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부, 금융위원회 4개 부처는 어떤 형태로든 개편될 것이다”
탄핵정국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대선정국이 본격화함에 따라 차기 정권의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유력한 대권후보인 문재인∙안희정∙안철수 캠프 등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정부조직개편의 큰 틀에 포착된 통폐합 가능성이 높은 부처는 대략 4개로 압축되고 있다.
위기의 4인방인 미래부, 방통위, 교육부, 금융위 4개 부처는 위기감에 휩싸인 채 살아 남기 위한 전방위적 로비전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 부처는 차기 정권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을 건 논리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 직제를 뒤흔들면 공직사회가 제대로 일을 하기 힘들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논리에 따라 정부조직을 마음대로 바꾸는 관행을 이젠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행정학 전문가그룹은 정부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것은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며, 부처 통폐합보다는 소관 업무를 통폐합하거나 이관하는 등의 업무조정을 통해 새 정권의 국정철학을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부, 방통위, 교육부, 금융위 등 4개 부처 장∙차관 및 실∙국장들은 캠프별 행정조직개편 관련한 자문단을 찾아다니며 존립논리를 담은 정책자료를 돌리거나 설명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재계와 벤처산업계는 정부조직개편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부처별로 권한을 주고 장관이 소신있게 국정을 펼 수 있도록 하고, 장관 역시 5년을 같이할 최고 수준의 인재를 발탁하는 국정철학이 더 시급한 요소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위기에 놓인 4개 부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떻게 통폐합될지 피치원이 긴급 진단한다.
■ 박근혜 정권 최대 수혜부처에서 존폐위기로 추락한 미래창조과학부
통폐합 1순위로 떠오른 미래부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래부 해체를 정부 조직개편의 핵심 공약으로 공언하고 있다. 실제 문재인 캠프는 미래부를 옛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로 분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가 수술대 1순위로 떠오른 것은 박근혜 정권 최대 실패정책인 ‘창조경제’ 주무부처라는 포지션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정권은 주요 재벌 대기업에 압력을 행사, 도마다 수백억원씩의 자금을 출연해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했지만, 알맹이 없는 전시행정으로만 일관, 최대 실패정책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차기 정권에서 상당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현 정권 최대 정책 아젠다인 ‘창조경제’실행부처로서, 기존 과기부, 정통부 등을 통폐합해 매머드급 부처로 출발했지만, 초라한 실적에 출범 5년만에 사라질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래부가 실패한 것은 확실한 정책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DJ정권시절 벤처산업 붐을 일으켰던 정보통신부의 아성을 뛰어넘기는커녕, 오히려 벤처산업 퇴행기를 초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래부의 한계는 기본적으로 통폐합된 업무에 걸맞은 예산확보와 권한을 초기부터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측면에서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청와대와 대통령이 제시하는 창조경제의 거대한 그림에도 불구하고 미래부는 이를 추진할만한 예산도 권한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과기부와 정통부, 방통위 기능이 통폐합됐지만, 이들 3개 부처출신들이 서로 기름과 물처럼 겉도는 한 지붕 세 가족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문기 전 장관과 현 최양희 장관 등 역대 최약체 장관이란 평가가 쏟아질 만큼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실행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최문기 전 장관의 경우 1년 내내 창조경제 개념논란에 휩싸이는 등 초대 장관으로서의 ‘함량미달’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실제 최문기 미래부 초대 장관은 부족한 실행력과 전혀 조직을 장악하지 못한 채 겉돌다 도중하차, 벤처산업계로부터 엄청난 실망과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현 최양희 장관으로 이어지는 미래부 정책 노선 역시 스타트업, 벤처산업계와 정치권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오히려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중기청 보다도 역할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다.
결국 미래부는 과학기술부와 옛 정보통신부의 부활과 엇비슷한 구도로 개편되면서 또 한번 ‘헤쳐모여 부처’로 전락할 운명을 맞고 있다. 미래부 해체론이 제기되자 우정사업본부 4만여 명이 소속된 공무원 노조는 미래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를 분리, 우정청으로 승격해달라는 로비에 나서고 있다.
■ 대폭 축소해야할 방송통신위원회, 차기 정권은 방송장악력을 포기할건가
방통위는 통신과 방송의 복합서비스를 가로막는 규제로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비판여론에 직면해 있다. 특히 방통위는 방송 관련법을 움켜쥔 채 기존 제도권 방송에 대한 규제와 장악력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대한민국 방송이 여전히 정권의 통제를 받는 구시대적 방송정책을 유지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방통위는 여전히 방송심의 권한과 재허가권을 명목으로 지상파 3사는 물론 종편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여전히 KBS, MBC 사장 선임권한을 청와대가 행사하는 것은 물론 민영방송사인 SBS 역시 재허가권을 명분으로 방송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종편 역시 재허가를 빌미로 정권 입맛대로 통제하는 전근대적 방송환경을 고집하는 핵심 부처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방송전문가들은 방송이 권력에 종속되지 않고 공정보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과 콘텐츠가 쏟아지도록 방통위 조직을 대폭 축소, 최소한의 규제 권한만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굳이 방통위라는 정부 직제를 갖출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규격과 통합된 기술규격 등에 대한 법적 근거 업무로 국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처럼 망 중립성이나 서로다른 서비스가 중첩되거나 새로운 기기들의 표준규격 등 새로운 서비스 질서에 대한 구획정리 업무에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방통위 주무과장은 최근까지도 매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임원을 호출, 매주 신규가입자 수를 업체별로 2만명을 넘지 못하도록 지시하고, 18만~20여만원수준의 단말기보조금 가이드라인을 제시, 넘지 못하도록 지시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런 말도 안되는 단통법을 앞세워 반시장적인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빌미로 이통 3사에 대한 가입자유치 경쟁을 가로막고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 보조금도 제한하고 주간단위 신규가입자 숫자도 통제하는 전근대적 정책을 버젓이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단통법을 근거로 이통3사를 간섭하는 것은 전형적인 규제를 통해 기업을 통제하려는 ‘공무원의 규제본능’의 대표적 사례라며 방통위 업무 축소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방통위가 네이버 등 포털에 대한 규제와 동영상 플랫폼 MCN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갑질 규제 논란에 휩싸인 것도 방통위 조직개편의 당위성을 부추긴 요인을 분석된다.
문제는 정권마다 야권시절에는 방송독립과 방통위 권한 축소를 부르짖다가도 정권출범 이후에는 방송장악을 포기하지 않는 관행을 반복하고 있어 방통위의 축소개편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교육부, 과연 폐지될 것인가?
현재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전 대표 등 대권 주자들이 하나같이 교육개혁을 주장하고 있어 교육부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메스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안철수 전 대표는 아예 교육부 자체를 폐지하겠다고 공언, 교육부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교육부는 교육부 존립의 당위성을 제시하는 자료를 캠프 및 언론에 집중 배포하며 대선주자들의 교육부 폐지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 폐지론이 대선주자들의 주요 정책으로 등장한 것은 암기식 입시제도의 폐해와 천문학적인 가계비용 지출을 강요하는 사교육의 폐단, 대졸자들의 전문성 부족과 절벽취업 등 현 교육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국민적 비판여론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알파고 등 인공지능시대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암기하고 문제풀기의 달인을 만드는 현 대학입시제도와 초중고 교육체계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교육부의 경우 대학에 대한 과도한 간섭과 재정지원을 통한 통제 등 대학 자율화를 직접 해치는 주범이라는 비판여론에 직면해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현 대학입시가 복마전으로 변해 변별력 없이 대학입시에 엄청난 낭비와 비효율을 가져온 장본인이 교육부의 대학정책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교육부의 경우 교육부 출신 고위관료들이 대학은 물론 정치권 등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데다, 교육 관련 단체 및 기관에 대한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교육부 해체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금융개혁의 최대 걸림돌인 금융위원회, 이번에도 생존할까?
금융위원회는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개혁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인 부처다. 실제 금융위는 은행 및 금융권에 대한 무소불위의 권한과 규제를 행사하는 것은 물론 핀테크 등 새로운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막고 규제하는 규제 갑질의 대명사인 부처다.
실제 금융위는 시중 금융권은 물론 산업은행 등 금융권 전체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퇴임 후 금융권 낙하산인사를 지금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 금융위가 핀테크에 부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은 핀테크가 기존 금융권 이익을 침해하고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 때문에 지금도 핀테크에 대한 규제와 서비스를 방해하는 각종 선제조건을 제시하는 핀테크 규제양산에 골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 관피아가 지배하며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인 금융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대권주자들은 차기 정권에서 금융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거꾸로 기재부의 국제금융부와 금융위를 합쳐 금융부로 격상하는 몸집불리기 로비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규제를 완화해도 부족할 판에 아직도 규제양산 최대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금융위 기능을 대폭 축소, 기재부 내로 흡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를 배제한 채 규제의 틀을 포기하지 않는 금융위를 해체하지 않는 한 핀테크 등 대한민국 금융산업 경쟁력은 갈수록 저하, 중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하지만 금융위 해체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역대 정권마다 금융위의 뛰어난 생존전략을 감안해볼 때 차기 정권에서도 금융위는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등을 무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반대 로비에 나서고 있고, 산업·통상·에너지(자원) 등 3개로 쪼개는 방안이 거론 중인 산업통상자원부, 유승민 대선후보가 폐지를 선언한 여성가족부 역시 비상이 걸린 상태다.
반면 박근혜 정권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복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중기청은 차기 정권에서 반드시 중기부로 승격한다는 전략 아래 치열한 로비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그룹은 대선 때마다 부처마다 부처 폐지, 통폐합을 막기 위해 로비하고 줄 서는 풍경은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처조직 개편보다는 행정력 효율화에 맞춘 업무 재조정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편 국회에서는 상임위별로 차기 정권 정부조직개편방향과 관련한 정책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으며, 해당 부처 실∙국장들은 상임위별로 부처 존속의 당위성을 제시하는 살아남기 로비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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