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는 거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에 직접 개입했던 황창규 회장이 현 정권 출범 직전에 연임 절차를 밟은 건 과욕이었다”
황창규 KT 회장이 최근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과 부부 골프 회동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KT 수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정치인과 회동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는 황 회장과 최 의원이 지난 2일 경기 여주시에 있는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부부동반으로 골프를 쳤다고 27일 보도했다. 해슬리 나인브릿지는 씨제이(CJ)그룹 계열의 최고급 골프장이다. 최경환 의원은 2010년 박근혜정권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당시 서울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던 황창규 씨를 지경부 산하 차관급인 ‘지식경제 R&D전략기획단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이후 최 의원은 당시 내누리당 대표시절 황 회장이 지경부 산하 지식경제 R&D전략기획단장 재직 시 여러 상황으로 인해 제대로 일도 하지 못한 채 조기 사임한 데다, 차관 급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 그를 당시 KT회장으로 밀어 낙하산 인사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실제 최 의원과 황 회장은 부부동반 골프를 할 만큼 매우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박근혜 정권시절 사람이 아직도 KT 회장 자리를 역임하고 있는 데 대해 현 정권 내부에서 회장 교체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황 회장과 최 의원은 지식경제부에서 같이 일한 경험으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면서 “최 의원이 최근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운동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한겨레는 두 사람의 골프 회동에 대해 지난해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정치인과 기업인이 단독으로 골프회동을 한만큼 김영란법 저촉 여부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경환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사람으로 대표적 친박 인물인 데다, 황창규 회장 역시 박근혜 정권 시절 낙하산으로 KT회장에 오른 만큼 이번 두 사람의 골프회동으로 KT회장 조기 교체가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경우 경북 경산 지역구에서 내리 4선을 한 현역의원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내는 등 친박 ‘핵심 실세’였던 인물이다. 한겨레는 특히 최 의원의 경우 지난 2013년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 인턴을 채용하도록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 3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진공은 서류와 면접 등에서 점수를 조작해 최 의원의 인턴을 합격시켰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2014년 1월, 최경환 당시 지경부 장관의 추천으로 KT회장에 취임한 황창규 씨 역시 박근혜 정권 인물인 데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건으로 현 정권 내에서 자진 퇴진 분위기가 있어 거취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실제 KT는 2015년 말~2016년 초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에 18억원을 출연했고, 최순실 씨 요청으로 최씨의 측근인 이동수 씨 등을 채용하고 최 씨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어치 일감을 준 사실이 드러난 바 있는 등 황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직접 관여돼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황창규 회장은 올해 초 임기가 끝났지만 “국정농단사태 연루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연임을 시도해, 지난 3월 주총을 통과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KT새노조(제2노조)는 현재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 등과 관련해 황창규 회장에 대해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해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 의원이 개인적으로 어려워서 만난 것”이라는 KT측 해명은 두 사람의 ‘친분’이 단순히 지경부에서 함께 일한 사이를 뛰어넘는 수준임을 짐작케 한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깊은 관계’가 황 회장의 케이티 회장 선임에 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며 한겨레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황 회장은 2013년 말 KT회장에 선임될 당시, 통신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통신 쪽에는 전혀 경험이 없는 황 회장이 국내 최대 통신회사의 회장에 선임된 배경을 놓고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고 한겨레는 덧붙였다. 당시 최 의원은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였다.
김영란법이 저촉 여부와 관련해 골프회동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도 주목된다고 한겨레는 소개했다. 최 의원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으로 3만원 이상의 식사 접대,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을 수 없다. 골프 비용은 1인당 30만원 안팎이다. KT 측은 “비용은 각자 부담했다”고 밝혔지만, 최경환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현재 지역구에 내려가 있어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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