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일, 홍채인식기술과 방수기능이란 압도적 기능을 앞세워 스마트폰 하드웨어 역사상 최고의 모델이란 찬사를 받으며 공개된 갤럭시노트7.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190여만대 가량 팔려나가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배터리 폭발사고가 속출하면서 스마트폰 역사상 최초로 리콜로 ‘단종’되는 수모를 겪으며 출시 2개월여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갤럭시노트7.
삼성전자가 23일 서초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은 그동안 제기됐던 스마트폰 본체 문제가 아니라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원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전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날 고동진 사장은 “700여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투입해 20만대 이상의 완제품과 7만대 이상의 배터리 테스트를 진행했다”면서 “테스트 결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절반의 해명, 여전히 남아있는 삼성전자 갤럭시폰에 대한 신뢰성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잇따른 폭발화재로 단종사태를 몰고온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이 정확히 배터리 자체결함이라고 밝혔지만, 배터리 공급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혀 완벽하게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즉 삼성전자 주장대로라면 갤럭시노트7에 채택된 배터리공급업체인 삼성SDI와 중국 ATL이 만든 배터리의 자체 결함 때문에 갤노트7 폭발사고가 터졌지만, 이들 업체에 보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제품회수 및 단종사태로 총 7조원 규모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방침은 대외적으로 갤럭시노트7 폭발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공식 발표했지만, 설계상의 복합적 결함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즉 배터리 결함이 확실하다면 7조원대 피해 중 일부를 청구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피해보상 청구를 통해 얻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즉 배터리업체의 입장에서는 피해보상액과 함께 신뢰도 측면에서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크고, 결국 법적 다툼으로 갈 경우, 설계상의 문제와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다시 갤럭시폰 성능 논란만 불거질 것이란 우려다.
즉 갤럭시노트7 대참사를 빨리 딛고 차기작 출시를 서둘러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7조원대 손실을 스스로 감당하고 배터리업체와의 피해손실 법적 분쟁을 피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배터리가 발화사고의 원인이라고 밝힌 만큼 삼성SDI와 중국 ATL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지만 스스로 이를 포기하겠다는 밝힌 것도 이런 맥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발표 직전에 삼성SDI와 중국 ATL사를 통해 배터리 자체결함에 대한 공식발표를 극비리에 조율한 정황을 감안해볼 때 향후 갤럭시S8 출시와 관련, 배터리 안정성을 위협하는 설계상의 복합적 결함보다는 배터리 자체 결함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폭발사고가 잇따라 터질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SDI가 납품한 배터리의 분리막이 얇아 N극과 S극이 접촉하면서 급격히 과열, 폭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단종 대참사 딛고 갤럭시S8 신뢰성 회복이 관건
삼성전자는 23일 발화원인에 대한 공식 발표를 통해 갤럭시노트7 대참사를 일단락짓고, 갤럭시S8을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반드시 지킨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의 홍채인식과 방수기능에 이어 갤럭시S8에는 인공지능(AI)과 삼성페이 등 혁신적 기능을 핵심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다.
갤노트7 단종사태에 불구하고 갤럭시S7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생각보다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 삼성전자는 23일 발화원인 발표를 기점으로 갤럭시S8 출시를 위한 엄격 품질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 폭발사고와 단종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브랜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4월 출시예정인 갤럭시S8을 통해 대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수뇌부는 갤럭시S8 출시 전에 테스트 기간을 충분히 해 갤노트7과 같은 폭발사고를 완벽하게 방지한다는 전략이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갈수록 슬림화하는 반면 최첨단 혁신적 기능을 추가하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설계 구조상 ‘퍼스트 무버’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이다.
만약 갤럭시S8에도 비슷한 배터리 폭발사고가 초기에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로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브랜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게 유력하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갤럭시노트7 때와는 정반대로 테스트기간을 2배로 잡는 등 제품 안정성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어 폭발사고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일단 긍정적이다. 로이터 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역시 삼성전자의 이날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발표를 상세히 다루며 삼성전자의 이번 결함조사로 전반적인 제조 프로세스가 향상돼 신뢰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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