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위메프를 주고객으로 하는 온라인광고대행업체 에코마케팅의 김철웅 CEO가 광고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스타트업에 투자 협의를 하면서 투자금에 대한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가 하면, 10년간 자발적 퇴직금지 조항 등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블랙엔젤투자자 논란이 일고 있다.
에코마케팅은 국내 중견 온라인광고대행사로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다. 광고수주기준 연간 1500억원대규모에 이르며 2015년 기준 매출(수수료 매출) 197억 원, 영업이익 102억 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52%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김철웅 대표가 10억원의 투자제안을 하면서 ▶대표이사와 CTO의 연대보증 ▶10년간 자발적 퇴직금지 ▶투자사 경쟁사에 대한 납품금지 등을 요구했다고 해당 스타트업이 주장하고 나서 대표적인 블랙엔젤투자자 아니냐는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에코마케팅은 검색광고, 온라인광고 등 디지털광고대행 전문회사로 아모레퍼시픽과 위메프를 주 고객으로 연간 1500억원대 광고 물량을 소화하는 중견 업체다. 이 회사 김철웅 대표는 신한은행과 팍스넷의 자회사인 핑거 마케팅 이사, 포이시스 마케팅 이사를 거친 ‘광고전문가’다.
투자협의에 나섰던 트리거는 디지털 광고마케팅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자본금이 100만원에 불과한 초기기업이다. 트리거는 광고주 및 대행사 직원들이 대량으로 반복 작업을 해야 하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성과를 최적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유망 스타트업이다. 에코마케팅은 온라인광고사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자사 고객사 지원에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 먼저 투자제안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투자과정에서 견해차로 10억원 투자 제안은 결렬됐고, 이후 트리거 진희종 대표는 에코마케팅 측이 연대보증과 10년간 퇴직을 못 하게 하는 사실상 노예계약 수준을 요구했고, 추가 투자유치 시 현재와 동일한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할 수 있는 조건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트리거 측은 이와 함께 투자회사 고객에 대한 솔루션 영업은 에코마케팅이 담당하고 투자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에는 트리거 솔루션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해 에코마케팅은 블랙엔젤투자자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에코마케팅 김철웅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 글을 통해 자본금 100만원에 불과한 회사를 4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로 평가, 4000배 밸류로 투자를 제안했다면서 연대보증금 투자금에 대한 보증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연대보증은 투자하는 금액에 대한 것이 아니라 텀시트(Term sheet.계약조건서류)에 정리된 내용에 대해서 책임을 요구한 것”이라며 “텀시트의 내용은 1.자본금을 1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유상증자, 2. 한 주당 액면가를 500원으로 액면분할, 3. 투자 이후 10년간 자발적 퇴사금지, 4. 원래의 고객사에 대한 영업은 기존대로 하되, 투자사의 경쟁사에 대한 영업은 투자사에 맡길 것, 5. 투자사의 경쟁사에 대한 외부강의나 컨설팅을 하지 않을 것 등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투자할 10억 금액에 대한 연대보증은 아니며 “(투자)금액에 대한 반환책임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트리거 김희종 대표는 에코마케팅 김철웅 대표 측에서 연대보증 등에 대해 외부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 대해 문제삼으며 ‘외부 멘토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기업가에게는 투자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의미로 해명 글을 올린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 변명이라고 비난했다.
김철웅 대표는 실제 5월 말께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 글을 통해 “경영상의 주요 사항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멘토에게 물어봐야 하는 경영자에게 투자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구두 약속이라도 우선은 지켜야 하는 약속임에도 정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셨던 멘토님의 조언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미덥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다음에는 불과 두 페이지 텀시트의 내용 정도는 멘토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업과 만나고 싶다”며 진희종 대표가 외부 조언을 우선시한 협상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함께 세이클럽을 개발했던 천재개발자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가 최근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로부터 100억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가 위메이드가 4개월간 진행해온 투자약속을 일방적으로 중단,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남세동 대표는 5월 1일과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장현국 대표와 4개월여에 걸친 투자협상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100억원 투자와 법인설립, 사무실 마련 등에 필요한 10억원을 금전대차계약서까지 작성해 사전 지급하기로 해놓고 박관호 의장 미팅 후 4개월여간 진행해온 100억원대 투자 약속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주장, 논란이 일고 있다.
남세동 대표와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딥러닝 및 인공지능(AI)전문 회사 보이저엑스를 설립, 기업가치 600억원으로 추정하고 대략 100억원대 투자를 하기로 수차례 미팅을 통해 구두합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위메이드 대주주인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과의 최종 미팅 이후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투자업계는 아직도 연대보증과 10년이직금지라는 말도 안되는 전근대적인 투자조건을 제시하는 엔젤투자자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국내도 투자자 평판을 공유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런 불공정한 조건을 강요하는 엔젤투자자 및 벤처캐피탈은 반드시 퇴출돼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에코마케팅의 갑질 투자사실이 알려지자 불공정한 투자조건을 제시한 엔젤투자자에 대한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연대보증과 추가 투자유치시 동일한 밸류로 투자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등 독소조항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발견될 경우, 이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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