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를 통해 휴대폰 기본료 폐지와 통신비 인하를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의 업무보고방식을 둘러싸고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기획위가 과연 민간기업의 서비스 요금에 대해 특정 부처를 통해 강압적으로 폐지 또는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 지에 대한 논란과 함께 미래부 역시 왜 이통 3사의 입장만 대변하느냐 하는 비판여론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실제 각종 커뮤니티에는 기본료폐지 요청에 ‘불가 입장’을 통보한 미래부에 대해 국정기획위가 “미래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부처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하자 소비자단체 및 휴대폰 이용자들은 “바람직한 정책유도”라며 찬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정기획위가 미래부 업무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하자 미래부가 7일 이통3사 담당 임원을 소집해 기본료폐지 및 통신비 인하를 강도 높게 주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정기획위가 합법적 행정절차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미래부를 통해 시장에 개입, 관치행정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기획위가 미래부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한 지 하루만에 ‘최후통첩’을 받은 미래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대관업무 담당 임원을 긴급 소집, 통신비 인하방안을 긴급히 마련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가 미래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압박하자 결국 미래부가 이틀만에 기존 ‘인하 불가’방침을 철회, 이통 3사를 압박해 통신비 인하대책 마련에 나선 꼴이다. 미래부는 긴급 간담회를 열고 통신비인하와 함께 기본료 폐지를 강하게 주문했지만, 이통 3사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업체는 “기본료 폐지는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유통업계는 “이는 결국 그동안 정부(미래부)가 매번 시장에 개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주는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가격과 요금을 조정토록 압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할 일은 제도를 통해 사업자 간 경쟁 유도, 시장경쟁논리에 의해 소비자 가격(통신비)이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정부가 나서서 올려라 내려 하는 게 바로 관치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업계는 통신비 인하가 문재인 정권의 대선공약이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주무 부처를 앞세워 일방통행식으로 사업자를 압박해 요금을 강제로 인하토록 하는 것은 반시장적 전시행정이라며 단통법개정을 통한 보조금 상한제를 없애면서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는 방안을 연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래부는 7일 이통 3사 대관업무 임원 긴급간담회를 통해 제시한 대책을 취합해 9일 국정기획위에 ‘통신료 인하 방안’을 추가 보고할 계획이다. 미래부 역시 휴대폰 요금제 역시 신고제인만큼 정부가 나서서 기본료와 요금을 강제적으로 인하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미래부 업무보고 보이콧 발언을 했던 최민희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자문위원은 7일 “미래부 2차관을 중심으로 통신료 인하 관련 공약 이행방안을 진지하고 꼼꼼하게 검토한 다음 9일 오후까지 보고토록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위원은 이와 관련 “통신 요금과 관련해 시민단체들과 만나고, 필요할 경우 통신사업자들과 서면 혹은 면담도 추진하겠다”고 밝혀 국정기획위가 직접 이통 3사를 압박, 요금인하를 관철시킬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미래부의 긴급간담회에도 불구하고 이통 3사는 8일까지도 기본료폐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으며 통신요금제의 경우는 일부 낮추는 방안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 이통 3사는 기본료를 폐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요금제를 큰 폭으로 낮추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미래부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미래부가 도대체 국민을 위한 부처인지, 이통3사를 위한 부처인지 의심스럽다”는 비난 여론 못지않게 국정기획위가 직접 민간기업을 압박해 요금을 낮추도록 강제하는 것은 전형적인 관치행정이라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대선공약인 통신비 인하에 대한 우호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정기획위가 미래부를 앞세워 일방통행식으로 이통 3사에 사실상 강압적으로 통신비 인하방안을 내놓으라고 한 것과 관련해 ‘적법성논란’에 휩싸여 향후 실행방안까지 힘을 얻을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래부는 이번 사태가 국정기획위에 대한 항명으로 비춰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이며 정부조직개편후 인사에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한 상황이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분리공시제 도입과 관련해 제조사 단말기 지원금 및 이통사의 대리점 보조금 지원액을 모두 공개한다고 밝혀 단통법 개정과 맞물려 보조금상한제가 없어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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