 따라 제도 시행 이후 투기 광풍이 잡힐 것이란 정부의 전망과 투자자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 국가로서의 위상을 잃을 수 있다는 부정적 우려가 쏟아지는 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신한∙농협∙기업∙산업∙광주은행 등 시중 6개 은행이 가상계좌 입금 때 입금계좌와 가상계좌의 명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가상화폐 실명제 전환을 위한 입출금’전산시스템을 구축, 이번 주 테스트를 끝내고 30일부터 가상화폐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개시한다.
가상화폐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가 도입되면, 거래자의 실명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의 동일 은행 계좌로만 입출금이 허용돼 사실상 금융당국이 불법자금유통이나 자금세탁, 과세 등에 필요한 모든 가상화폐 거래내역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30일부터는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가상계좌에 입금할 때 입금계좌와가상화폐 거래계좌 명의가 일치해야 하며, 가상화폐 거래소 등 취급업자가 이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거래 중단을 통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30일 시행되는 실명 확인제 및 가상화폐 신규계좌개설 중지는 가상화폐 시장을 둘러싼 정부의 규제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가상화폐 투기 광풍 잠재운다” 정부 투기차단 자신감
금융당국은 이번 실명 확인제 시행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차단됨에 따라 거래소 가상화폐 거래물량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재부는 이 과정에서 거래자의 신원이 드러나는 만큼 불법 자금의 자금세탁 차단은 물론 가상화폐 투자가 금지된 청소년 등을 걸러내는 효과를 거두면서 현재의 투기 열풍을 대폭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특히 가상화폐거래소 거래물량이 일시적으로 코스닥시장을 넘어서는 등 엄청난 투자수익 및 거래수수료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 국세청 등 과세당국이 가상화폐 거래세를 부과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향후 투기광풍이 또다시 재연될 경우 이러한 기초자료를 토대로 향후 1인당 거래 한도를 설정하는 등의 추가 조치도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기재부는 실명전환을 빠르게 유도하기 위해 기존 가상계좌를 통해 가상화폐를 거래하던 사람들이 실명확인 요청 시 예외 없이 허용, 가상화폐 투자자를 6개 은행 실명확인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여 모든 거래내역을 확보키로 했다.
기재부는 30일 가상화폐 실명 확인제가 본격 시행되면 투자자들이 금융 제도권 안에서 거래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거래소 신규진입 및 투기성 거래물량이 대폭 줄어드는 등 투기 광풍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범죄·불법 자금의 유통을 방지해야 할 은행이 오히려 이를 방조하고 조장하는 등 가상화폐 거래통로가 되고 있다”며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금융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시중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대가로 건당 200~300원씩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실명확인제 시행을 앞두고 주요 거래소 업체에 본격적인 실명계좌 개설 영업에 본격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 근심 늘어난 가상화폐거래소, 추가 규제 우려하는 블록체인업계
시장에서는 실명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신규계좌 개설이 차단됨에 따라 투기 열풍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산업계는 이번 실명확인제 시행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 자체가 감소하면서 주요 암호화폐 가치가 하락할 경우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지 못할 경우, 채굴업체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전산시스템이 지속적으로 힘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즉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산업 자체가 이러한 가상화폐 가치상승을 통해 투자회수 및 이익을 얻는 구조라는 점에서 거래위축은 심각한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블록체인산업계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거래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경우 신규 가상화폐 발급 및 가상화폐 거래소 개설 등이 크게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블록체인협회를 중심으로 한 업계는 불법자금 세탁경로를 차단하고 과세체계를 갖춘 이후 정부가 신규계좌 거래를 허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에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다. 신규계좌 허용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장 가상화폐거래소 신규 개설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명 확인제 및 신규계좌 개설이 차단됨에 따라 초기 거래 물량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정부의 실명 확인제 및 신규 가상화폐 계좌신설이 중지될 경우 상당수 투자자가 해외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한국 시장이 김치 프리미엄의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세계 비트코인 거래물량의 15% 가까이 소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만약 추가 규제로 투자자들이 해외거래소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상당수 거래소 및 블록체인업계는 투기 열풍이 사그라들 것이란 금융당국의 전망과는 달리 이번 실명확인제 시행 및 신규계좌가 불허되더라도 거래물량 자체는 소폭 줄어드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추가 규제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 해외이탈 가능성이 높은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정부당국은 30일 제도시행 이후에도 투기광풍이 또다시 재연될 경우 1인 거래한도 설정,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의무사항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등 전방위 규제 방안을 추가로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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