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슈퍼컴퓨터운영 총괄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540억원대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과 관련해 3번째 유찰된 지 불과 보름도 채 안 돼 4차 입찰을 강행, 사실상 미 크레이사가 단독응찰에 나선 상태에서 개찰을 완료한 것으로 밝혀져 법적인 하자는 물론 특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수백억원대 물품 구매시 조달청 공개입찰을 통해 진행하는 입찰구매의 경우 특정 기업 단독으로 응찰할 경우, 자동 유찰을 시켜야 하며 반드시 복수이상 업체가 입찰에 나설 경우에만 심사를 통해 낙찰하도록 돼 있다.
조달청 나라장터를 확인한 결과 KISTI는 조달청 공고명 ‘슈퍼컴퓨터 5호기’에 대해 4775만6242달러(원화 540억원)로 구매한다는 내용의 4차 입찰을 5월 30일 오후 3시에 개찰 완료한 것으로 피치원미디어 취재결과 12일 밝혀졌다.
문제는 KISTI가 540억원이 투입되는 슈퍼컴퓨터 5호기 구매 입찰과정에 대해 자체 홈페이지는 물론 국내 언론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크레이사와의 유착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글로벌 슈퍼컴퓨터 전문 사이트 ‘TOP500’가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미 크레이사가 한국 KISTI에 단가 4775만달러규모의 슈퍼컴퓨터를 공급한다는 내용을 공지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에 따라 KISTI가 540억원규모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슈퍼컴퓨터 5호기 구매를 위한 입찰을 진행하면서 홈페이지 안내는 커녕 보도자료 배포는 물론 4차 입찰 및 낙찰과정에 대한 사전 설명을 전혀 하지 않은 채 극비리에 추진한 배경에 대해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 차원의 정책감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KISTI는 특정 기업이 단독으로 입찰에 나설 경우 자동 유찰되는 법적 규정을 피하기 위해 정원엔시스로 하여금 제안서는 제출도 하지 않은 채 입찰신청서만 제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ISTI의 모럴해저드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정원엔시스는 제안요청서(RFP)는 제출하지 않은 채 입찰신청서 및 입찰보증금을 제출,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 KISTI의 4차 입찰은 크레이 단독입찰로 사실상 절차상 하자로 무효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조달청 내부에서조차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540억원규모의 정부 조달입찰에 입찰 신청하는 업체가 제안요청서도 제출하지 않고, 달랑 1장짜리 입찰신청서만 제출하고 그것도 떼일 것이 명백한 입찰보증금을 납부했다는 것은 복수입찰 증거를 남기기 위해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전형적인 들러리 입찰”이라며 “이는 명백한 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KISTI는 이번 슈퍼컴 5호기 입찰에 크레이사와 미 HP 등 2개사가 입찰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크레이코리아인크한국지점(영업소)와 ㈜정원엔시스가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HP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국내 지사를 통해 입찰에 참여하게 되며, 한국지사도 아닌 수많은 외산 장비를 취급하는 전문 유통업체를 입찰업체(bidder)로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원엔시스가 입찰직전 입찰보증금은 냈지만, 입찰 직전까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고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드러나 어떻게 540억원규모의 슈퍼컴퓨터 5호기 구축사업 입찰에 나서면서 제안서도 제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며 이는 명백한 들러리 담합 입찰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영세한 유통업체가 어떻게 540억원규모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를 구축할 수 있냐”면서 “그런 구축 능력이 없는 업체를 내세워 놓고 KISTI가 마치 HP가 응찰에 나선 것처럼 주장한다면 당연히 응찰업체가 크레이 한국지사처럼 HP한국지사가 나서야 맞는 것”이라며 들러리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KISTI 슈퍼컴퓨팅인프라실 홍태영 실장은 “HP가 제안서는 제출하지 않았지만, 입찰보증금은 납부한 것으로 안다”면서 “조달청에서도 3차례 유찰됐기 때문에 (크레이사에 대한)적격 심사만으로 낙찰이 가능한 수의계약형식으로 해석해 법적인 하자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 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 건의 경우 지난해 12월 두 차례 유찰 당시 미국 HP, 델, 중국업체 등 수개 업체가 입찰을 포기한 데 이어 지난 5월 16일 3차 입찰에서 미 크레이사를 제외한 세계적 컴퓨터업체들이 모두 입찰을 포기하는 등 3차례나 유찰돼 KISTI가 사전 공지한 제안요청서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주요 업체들이 최신 성능의 프로세서로는 540억원규모의 예산으로 구축 불가능하다고 판단, 입찰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KISTI가 1년 전 입찰제안서와 동일하게 4차 입찰을 진행, 사실상 크레이사에 낙찰토록 함으로써 슈퍼컴퓨터 5호기 사양이 2,3년전 저사양의 저가 프로세서로 구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540억원의 국가 예산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허비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슈퍼컴퓨터 전문가그룹에서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KISTI는 540억원대 규모의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 입찰을 강행하면서도 사전에 수십분의 1 크기로 제작해 성능테스트를 해보는 이른바 BMT(Bench Mark Test)시행여부 및 세부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 540억원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이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도입과정 및 BMT내역을 모두 공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슈퍼컴퓨터 전문가그룹은 “컴퓨팅기술은 1년이면 성능 및 가격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만큼 발전속도가 빠르다”면서 “이미 1년 전에 만든 입찰제안서를 손도 안 댄 채 3차례 유찰을 거쳐 또다시 4차 입찰을 강행했다는 것은 최저 비용으로 최고 성능의 장비를 구매해야 하는 조달 입찰의 기본조차 무시한 예산낭비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KISTI 슈퍼컴퓨팅인프라실 홍태영 실장은 “HP가 입찰 직전에 자체적으로 판단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제안서평가를 통한 적격심사 등 조달청이 제시한 합법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정상적인 입찰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KISTI는 이에 앞서 두 차례나 뻥튀기 슈퍼컴퓨터 핵심부품 국산화 사기극을 벌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KISTI는 지난해 12월과 최근 미국 인텔이 제공한 설계도면대로 PCB보드를 단순 제작해놓고 마치 이를 자체 기술로 개발, 슈퍼컴퓨터 시스템의 핵심부품을 국산화한 것처럼 발표하는 등 두차례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바 있다.
이런 KISTI가 이번에는 정부의 공개입찰 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3차 유찰된 지 보름도 채 안 돼 미 크레이사가 사실상 단독 입찰한 4차 입찰을 강행하는 등 법적 하자 논란과 함께 540억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 관련한 예산 낭비성 특혜의혹에 또다시 휩싸여 있다.
이에 따라 주무 부처 과기정통부 차원의 대대적인 슈퍼컴퓨터 5호기 입찰과정에 대한 정책감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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