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금융솔루션사업을 해온 핀테크 전문기업인 웹케시그룹의 석창규회장이 공공부문 SI사업 포기에 이어 금융 SI사업을 포기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 신선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석 회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공 SI시장을 완전히 포기하기 위해 “내년에는 웹케시의 모태 사업인 은행의 e금융 SI 구축사업이나 SM 유지보수 사업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석 회장은 이러한 내용을 이미 직원들에게 선언했다며 “내년에는 은행 구축프로젝트에도 (웹케시는)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즉 은행 금융시스템 솔루션 전문기업을 창업해 18년간 이 분야 전문기업으로 성장해온 웹케시가 공공SI사업에 이어 이젠 금융권 SI 및 은행솔루션 사업 자체를 모두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석 회장은 “웹케시는 지난해에 솔루션(적정 가격)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공공 SI 시장을 버렸다”면서 “그 이후 어떤 공공 SI 입찰에 웹케시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석 회장은 “웹케시의 창업자로서 지난달 은행 프로젝트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선언했다”면서 “현재 추진 중인 산업은행 프로젝트는 웹케시가 가진 모든 인프라를 동원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것”이라며 산은 프로젝트가 마지막 은행 시스템구축사업이 될 것을 천명했다.
석 회장은 은행 프로젝트 구축사업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은행의 고질적인 구축기간 연장 및 이로 인한 패널티 부과, 이를 회피하기 위해 대기업 SI업체처럼 출구부터 찾는 속물적 형태로 변모한 사업형태를 더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석 회장은 은행권의 SI사업 발주 문화를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석 회장은 “빨리 지나가는 혁명의 시대에 정말 좋은 핀테크 상품이 발견되면 은행은 내년 예산을 잡는다. 그리고 몇 개월 동안 부서 합의를 받아 추진 품의를 받는다. 그리고 몇 개월의 전산 입찰 과정을 통해 업체를 선택한다. 그리고 계약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의 계약이 되면 몇 개월의 기간이 지나 구축하게 되고, 결국 이 과정에서 벌써 1년이나 지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웹케시 직원들을 보곤 했다”고 술회했다.
석 회장은 “지난 18년간 수백 건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구축 기간이 연장돼 몇억 에서 몇십억 원의 페널티를 물어줬던 아픈 경험 때문에 예전에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납기연장을 스스로 불사하면서 더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던 웹케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됐다”고 통렬히 자기반성도 했다.
그는 “결국 은행과 계약하자마자 출구부터 찾게 되고, 이로 인해 (웹케시가) 예전부터 욕하곤 했던 대기업 SI 회사와 똑같은 속물 회사로 변해버린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면서 “(이런 게) 부끄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석 회장은 19일, 피치원미디어와의 전화통화에서 “은행 SI사업을 문제삼는게 아니라 이렇게 사업을 해온 웹케시 스스로에 대한 내부 자성 비판의 차원”이라며 “앞으로 핀테크 솔루션에 집중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석 회장은 이번 결정으로 웹케시 연간 매출의 25%수준인 연 200 억원 규모의 매출이 사라지는 점 때문에 그동안 수차례 은행 SI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가 올해까지만 하자하며 몇 년째 끌고 왔다며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그래서 올해가 가기 전에 선언부터 했다”면서 “은행 인터넷뱅킹, SI, SM 프로젝트가 아깝지만 이제 진짜 그만하기로 작심했다”고 밝혔다.
석 회장은 이번 결정의 배경과 관련해 “웹케시 및 쿠콘, 비즈플레이 등 계열사 직원들이 잘하는 B2B핀테크 솔루션에만 집중하기로 했다”면서 “비즈플레이의 경비지출(종이영수증 없는 경비처리시스템), 중소 중견 대기업 자금관리 CMS 상품을 더 송곳처럼 잘 만들기로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객이 솔루션에 좋은 기능을 발견하면 환호하고 고객의 목소리에 절실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자. 정말 좋은 솔루션과 서비스에만 매진해도 시간이 없다. 혹시 잘못 만들었으면 즉시 버리고 바꾸자. 이때까지의 노력을 아까워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석 회장은 이어 “상품에 대한 책임은 내가 앞장서서 지연 그만이다. 해외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자금관리 상품에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자”며 핀테크 솔루션과 글로벌 사업에 매진할 것임을 공식 밝혔다.
석 회장은 50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웹케시 그룹이 살기 위한 혁신키워드로 ‘버리자, 빼자, 바꾸자’ 등 3개 슬로건을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석 회장이 내년부터 은행 SI사업을 모두 포기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자, 관련 벤처기업 CEO는 물론 시장에서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의 후진적 SI사업 발주 및 구축문화를 혁신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국내 은행의 경쟁력은 갈수록 하락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석창규 회장은 2012년 한국HP의 함기호 대표 등 6명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한국HP가 240억원규모로 발주된 산업은행 SI사업에 컨소시엄파트너인 웹케시와의 사전협의없이 제안가를 300억원 이상으로 높게 제시함으로써 ‘고의 탈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웹케시는 99년 동남은행 출신인 박남대 사장이 같은 동남은행 퇴직자출신과 설립한 회사로, 이후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2004년 기존 공동대표였던 석창규 대표가 독자 경영을 맡아 인터넷뱅킹 사업에 주력하며 그룹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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