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휴대폰 판매 시 제조사가 이통 3사에 제공하는 지원금은 물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대리점에 제공하는 장려금(리베이트)를 한꺼번에 공개키로 해 이통시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LG전자가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제 도입과 관련해 LG전자 스마트폰 지원금과 장려금(리베이트, 일명 보조금)을 일괄 공개할 방침이라고 전자신문이 4일 보도했다. LG전자가 파격적으로 휴대폰 지원금을 모두 공개키로 한 것은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휴대폰 지원금과 유통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금액을 분리해 따로따로 공시하자는 게 핵심이다.
만약 LG전자가 이번 지원금과 리베이트 공개를 강행할 경우, 제조사가 이통 3사에 제공해온 지원금은 물론, 이통사가 대리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보조금) 등 이른바 제조사, 이통사, 대리점간 10여년 가까이 담합해온 ‘깜깜이 보조금 제도’의 민낯이 전격 드러날 전망이다. LG전자는 국회와 정부에 이를 전달할 방침이며, LG전자의 이번 휴대폰 지원금 공개정책이 받아들여질 경우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에 일대 혁신이 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깜깜이 보조금’을 모두 공개하자는 내용의 파격적 정책을 들고나온 것은 스마트폰 출시가격이 90만~100만원대 고가에 출시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단통법 시행까지 겹치면서 신제품 출시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는 등 극심한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따른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이통 3사와 삼성전자의 반발을 의식한 듯 “제조사가 부담하는 휴대폰 지원금에는 유통대리점에 지원하는 리베이트가 포함돼 있다”며 우회적으로 제조사가 이통 3사 대리점 리베이트 지원금도 일부 부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 LG전자의 승부수, “유통 대리점 깜깜이 보조금 모두 까자”
LG전자는 휴대폰 지원금의 투명성을 높여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G6, V20 등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실적이 극도로 부진한 원인이 90만~100만원대로 책정된 이통사의 고가 판매전략으로 단말기교체 수요를 크게 자극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점을 감안해 지원금과 리베이트를 모두 공개함으로써 이통 3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단말기 보조금 상당부분을 없애 스마트폰 판매가를 대대적으로 낮추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15년 이상 금기돼온 휴대폰 유통보조금을 모두 오픈하자는 파격적 제안을 들고 나온 셈이다.
LG전자는 단통법과 이통 3사의 깜깜이 지원정책으로 인해 이른바 유통점 과열·출혈 마케팅을 부추기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휴대폰 유통시장에 대한 불신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제조사가 이통 3사에 제공하는 단말기 지원금을 공개,자연스럽게 90만원대 이상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는 단말기가격 인하를 대폭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힙입어 단말기 교체수요를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는 제조사 지원금이 사라질 경우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구입가격은 30만원이상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분위기다.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는 이통 3사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로부터 스마트폰 구매 시 가격인하 대신 거꾸로 출고가를 90만원대이상 100만원대로 높게 책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기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구매자가 제조사에게 판매가를 높여줄 것을 주문하는 이해할 수 없는 구매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대리점을 통한 이통사의 고객확보 전략 때문이다.
즉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100만원대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대를 내세운 뒤 제조사로부터 지원받는 지원금과 리베이트 금액을 통해 기기교체 및 번호이동 고객에게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조건의 약정상품으로 고객을 2,3년간 경쟁사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2,3년간 특정 이통사에 장기 가입하는 약정상품을 통해 단말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시달리고 있다.
■ 이통사의 거센 반발, “리베이트 금액 절대 공개할 수 없다”
이통 3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는 영업비밀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LG전자 역시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초강수를 강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지원금과 리베이트 일괄 공개 시 제조사의 영업비밀이 노출되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란 제조사 반발과 이통사의 우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일축했다.
LG전자는 국내 이통사의 경우 100% 내수시장형 모델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삼성전자 등 제조사 영업비밀 역시 글로벌 이통사들이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원가와 판매가를 이미 다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비밀 노출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LG전자의 공개방침은 단말기 판매가 인하효과가 있는 데다, 기존 혼탁한 휴대폰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달 분리공시제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정부와 국회의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과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소비자에 대한 지원금은 물론 대리점에 대한 리베이트 지원금 역시 이통 3사와 제조사가 각각 분담하는 비율 및 금액을 명확히 공개해야 분리공시제의 실효성을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유통구조개선, 소비자 비용부담 완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국내 이통시장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LG전자의 이번 강수가 입법과정에서 반영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통 3사는 보조금 성격의 리베이트 금액이 공개될 경우, 스마트폰 판매가격이 이통사의 마케팅전략에 따라 매일 매일 변하는 점, 단말기가격이 고정가격이 아닌 고무줄처럼 수시로 변하는 변동가격이라는 점 등이 리베이트금액과 함께 드러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엄청난 소비자 비판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LG전자의 이번 공개방침에 따라 그동안 복잡한 요금체계와 수시로 변하는 보조금을 통해 소비자들이 정상적인 구매 판단을 힘들게 하는 것은 물론 유통대리점간 경쟁을 저해해온 휴대폰 보조금 공개제도 도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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