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민간기업이 5년여에 걸쳐 새롭게 만들어놓은 외국인 개별 자유 여행객 대상 FIT(Free Individual Traveller)유료티켓 서비스를 정부 예산 7억2500만원을 들여 그대로 카피, ‘비즈니스모델 탈취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관광공사가 이 과정에서 해당 민간기업을 협박하고 회유한 정황이 드러나 이 사업에 대한 위법성 논란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말부터 국내 FIT플랫폼업체 수 개 회사를 통해 민간기업의 정보를 빼내 사실상 비즈니스모델을 카피했다는 갑질 논란에 이어 해당 업체를 협박하고 회유한 정황까지 드러남에 따라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사의 불공정한 ‘반시장적 행태’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0월 해당 민간기업과의 회의를 통해 시장상황 및 사업구조, 수익구조 및 인력구성 등에 대한 기초정보 취합을 끝낸 후 “잔인하게 얘기하면 (한국관광공사가) 민간기업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민간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해당 업체에 이미 구두 통보한 것으로 피치원미디어 취재결과 9일 밝혀졌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당시 회의를 통해 “운영업체들이 민간업체 사이트에 올리는 것보다 관광공사에서 만든 플랫폼에 올리고 싶을 것이고, 관광객도 공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더 구매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사실상 전면적인 경쟁 관계임을 수차례 강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일 피치원미디어를 통해 “공사는 민간업체 사업모델을 카피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은 사실과 다른 명백한 거짓 해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관광공사 FIT사업 기획을 총괄했던 실무자는 이어 “민간업체와 경쟁하면 (한국관광공사가) 이길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경쟁을 피하려면 (한국관광공사 FIT포털)운영을 맡아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개별 민간기업에 대해 공사 FIT포털 운영대행을 맡아줄 것을 우회적으로 협박한 정황도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업체 복수의 관계자는 “FIT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사업자 입장에서 공사 FIT포털 운영을 대행해 맡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어 거절했다”면서 “업체를 일괄적으로 모아놓고 회의를 한 게 아니라 한 업체씩 불러서 비슷한 설명과 회유, 운영에이전트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관광공사는 해당 업체들에 대해 “업체들도 관광공사 포털사이트에 입점해 상품을 올려놓고 판매하면 윈윈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나 FIT티켓서비스 플랫폼사업에 대해 정확한 이해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7억원이 넘는 정부 예산을 집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전문 관광업체의 패키지 상품을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는 이들 FIT유료티켓서비스 업체의 경우 자체 여행상품을 기획할 여건이 안되는 것은 물론 유료 패키지상품을 개발하는 전문여행업체가 별도 있는 데도 불구하고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관광업체와 모바일관광 마켓플레이스를 혼돈해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한국관광공사는 대행 운영에 관련, 해당 민간기업에 수차례 제안을 하면서 모 SI업체를 통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계획서 및 운영대행 의향서를 해당 업체에 발송, 대행운영 제안서 제출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국관광공사는 FIT티켓 서비스를 위한 사이트 및 모바일 앱 기획 및 개발을 모두 용역을 통해 외주 개발하는 것은 물론 향후 서비스오픈 후 운영 일체 역시 전문업체 용역을 통해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업체 관계자는 “FIT티켓 서비스는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관광업체와 고객 사이의 중간 플랫폼 성격이 강하다”면서 “이 때문에 CS관리는 물론 상품판매 이후 해지 및 불만 사항 해결 등 매우 힘든 지원 서비스가 많은데, 공사는 이런 힘든 건 하기 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는 “결국 고객의 불만사항과 CS관리가 매우 중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이런 모든 것을 외주 용역을 줘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결과가 뻔한 것”이라며 “문제는 수수료를 무료로 한다는 것은 5년여간 시장을 창출해온 12개 전문업체를 고사시키겠다는 의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계는 한국관광공사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스타트업을 접촉, 정보도 캐내고 해당 민간기업을 회유,협박후 비즈니스모델을 빼앗는 전형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사업 탈취과정과 흡사하다며 이런 서비스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현 정권의 ‘스타트업 및 벤처육성 정책’에 배치되는 것은 물론 전형적인 공공기관 ‘갑질’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FIT유료티켓서비스 플랫폼업체들은 “이마트가 PB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데 정부가 이마트가 너무 못한다고 옆에 K마트를 만든 후 이마트보고 입점하라는 꼴”이라며 “정부는 시장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에 나서야 하고, 굳이 민간기업이 잘하고 있는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전문 스타트업이 새롭게 개발, 발굴해온 FIT유료티켓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하는 것은 물론 연말께 이를 무료로 제공키로 해 공공기관이 국민 혈세를 동원, 스타트업 서비스를 베끼는 것도 모자라 아예 전문 업체를 고사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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