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교수에 앙심을 품어 성실한 과학영재에서 한순간에 사제(私製) 폭탄 테러범으로 전락한 연세대 김모(25,기계공학과 대학원생)씨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 교수사회의 우월적 갑질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이번 사건 역시 상명하복식 군대 문화가 여전히 기업과 대학 등 사회 곳곳을 지배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직적 소통문화가 빚어낸 필연적 참사라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대학 내 교수사회가 갖고 있는 가장 심각한 병폐 중 하나가 바로 석∙박사과정에 있는 제자들에 대한 일상적 갑질 태도다. 자신의 논문심사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지도교수는 사실상 석∙박사 과정 학생들에겐 슈퍼 갑의 존재다.
이로 인해 사회진출에 앞서 학생들에게 수평적 소통문화를 가르치고 지적 자존심을 키워줘야 할 대학에서마저 교수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군대와 같은 상명하복식 갑질 지시가 거의 일상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대학원생이나 박사과정에 있는 제자들이 교수 개인업무 등을 처리하는 등 비서처럼 부리는 교수도 허다하다는 게 시민단체 피해사례 분석결과다.
한 전문가는 “사실 대학에서 학생들이 수평적 소통문화를 배우고 토론과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발표하는 문화를 배우고 충분히 습득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국내는 여전히 교수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팽패해 교수와 제자 간 소통은 지시를 무조건 따르는 수직적인 방식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대학은 수평적 소통문화를 가르치는 공간, 앞장서야 교수가 갑질횡행
대학이란 커뮤니티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사회에 진출할 역량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은 교수가 주도적으로 수평적 토론문화를 확산하고,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극대화해야 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아직도 군대 문화가 남아 있는 국내 기업문화를 선진국형의 수평적 문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내 교수들의 역할을 중요하다는 게 사회학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기업 경쟁력 향상과 사회 전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평적 소통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교수사회는 권위주의적 사고와 분위기가 팽배하고, 특히 해외파가 아닌 국내에서 학위를 받은 교수의 경우 자신이 석∙박사과정에 경험한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수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일방적 소통문화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거나 원하는 지시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이익을 주거나 반복적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 교수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학생과의 갈등이나 성 추문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 역시 이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교수사회의 권위주의적 소통문화가 빚어낸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대학 교수가 석∙박사 과정에 있는 제자들에 대한 논문지도 방식과 강의방식에 대한 일대 변화를 만들어낼 사회적 담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실제 대학에서 성추행을 호소하는 여학생 피해사례가 생각보다 많은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남학생들은 잔 업무나 교수 개인사, 심지어 교수 집일까지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대학교수가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법적 지시를 할 경우 3진아웃제 같은 퇴출제도를 마련, 대학교수 사회의 권위주의적 문화를 시급히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비리투성이 대학 정부 프로젝트, 대학원생은 무급 아르바이트, 부패 교수만연
대학사회의 또 다른 문제는 사회의 가장 높은 도덕적 수준과 가치를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 교수의 부패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국내 대학의 경우 실력파 이공계 교수들은 국내 대학 여건상 경제적 부담 없이 기초기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정부 용역과제를 수주, 다양한 국책과제를 수행하기를 대학 측이 은연중 강요하고, 교수 역시 국책과제를 통해 경제적 측면에서 운신의 폭을 확보할 수 있어 대부분 관 주도 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대학 국책과제 상당수에 대학원 등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동원되지만,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을 편법으로 착복하는 게 거의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게 대학 현실이다.
도덕적으로 가장 청렴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교수집단은 제자들을 동원, 국가 예산을 빼돌려 착복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만연화한 실정이다. 적발된 교수들이 하나같이 ‘관행’이라고 주장할 만큼 이들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대학은 교수들이 연구개발 자금 걱정 없이 기초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다 보니 교수들은 공무원사회에 기생해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학내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 개발비를 횡령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 폐단이 반복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대한민국 교수집단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이젠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보고, 교수들이 스스로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행동하고, 미 유수 대학처럼 교수들이 대학 내 수평적 문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유분방한 대학생이 석∙박사과정만 밟으면 죄다 기가 죽고 주눅이 들어있어요.그저 교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해요. 결국 교수들이 이런 문화를 만드는 거예요. 석사과정 제자들은 거의 조수, 비서처럼 생각하는 교수들이 태반이에요”
대학 내 교수 성희롱 사건이 끊이지 않고 지도교수에 불만을 품은 학생들이 교수를 해칠 목적으로 폭행과 테러 사건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런 교수사회에 대한 불신이 이제 위험수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석박사과정의 학생들은 군대보다 더 주눅 들어 있어요. 토,일 주말에도 교수가 호출하면 바로 지시대로 해야 하거든요. 이게 무슨 대학 문화입니까? 현재 대학은 거의 군대문화와 흡사하다고 보면 돼요” 시민단체에 접수된 대학 내 피해접수 사례를 보면 대부분 교수의 권위주의와 갑질 행태가 대부분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전히 대기업 조직문화를 짓누르고 있는 상명하복 식 군대문화를 청산해야 할 대한민국, 이러한 수평적 문화를 이끌어야 할 교수의 이런 전근대적 갑질 행태에 대한 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젠 대학교수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하고 몸을 낮추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대학 교수의 권위주의적 문화와 갑질 행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제도적 장치와 시민운동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여론에 교수사회는 이제 심각하게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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