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언론이 연일 24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대해 ‘시진핑 황제 대관식’이라며 조소섞인 ‘1인 독주시대’라는 비판적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는 사실과 180도 다르며 국내 언론이 오판해 잘못 보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한국의 주요 언론이 이렇듯 시진핑 국가 주석에 대해 부정적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한국 기자들이 중국 국내 정치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중국에 비판적 시각을 앞세우고 있는 일본 언론의 시각을 그대로 베끼는 ‘일본 언론 따라가기’로 인한 심각한 오류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30일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중국 시진핑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고 보도한 것은 국내 언론이 명백히 오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언론 보도는 완전 정반대의 해석”이라며 “일본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우리가 그냥 번역하면서 고스란히 베낀 보도”라고 맹비난했다.
국내 주요 언론및 통신사들은 연일 시리즈 기사를 통해 ‘시진핑 황제대관식’ 및 ‘중,집단지도체제 무너뜨리고 1인독주체제 구축’이라는 제목의 중국 시진핑시대를 분석하는 부정적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김 교수는 국내 주요 언론이 마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1인 독재 체제를 구축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오히려 중국 공산당이 후계자를 지목하는 봉건적 방식에서 벗어나 더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발전하는 형태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시진핑이 이번에 그동안 후계자를 지목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의 공산당 전통을 깨고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런 전통은 덩사오핑이 장쩌민 후진타오 집권시기에 처음으로 적용해온 사례로, 전통이 아닌 딱 한번 있어온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 한번의 사례가 바로 개혁개방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강택민과 같은 상해파의 테크노크라트가 필요해 지정한 거고, 그 사람을 후계자로 지목할려고 하니, 그 사람이 권력의지가 강하고 패거리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의 떨거지들이 확 둘러쌀 것을 우려했고 그러면 중국이 위태롭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그래서 굉장히 그런 성향에 반대되는 인물로서 자기가 믿을 수 있는 후진타오 인물을 ‘다음에는 네가 10년 해먹고 끝난 다음에 반드시 호금도로 해라’ 해서 한게 바로 격대지정이고 이는 한 사례밖에 없다”며 전통적 관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시진핑이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은 것은 그런 차기 권력을 먼저 공개함으로써 새로운 미래 권력에 부패비리 가능성이 생기고 거기에 부패한 무리들이 꼬이는 등의 부작용을 시진핑이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용옥 교수는 “시진핑 5년간의 결실 이후에 사실은 격대지정을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왜냐하면 자기가 원하는 그러한 정책을 강력하게 밀기 위해서는 또 다시 황태자를 만들어? 이건 구식이라는 말이죠. 그건 봉건적인 지정 방식”이라며 “그러니까 오히려 격대지정을 안 하는 것이 사실은 민주적인 정치제도의 발전이고 공산당이 훌륭한 길을 제시한 것”이라며 1인 독주체제라는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시진핑은 집권 1기 동안 중국의 가장 큰 문제가 공산당의 부패비리로 소득격차와 국민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판단 ,그동안 군부와 공산당에 대한 부패척결을 단행, 중국에서 하루에만 공직자 500여명이 비리로 옷을 벗는 상황이라며 강력한 부패척결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옥 교수는 이번 시진핑의 3시간 30분짜리 연설문을 모두 듣고 분석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이제 중국을 생태문명, 즉 아름다운 삶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쪽에 향후 국가운영의 중심을 둘 것임을 천명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1당 체제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파벌과 치열한 차기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존재한다면서 그동안 자신의 후계자로 거론된 인물조차 지명하지 않은 채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25명에 포함시킨 것은 철저히 경쟁을 통해 차기 후계자를 가려낸다는 매우 민주주의적 형태로 발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옥 교수는 시진핑의 1인 장기집권 가능성을 국내 언론보도와 관련해 “문제는 이번 정치국 25명 모두 7상8하(七上八下.당대회 개최시기 당시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는 불문율)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졌다”면서 “시진핑이 2기이 끝나면 나이가 69세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 그 이후 물러날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반대로 시진핑은 2기 집권후 깨끗이 물러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 주요 언론이 집중 보도한 1인 독주와 관련해 “시진핑은 1인 독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시진핑의 ‘특색사회주의’ 선언은 이미 부패 정치인을 척결하고 공산당 개혁을 통해 자신감과 강력한 리더쉽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아름다운 삶에 대한 국민의 열망’에 대해 수차례 강조한 것도 이젠 단순한 분배가 아닌 공유와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며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강한 정치 철학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시진핑의 이번 당대회 연설중 주목해야 할 대목이 바로 마지막에 ‘중국의 미래는 청년에 달려있고, 청년이 강하면 중국이 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진핑이 연설 말미에 “청년이 흥하면 이 나라가 흥할 것이요. 청년이 강하면 이 나라가 강할 것이다. 앞으로 이 청년들에게 꿈을 주는 정치를 못 하면 이 나라는 끝이다”라고 말했다며 시진핑이 얼마나 세대가 변한다는 것에 대해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김용옥 교수는 이 때문에 한국의 대중국 외교 역시 기존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그전에는 중국내의 정치적 이슈로 인해 사드를 강력하게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사드에 대해 중국이 그렇게 강하게 반대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초청해 남북한이 동시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개최함과 동시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권과 환경보호에 대한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제시하는 이미지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국내 정부는 물론 언론이 적극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대중국 전략을 제시하기도 해 주목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정상회담 겸 해서 시진핑을 초청, 우리가 매스컴이든 뭐든 그 사람이 폼 나게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평창 올림픽을 통해 세계인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시진핑으로 하여금 중국이 지향하는 동아시아 문명의 지향하는 바가 바로 이 평창 올림픽에서 구현하려고 하는 평화정신이라는 것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옥 교수는 현재 트럼프 미 정부의 경우 인권과 자유,안전 측면에서 가장 침해받는 국가로 전락했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맹목적으로 미국을 동경하고 선호해온 분위기를 이제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김용옥 교수의 이번 발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장기집권시대를 국내 언론이 대부분 예고하고 중국 전문가들 역시 이런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상당한 파장과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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