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서울시의 예산중단으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조만간 문을 닫는 데 이어 나머지 전국 주요 센터도 줄줄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현대∙LG∙SK그룹 등 박근혜 정권 초기부터 정부압력에 밀려 도별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하나씩 배정받아 50억~100억원대 이상의 투자를 단행해온 주요 그룹은 내년부터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예산을 전면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피치원 취재결과 17일 밝혀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사실 주요 그룹들 모두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내년 말까지만 운영하고 정권교체 후 없앤다는 분위기였다”면서 “창조경제추진단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난 마당에 계속 운영하기는 힘들다는 게 주요 그룹의 반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해온 주요 그룹들은 내년말까지 운영한 후 자금지원을 끊겠다던 당초 계획을 앞당겨 내년 상반기 내 센터를 대대적으로 정리하거나 축소한다는 입장이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사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사실상 무상출연 개념에 가깝다”면서 “내부적으로 내년도 예산지원은 일단 보류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내년도 예산 20억원을 전액 철회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16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희망 기업에 한해 입주 기업의 사무실 이전과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혀 센터 폐업을 공식화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내년도 예산안 발표 당시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사업은 서울시 자체 기업지원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예산지원을 중단키로 함에 따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이며 65개 입주기업은 올해 내에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해야 한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경기도와 KT가 각각 지원해온 지원금 15억원, 31억6000만원을 내년에는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함에 따라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는 17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에 관한 조례안’처리를 보류, 내년도 지원금 15억원 예산 배정을 보류키로 했다. 경기도의회는 “내년도 국비 지원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센터 지원예산을 배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사업 경비 및 공무원 파견 등 행정 지원 내용을 담은 조례안이 보류됨에 따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당장 내년부터 정상적인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내년도 운영 예산은 국비 16억6000만원, 도비 15억원, KT분담금 31억6000만원 등 총 63억2000만원이며, 판교공공지원센터 1층과 5층에 1천620㎡ 규모인데 입주 스타트업이 부족해 겨우 18개사만이 입주해있다.
현재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출연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만이 성과를 내면서 유망 스타트업이 집중 발굴되고 있는 실정이며, CJ가 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별도로 운영 중인 문화창조융합센터 정도가 나름 의미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며 스타트업 생태계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정도다.
이외 나머지 창조센터는 입주 스타트업이 없어 공간이 텅텅 빌 정도로 부진한 상태이며 KT가 정부요청으로 출연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마저도 입주 스타트업이 없어 상당수 공간이 비어있는 실정이다.
실제 LG가 맡고있는 바이오, 뷰티산업육성을 맡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물론 한화그룹의 충남센터(태양광에너지), SK그룹의 세종센터( ICT,스마트농업), 롯데의 부산센터(유통,IoT,영화), 현대중공업의 울산센터(조선,의료기기),두산그룹의 경남센터(기계장비), 카카오의 제주센터(문화,SW,관광) 등은 사실상 1년 내내 이렇다 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막대한 비용만 날리고 있다는 게 주요 그룹의 자체 분석이다.
반면 네이버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스타트업 발굴 육성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보고 내년에도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주요 그룹이 잇따라 창조혁신센터에 대한 내년도 지원금을 중단한 움직임을 보이자 당장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내에 입주한 1200여개 스타트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 주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당초 전망과는 달리 1년 앞당겨 대거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 스타트업은 내년 상반기 내로 새로운 사무실을 구해 이전해야 하는 등 사실상 회사 존폐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지자체 예산이 끊기거나 축소돼 존폐위기를 맞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정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압력으로 주요 그룹들이 참여했지만 18개 센터에 입주한 1200여개 스타트업이 무슨 죄가 있냐며 이들이 계속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주요 지자체들은 창조경제혁신추진단 자체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있는 만큼 향후 ‘창조경제’란 말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이며 ‘창조경제혁신센터’란 문패 역시 그대로 존속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주요 지자체 역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이어받아 운영하는 방안에는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부분 내년을 기점으로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폐업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및 벤처산업계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동으로 인해 대기업 및 일부 지자체 등 운영주체들이 대거 내년도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등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닫는 상황으로 내몰릴 경우 자칫 이제 막 활기를 띠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가 형성될까 우려하고 있다.
■ 스타트업의 몸짓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화답하다. 오늘저녁 긴급토론회
이와 관련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입주 스타트업이 피해가 막대하며 이를 해결할 토론회를 하자는 제안을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후,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이 참석하는 긴급 지원방안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화답해 17일 긴급토론회가 열린다.
양경준 대표와 서울시는 17일(목) 저녁 7시 30분 강남 역삼역 스파크플러스 (http://www.sparkplus.co/) 2층에서 ‘박원순 시장님과 함께 하는 스타트업 지원 방안 토론회’를 긴급히 개최로 합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경준 대표가 사회를 보고 스타트업 트렌드 발표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스타트업 CEO가 상황발표를 한 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양경준 대표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자체에 변화가 있더라도 여기서 열심히 일하는 스타트업은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서울시에서 좋은 방안을 제시했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65개 기업을 서울산업진흥원(SBA)산하 스타트업 육성 공간에 입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경준 대표와 서울시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긴급 토론회를 마련해 공지하자 스타트업과 관련 벤처산업계 종사자들이 잇따라 참석을 요청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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