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후폭풍]의미심장한 이해진 의장의 미소,한성숙 신임CEO체제의 네이버 관전법 [김광일의후폭풍]의미심장한 이해진 의장의 미소,한성숙 신임CEO체제의 네이버 관전법
네이버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해진 의장 퇴진과 한성숙 CEO’라는 새로운 네이버 경영체제에 대한 찬사와 의미를 부여하는 네이버 분석기사가 연말 연초 주요 언론 매체를... [김광일의후폭풍]의미심장한 이해진 의장의 미소,한성숙 신임CEO체제의 네이버 관전법

네이버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해진 의장 퇴진과 한성숙 CEO’라는 새로운 네이버 경영체제에 대한 찬사와 의미를 부여하는 네이버 분석기사가 연말 연초 주요 언론 매체를 통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 주요 언론보도의 초점은 이해진 의장이 한성숙 부사장을 대표로 발탁한 배경과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면서 명실공히 네이버가 이제 한성숙 CEO체제로 본격 가동된다는 점에 맞추고 있다.

이 의장이 김상헌 대표를 8년만에 사퇴시킨 배경이 ‘혁신’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절박함과 함께 한성숙 신임대표 선임과 관련,‘사업형 CEO체제가 열렸다’는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해진은 가고 한성숙 온다”는 제목의 기사도 잇따르고 있다.

과연 그럴까? 네이버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높은 관심은 네이버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곧 여론이고 모든 게 네이버를 통해 이뤄지는 등 한국 사회는 이제 네이버 없이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눈뜨면 네이버’세상에 살고 있다.

이해진 대주주가 스스로 의장에서 물러나고 한성숙 부사장을 사령탑에 앉힌 진짜 배경은 무엇일까? 이해진 의장의 퇴진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 김상헌 CEO의 퇴진이 던지는 메시지는 이해진의 자신감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 사령탑을 김상헌 대표에서 한성숙 부사장으로 교체한 것은 네이버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감과 압박과 관련, 처음으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의장은 법조인 출신 김상헌 대표체제를 마무리하고 실무형 스텝을 CEO로 올림으로써 한국 사회 전반이 갖고 있는 ‘반 네이버 정서’와 관련, 사실상 CEO급에서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이 의장이 96년 네이버 창업 후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겪은 가장 큰 고민은 한국 사회 전반에서 제기되는 ‘반(反) 네이버 정서’였다. 국내 모든 언론 뉴스를 가져다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를 통해 유통시키는 네이버는 늘 편집논란에 휩싸여왔다.

특히 정치권은 여당과 야당 가리지 않고 자신들에 불리한 편집을 하고 있다며 10여년째 네이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역대 정권 역시 대선과 총선시 늘 네이버가 친여당적 편집을 하는지 예의주시하며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해온 바 있다.

정치인들은 선거철마다 자신을 음해하는 악성 댓글을 삭제해달라며 늘 네이버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수년째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원 역시 늘 네이버에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점 때문에 정치권 전체적으로 ‘반 네이버’ 정서가 강하다.

뉴스 영향력과 광고시장을 네이버에 송두리째 뺏긴 메이저 언론 역시 네이버는 늘 ‘눈엣가시’였고, 언론사의 네이버 비판과 ‘딴지걸기’ 역시 1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권은 물론 정치권, 언론 등 이른바 한국 사회의 가장 영향력이 큰 파워그룹이 모두 네이버에 각을 세우며 온갖 위협과 협박, 비판을 해왔으며 이해진 의장의 고민은 이런 전방위적인 ‘반 네이버 정서’를 어떻게 완화시키고 규제의 함정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느냐의 연속이었다.

이해진 의장이 창업 10년 차이던 2005년 연합뉴스∙YTN기자 출신인 최휘영(54)씨를 네이버 CEO에 앉힌 것도 이런 외부 압력과 견제 등을 의식한 인사였다. 네이버가 최 대표에 이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출신인 LG법무팀 부사장이었던 김상헌(55)씨를 전격 영입, 2009년 4월부터 8년간 네이버 CEO자리를 맡긴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정부의 압력과 정치권의 끝없는 압박, 주요 신문사, 방송사 등 언론계의 날선 비판 등 대관 및 대외업무를 언론인, 법조인 출신 전문경영인을 통해 방패막이를 해온 것이다.

실제 김상헌 대표 역시 네이버 서비스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오로지 대 행정부 및 정치권, 대 언론, IR업무 등 대외업무만 맡았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이해진 의장은 오퍼레이팅, 사업부 업무별 실행경력이 없는 임원은 절대 중용하지 않고 중책을 맡기지 않는 철칙을 갖고 있다.

결국 11년간 두 명의 전문경영인을 통해 이러한 정부행사 참석 등 대정부 업무와 정치권 입막음, 영향력이 큰 대학교 교수들에게 연간 수백억 원대 전방위적 연구지원을 통해 ‘친(親) 네이버’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업무, 언론관계, 포털 편집권에 대한 정권의 요구 등을 완화∙타협하거나 해결하는 일을 주로 진행해온 것이다.

2016년말 이해진 의장이 김상헌 대표의 퇴진을 전격 결정한 것은 이제 이러한 한국 사회 전반의 ‘반 네이버’ 정서와 반발에 대해 CEO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인사로 분석된다.

즉 이젠 행정부와 정치권, 언론계의 압력과 요청에 대해 동아일보 기자출신인 윤영찬 부사장(최근 이사에서 승진)으로 일원화, 임원급으로 격하시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즉 이제는 밖에서 아무리 난리 치고 압박해도 CEO는 서비스운영 및 사업을 총괄하고 부사장 임원급에서 한국 사회의 ‘반 네이버 정서와 요청’을 모두 응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즉 한국 사회의 ‘반 네이버 정서’를 이젠 어느 정도 정리했고, 더는 CEO급에서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더 이상 응대해봤자 별 실익도, 불이익도 없다는 게 이해진 의장의 정무적 판단으로 보인다.

정치인들은 알아서 네이버 눈치를 보고, 언론 역시 네이버 뉴스스탠드 입점 언론사에 대한 콘텐츠전제료를 대폭 올려주고, 뉴스검색을 통한 방대한 트래픽을 언론사에 안겨주는 뉴스유통 권한을 갖고 있는 네이버앞에 눈치 보기 바쁜 역학관계도 네이버의 이런 자신감의 배경이다.

대한민국 언론과 정치권은 이미 네이버에 접수된지 오래다. 신문사 등 언론사로 하여금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만들도록 해 낚시성기사나 선정성 기사, 어뷰징기사를 적발, 검색제휴를 중단하는 등의 악역 감시자 역할을 네이버는 이미 언론사에 넘겨 저급 뉴스와 낚시성 기사범람의 책임에서 벗어나 있는 형국이다.

언론은 네이버 플랫폼에서 쫓겨날까 늘 네이버 눈치보기 바쁘다. 메이저 언론조차 네이버에 노출되지 않으면 뉴스영향 자체가 확보되기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제 오랜 한국 사회에서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에만 전력투구하겠다는 자신감을 이번 CEO 인사를 통해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 이해진 의장의 신임사장 발탁 메시지,“실제적인 경영자는 한 명이면 된다”

이 의장이 한성숙 부사장을 CEO로 발탁한 것은 안정보다는 ‘혁신’을 위한 조치이자 네이버의 차세대 먹거리 미래사업발굴을 위한 인사라는 언론보도는 실제 회사 내 정서와는 체감온도가 많이 다르다.

한 신임 CEO는 네이버 서비스운영에 관한 한 치밀하고 꼼꼼하기로는 ‘이해진 판박이’로 불리는 인물이다. 한국 근대사 100년의 정보를 거의 모두 담고 있는 거대한 네이버의 DB와 다양한 텍스트에도 불구하고 오∙탈자 하나 없을 만큼 오퍼레이팅에 관한 한 완벽함을 추구하는 이해진 의장의 집요함은 정평이 나 있다.

네이버 서비스에 대한 철학과 방향에 관한 한 한성숙은 ‘이해진의 복심’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만큼 이 의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해진 의장이 한성숙 현 부사장을 CEO로 발탁한 것은 현 네이버 운영과 오퍼레이팅에 대한 완벽한 유지관리 업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게 정설이다.

왜냐하면, 한성숙 신임대표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 개발, 이를 통해 트래픽을 만들고 여기에 수익모델을 자잘하게 붙여 차곡차곡 매출을 만드는 그야말로 서비스 운영의 달인이기 때문이다.

즉 한성숙 신임대표는 라인성공의 주역 신중호 대표나 ‘제2의 라인’으로 평가받는 스노우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김창욱 스노우 대표 수준의 글로벌 신사업이나 초대형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정도의 스타급 CEO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해진 의장이 제시한 메시지는 현 네이버 서비스를 더욱 더 탄탄하고 매출지향적인 정책방향을 한 신임대표에게 맡긴 것으로 봐야 하며, 이 때문에 한 신임 대표의 역할은 운영총괄 겸 부사장을 맡고 있는 현재의 업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진 의장의 또 다른 메시지는 본인이 이사회 의장에서 사퇴하지만 결국 네이버 CEO는 자신 한 명이면 족하다는 메시지도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이 의장이 한 신임대표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급전직하로 추락하는 웹 네이버의 트래픽 이탈에도 불구하고 비례해 웹네이버 검색광고 매출이 감소하지 않는 데다, 검색광고나 배너광고를 집행하기에는 공간의 협소성 때문에 한계가 있는 ‘모바일 네이버’에서 조차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신중호 라인 대표처럼 불도저식의 강렬한 추진력을 갖춘 임원을 선호하는 이해진 의장은 역설적으로 한성숙 신임대표 같은 ‘쫀쫀하기 그지없는’업무스타일과 집요하면서도 변함없는 오퍼레이팅 퀄리티를 보여주는 ‘한성숙식 디테일’도 변함없이 선호한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네이버 사령탑 교체를 통해 이해진 의장이 드러낸 메시지는 “네이버의 실제적 경영자는 자신 한 명이면 족하다”는 것과 네이버 서비스 운영에 관한 한 자신이 완벽하게 손을 떼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미에서 한 신임대표에게 CEO타이틀을 통해 총괄운영을 재차 맡긴 복합적인 의미로 분석된다.

■ 2017년 네이버의 행보, “주연은 라인, 네이버는 조연”

결국 네이버 그룹을 총괄하는 이해진의 향후 행보는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라인에 무게중심을 두는 ‘라인 주인공, 조연 네이버’경영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컬 네이버는 모바일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 확대와 신규 매출을 통해 ‘웹 네이버 매출감소’를 커버하며 ‘모바일 매출’을 급격히 높이는 방향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이며, 이 모든 것을 이젠 한 신임대표가 주도하게 됐다.

한국 사회가 그동안 네이버에 가해진 복합적인 압박과 견제를 결정적으로 해소한 ‘신의 한 수’같은 정책들이 모조리 이해진 의장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의장이 내놓은 네이버 핵심정책은 지식검색 이후, 한국 사회의 ‘네이버 피로증후군’을 한 방에 해결했던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 포털제휴평가위원회 같은 정책들이다.

결국 이 의장은 신임 CEO에게 운영총괄을 맡기되, 변곡점을 바꿔야 하는 시대적 정책은 여전히 자신이 관여하는, 사실상 단일 지휘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이해진 의장의 인사이트를 따라갈 네이버 스텝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이버 그룹의 뉴비즈니스와 글로벌 사업은 여전히 외부에 포진해있는 이해진 사단의 스타급 핵심 스텝 중심으로 발굴될 가능성이 높으며, 라인과 스노우를 필두로 한 네이버 글로벌화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이해진 창업자가 3월 이사회를 앞두고 최근 조용히 미소짓는 의미는 이젠 대한민국 눈치를 더 이상 보지 않고 사업을 하겠다는 강한 자신감 때문이다. 로컬 네이버는 이제 운영총괄 한성숙 CEO 체제속에 관리는 채선주 부사장, 대관업무는 윤영찬 부사장이 담당하는 체제로 변모한다.

1989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 컴퓨터 잡지 PC라인의 창간 멤버로서 IT 업계에 입문한 한성숙 신임대표는 검색 업체 엠파스에서의 10년간 일하다 2007년 NHN 검색품질센터 이사로 합류한 바 있다.

한 신임 CEO는 지난해 총괄운영 부사장을 거쳐 입사 11년만에 이해진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포털업계 최초로 여성 CEO로 승진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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