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하려면 개인 삶을 포기해야 합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 7일, 1년 365일 일할 각오 없으면 창업하지 마세요. 사업이 제일 중요합니다. 가정이 절대 1순위가 아닙니다”
“저녁이 있는 시간? 주말이 있는 삶? 꿈도 꾸지 마세요. 그렇게 주말 없이 최소 5년은 일해야 합니다”
26살이던 98년, 미국 현지에서 인터넷 호스팅업체 ‘호스트웨이’를 공동 창업 후 15여년만에 3명의 창업자 지분 51%를 3000억원대에 매각, 성공적인 미국 현지 벤처신화를 일궈낸 스파크랩 이한주(46) 공동대표.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간 재미교포 사업가인 이한주 대표는 2000년이후 호스트웨이 한국 사업을 해오다 고향이 그리워 2012년 완전 귀국, 2014년부터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사업에 나서고 있는 열정 넘치는 기업가다.
이한주 대표가 주도하는 스파크랩이 여느 액셀러레이터와 다른 것은 글로벌시장에 도전하는 글로벌 스타트업만을 집중 투자∙육성한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그의 메시지는 매우 직설적이다. 그가 스파크랩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수많은 스타트업 CEO들에게 반복적으로 주문하고 강조하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이한주 글로벌사업 7계명’. 호스트웨이에서 18년간 글로벌 사업만 해온 경험에서 나오는 실전 노하우다. 이한주 대표는 이왕 창업해 고생할 거면, 굳이 로컬에 맞추지 말고 글로벌시장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생은 똑같이 하는 데 굳이 사이즈가 작고 경쟁이 치열한 한국시장에 올인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
이한주 CEO가 제시하는 스타트업 기업가가 성공하기 위한 비결은 딱 하나다. 바로 일만 하라는 거다. 그는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 일 년에 365일 일하는 “개인 삶이 없는 오로지 일만 하는” 데 최소한 5년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대표는 미국서 창업, 18년 가까이 해외사업에 주력해온 글로벌 영업전문가답게 스타트업이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얼 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진단한다.
그는 4차산업 혁명의 본질인 클라우드서비스 산업에 국가의 모든 리소스를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한주 대표가 왜 ‘클라우드 올인론’을 주장하는지 심층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그는 강남 마루180 스파크랩에서 이뤄진 인터뷰 내내 클라우드를 강조한다. 왜 클라우드인가?
■ “4차산업혁명 본질은 클라우드다, SW와 클라우드에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한주 대표의 인터뷰 일성은 ‘클라우드’다. 그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새로운 변화가 글로벌 경제 질서를 단숨에 뒤바꿀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최근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4차산업 혁명의 본질이 실상은 클라우드라고 강한 어조로 설명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B2B시장에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왜 그럴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주요 은행 CEO들이 아마존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들어 미 은행의 코어서비스가 클라우드입니다. GE가 20개 데이터센터중 2개를 남기고 18개가 모두 퍼블릭 클라우드로 간 상태입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클라우드기반 서비스로 전환하는 게 바로 4차산업 혁명의 핵심이자 시작점이며, 이제 막 시작된 이런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차산업 구조는 간단합니다. 우선 센서에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런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쌓이면 분석을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특정 기기에 명령을 하고 이러한 기기가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에 변화를 가져오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이 대표는 결국 소비자들이 스스로 정해놓은 가게에 들어가려는 순간, 실시간으로 옆의 다른 가게로 들어가게 하고, 이런 소비자들의 행동패턴과 방향을 실시간으로 틀어주는 게 바로 클라우드기반 4차산업의 기본 메카니즘이라고 설명한다.
이한주 대표는 클라우드기반의 4차산업혁명이 막 시작하는 지금이 새로운 최적의 사업기회인 동시에, 한국이 글로벌 B2B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강조한다.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실시간으로 바꿔주는 클라우드기반의 4차산업에 필요한 데이터용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입니다. 지금의 빅데이터 개념과는 차원이 다른 거죠” 이 대표는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 의미있는 분석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통신인프라, 컴퓨팅파워, DB 등 모든 게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논의되는 5G통신망조차 거의 쓸모없게 되고, 엄청난 속도의 통신망을 새로 깔아야 합니다. 컴퓨팅파워도 어마어마하게 개선돼야 하고, 지금의 DB기술 역시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반도체칩, DB, 각종 운영체계(OS) 등 모든 게 다 바뀌어야 하고 그런 변화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게 글로벌 B2B 사업을 18년째 하고 클라우드서비스 전문가 이한주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가 초기 단계고 이제 막 불이 붙은 상황이라며 지금이 무궁무진한 사업기회가 있는 패러다임 전환기라고 분석했다.
“지금 글로벌 빅가이들도 혼란기입니다. 이를테면 오라클도 지금 미칠 지경인 거죠. 왜냐하면, 현재 자신의 주력제품이 새로운 세상(4차산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어떤 스타트업이 나와서 시장을 주도할 지 불안해 죽는 거예요. 최근 박가이들이 대거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구글, 아마존, MS 등 거대 글로벌기업들이 모두 다 불안하니 선투자개념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하는 것이고, 결국 클라우드 서비스의 중흥기를 염두에 둔 앞선 행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센트리링크가 레벨3커뮤니케이션을 26조원(230억달러)에 인수하는 통 큰 투자에 나선 것 역시, 이런 클라우드 기반 투자를 통해 기존 버라이존과 AT&T와 한번 경쟁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ARM을 30조원에 인수한 것 역시 이런 클라우드기반 4차산업을 염두엔 두고, 컴퓨팅파워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칩시장을 완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 이 대표는 기존 기술의 붕괴에 대한 불안감이 전 세계 글로벌 빅가이업체를 뒤덮고 있고, 이런 생존경쟁의 핵심이 바로 클라우드 전쟁이라고 진단한다.
GE가 IT자원을 전 사업부에 자유자재로 적용하는 혁신적 변화를 면밀히 간파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현대자동차도 이젠 GE처럼 IT기업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독일 자동차는 물론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이 이젠 IT기업의 도전을 받고 있는 게 그 반증이라고 지적한다.
“이젠 테슬라가 따라오고, 새로운 혁신적 스타트업이 자동차를 생산합니다. 기존 자동차메이커가 테슬라만큼 혁신하지 않으면 굴뚝산업형 자동차메이커는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고, 세계 자동차시장은 10대 메이커에서 곧 5대 메이커 중심의 구도가 바뀔 것입니다”
그는 필립스조차도 기존 전구사업을 포기하고 전기 칫솔을 필두로 모든 병원용 헬스캐어 제품으로 사업을 전환, 자사 제품을 클라우드로 연결하는 사업모델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한주 대표는 지금 미국 경제를 지배하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모두 소프트웨어를 잘하는 회사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소프트웨어가 전 세계 시장을 지배했다고 봐야 합니다. 앞으로 모든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가 지배할 것입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역량과 클라우드 기술을 키우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 한국 IT산업에 대한 이한주 대표의 쓴소리, “게이트키퍼 SI업체,이젠 그만해야 한다”
시장 규모가 작기도 하고, 경쟁이 치열해 2,3위 업체가 1위 기업과 윈윈하기 어려운 구조인 한국 IT시장의 침체에 대해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대표는 명쾌하게 그 원인을 제시한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IT사업이 정말 힘든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한국과 미국시장을 간략하게 비교해 설명한다.
“미국시장은 B2B시장이 매우 다양합니다. B2C처럼 1등이 절대 독식할 수 없는 구조죠. 왜냐하면, 고객의 니즈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1등 기업이 다 먹을 수 없고, 2,3위 업체와 윈윈하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이 대표는 하지만 한국시장은 특이한 구조 때문에 B2B시장이 활성화가 안 된다고 지적한다. “B2B시장은 결국 대기업이 가장 큰 소비자입니다. 하지만 이를테면 삼성SDS가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다 보니 (삼성그룹 전체를) 독식하는 구조가 돼 있는 겁니다”
그는 B2B분야에 특화한 서비스가 많이 나와야 하고, 이런 기반을 통해 IT서비스가 에코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삼성SDS나 LGCNS같은 패턴의 SI사업과 패키지 사업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빠르게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기업 패키지의 경우 버전만 100개가 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왜냐하면 고객 주문이 제각각이니 그런 거죠.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그런 요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젠 고객 스스로 맞춰 쓰는 트렌드입니다”
이 대표는 “이렇게 고객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스스로 맞춰 쓰고, 이런 보편화한 서비스가 포맷이 잡히면 바로 세계화가 가능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도 시작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큰 기회가 오고 있다고 강조한다.“클라우드는 큰 흐름입니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지금이 기회입니다”
■ 스타트업의 세계화, “개인 삶을 포기하세요”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 까? 그리고 세계적 기업으로 크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과 프로그램이 필요할까? 그는 미국 스타트업 문화는 굳이 글로벌사업 얘기를 따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내수와 글로벌마켓을 구분해 얘기하는 한국이 이상하다는 설명이다.
“페북 저커버그 역시 보편적 서비스에 관해 얘기하고 대학, 사람, 글로벌 소통에 대해 얘기합니다. 미국시장에 국한해 얘기하지 않거든요. 당연히 처음부터 글로벌이 포커스기 때문인 거죠” 이한주 대표는 굳이 스타트업이 한국 소비자만 국한할 필요가 없고, 내수 글로벌로 이원화시킬 필요도 없다고 지적한다. 한계를 두지 말자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해외 사업경력 18년 차 답게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다. 그가 스파크랩 포트폴리오 CEO들에게 입이 닳도록 주문하는 ‘글로벌사업 성공하기 7계명’이다.
첫 번째는 ①무조건 일만 하기다. 저녁이 있는 삶, 토∙일 주말이 있는 삶은 애당초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가정과 회사일 둘 중에 무조건 회사 일이 우선순위 1위여야 하고 이런 것은 미국 내 스타트업도 똑같다고 강조한다. 창업해 성공하려면 하루 24시간, 일주일 7일, 1년 365일 일만 할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 대표는 이렇게 365일 일하는 패턴을 최소 5년간은 해야 하고,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창업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도 망하는 게 스타트업 생태계이기 때문이란다. 그의 글로벌 사업성공 두 번째 비결은 ②대표이사 해외 이사하기다. 그는 글로벌사업을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무조건 해외 현지로 이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시 짐 싸 이사갈 자세가 돼 있어야 합니다. 가족이 같이 갈 수 없어 사장이 못 간다고 하면 저는 거기까지라고 답합니다. 글로벌사업을 포기하면 됩니다”
이 대표는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가 라인에 성공한 것은 경영진이 직접 나갔기 때문인 거죠. 원격조정? 그건 환상입니다. 대표이사가 나가던지, 현지인 대표를 발탁해 권한을 주든지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선 현지의 치열한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이한주 대표는 이어 무조건 현지 마케팅 및 세일즈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비스명과 회사명은 같게, 영어가 부족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비즈니스 영어를 하는 태도 등이 그가 강조하는 요소들이다.
③자신감의 영어 ④ 회사이름과 서비스명은 같게 ⑤타켓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⑥마케팅,세일즈 현지인력 채용 ⑦한국시장부터 잘하기 등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CEO들이 착각하는 게 하나 있다고 지적한다. “좋은 솔루션만 개발하면 팔릴 것으로 생각하는 데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그는 시스코, 오라클 같은 미국 내 성공한 B2B기업이 IPO를 할 때까지 대략 평균 총 1000억원가량 투자하는 데, 그 가운데 60%가량인 600억원을 마케팅에 투입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좋은 솔루션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에 잘 어필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좋은 엔지니어만으로는 안됩니다. 마케팅과 세일즈에 실력 있는 사람 배치하고 많은 투자해야 합니다. 이 점을 간과하는 스타트업 CEO가 너무 많아요” 스파크랩이 B2B클라우드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것도 이러한 B2B시장과 클라우드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사람입니다. 잘하는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게 CEO의 실력인 거죠. 마케팅이 공병이라면 세일즈는 해병대쯤 됩니다. 그런 실력자들이 모여 있어야 투자가 집행됩니다”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경우 개발실력은 매우 뛰어난 반면, 마케팅과 세일즈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 이는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질타한다. 이 대표는 마케팅과 세일즈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마케팅과 세일즈 자체가 회사의 전략이기 때문이란다.
“고객의 니즈가 뭐고, 고객 니즈중에 어떤 니즈부터 공략할 거냐? 어느 나라부터 공략할 거냐? 그리고 어떤 고객을 타켓팅하고 이를 위해 어떤 파트너와 손잡고, 그 파트너에 어떤 혜택을 줄 거냐? 이를 위해 누굴(팀원) 끌어들이고, 어느 정도 자금을 모을 것인가 하는 모든 게 마케팅의 핵심이자 전략인 거죠”
이 대표는 “내 물건을 돈 주고 사줄 사람이 누구냐?”와 “(고객이)어떤 문제를 갖고 있길래?”라는 타켓팅에서도 좀 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고객은 비용이 절감되고 매출이 올라가야 돈을 지출합니다. 10~20% 싼 정도면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결국 고객의 행동 패턴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고객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매출 역시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개념이 돼야 하는 거죠”
이 대표는 솔루션 성능이 좋다고, 기존대비 10~20% 싸기 때문에 고객이 구매할 것이라는 가정은 사실이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 무엇이 문제인가
이한주 대표는 자신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글로벌사업으로 키우는 과정을 지켜보면 20대보다 30, 40대가 성공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털어놓는다.
“마케팅이건 세일즈건 한 20년 해야 감 잡히고 전문가 수준에 올라섭니다. 20대가 멋모르고 하는 것보다 B2B에서 경험을 터득한 이가 더 잘할 수밖에 없는 거죠. 예를 들면 오라클은 영업을 정말 잘하는 조직입니다. 전 세계 영업대표에 오라클 출신이 많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이한주 대표는 대학생이나 갓 대학을 졸업한 무분별한 20대 초반의 창업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 그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사례를 든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영업사원이 쓰던 CRM같은 툴을 만들던 사람이 다른 회사 영업하는 사람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들고나와 창업한 경우입니다. 한국에는 없는 유형인데, 미국에는 이런 유형의 창업이 매우 많습니다”
이한주 대표는 이를테면 삼성전자 직원이 회사 내부에서 사용하는 각종 툴을 들고나와 창업하는 개념이라며, 미국의 경우 20대못지 않게 30대 후반,40대 초반, 50대 창업이 많은 게 이런 메카니즘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즉 갓 졸업한 20대 초반 창업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회사를 창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그래서 대기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이들의 창업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필요한 툴이라면 결국 소니도 필요하고 다 필요한 것”이라며 “결국 이렇게 돼야 하는 데, 무작정 치킨집과 빵집 창업만 줄을 잇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천편일률적으로 B2C 시장에 뛰어드는 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네이버나 카카오, 게임 같은 B2C에 스타트업에 몰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B2B시장이 정말 엄청나게 큽니다. B2C는 1위 독식시장이지만 B2B는 2,3위 업체도 1위와 윈윈할 수 있거든요”
그는 국내의 경우 큰 성공사례가 없기 때문에 외면하는 경우가 많지만, B2B 시장이 한국기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진단한다. 특히 클라우드분야는 투자 규모가 조 단위로 넘어갔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아마존, 구글, MS 등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몫이라고 진단한다.
이 대표는 하지만 클라우드서비스 성격상 GE이든 현대자동차든 삼성전자 등 기업 혼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다 소화하지 못하는 점 때문에 클라우드 밑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썰물이 들어올 때 배를 띄워야 합니다. 클라우드밑단 솔루션 B2B시장에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한국 벤처산업 생태계에 대해 이 대표는 실패리스크가 너무 큰 점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매우 나쁜 요소라고 진단한다.
이 대표는 귀국 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필요한 게 뭔지를 곰곰이 살펴봤다고 한다. 그는 ‘펀딩이 많아야 되나?’,‘멘토와 네트워킹이 필요한가?’살펴봤지만, 결국 실리콘밸리와 결정적으로 차이나는 요소는 너무 큰 실패리스크였다고 실토한다.
“실패에 대한 비용이 낮아야 돼요. 실리콘밸리가 왜 잘나가느냐 하면 실패비용이 워낙 낮기 때문이에요. 실패해도 금세 취업하거나 재창업이 가능하거든요” 반면 한국의 경우 사업실패 시 워낙 실패리스크가 큰 탓에 대기업 재취업은 물론 재창업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창업자는 그야말로 재기불능상태에 빠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기술신용보증 등에서 대출을 해주면서 대표이사 연대보증이라는 매우 나쁜 제도를 지금도 유지, 창업자들이 실패 후 재기할 기회 자체를 박탈한다고 강조한다. 즉 똑똑하고 능력 있던 사람이 창업 10년 만에 모든 열정과 아이디어가 사라진채, 자기 사업은커녕 SI로 근근이 연명하는 외주개발자로 전락하는 등 좀비기업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낭비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기술과 열정이 넘쳐도 실패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문제는 이런 기보 연대보증으로 인해 폐업하지 못하고 좀비 기업으로 남아 능력 있는 사람을 묶어놓는 폐해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는 이런 좀비기업에 실력자들이 폐인처럼 묶여있는 처참한 현실 때문에 이젠 똑똑한 젊은 친구들이 창업대열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은행 돈 자체를 빌릴 수 없고, 대부분 투자유치를 하기 때문에 폐업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 한국은 기보 연대보증 때문에 폐업을 통해 자발적으로 실패를 인정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 좀비 기업만 남아있고 우수한 인재들이 옴짝달싹 못 하고 10년 이상 썩고 있는 겁니다”
이한주 대표는 이런 사업 실패리스크를 줄여주는 게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매우 시급한 요소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 스파크랩 이한주 대표, 그는 어떤 CEO에 투자하는가?
이한주 대표는 7명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스파크랩을 운영 중이다. 매년 20개 회사에 투자, 지금까지 3년 6개월 사이 67개 스타트업에 후속 투자 포함 총 7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기업중 노우리는 기업가치 1000억원대, 미미박스는 5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자랑한다.
이한주 대표는 1000억원대 가까운 큰 규모의 엑시트와 함께 여전히 호스트웨이 주요주주로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새로운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실제 스파크랩 외에도 호스트웨이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고, 베스핀글로벌 사업 역시 2014년 런칭시킨 바 있다.
“왜 사업을 하냐”는 질문에 18년간 해온 호스팅사업의 노하우를 계속 살리고 싶기 때문이란다. 그는 호스트웨이에서 해외영업만 해와 남다른 글로벌 사업감각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스파크랩 포트폴리오의 강점은 바로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다. “사업은 정말 제일 짜릿짜릿하지만 실패 시 가장 처참한 상황으로 내몰립니다”
이 대표는 성공한 CEO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제시한다. 그는 똑똑한 사람, 열정적인 사람을 정말 많이 봤다면서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은 바로 착한 사람과 못된 사람,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점이라고 실토한다.
이 때문에 어떤 성격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지는 모르겠다며 “타이임을 잘 잡는 이가 성공하는 것 같다”고 귀뜀한다. “타이밍을 잘 잡는 행운은 결국 분석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결국 타이밍 역시 용기와 행동이 수반돼야 하는 거죠. 이거 하면 좋겠다 싶으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CEO가 있습니다. 그럼 사람이 성공합니다”
이 대표는 반대의 경우를 든다. “우리 주위에 ‘저 아이디어 내가 몇 년 전에 생각했던 건데’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잖아요. 결국 누가 행동으로 옮기느냐의 문제인 거죠” 그는 한 분야의 전문가도 중요하지만, 여러 방면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CEO들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이한주 대표는 창업 CEO들이 자신 있게 자기 사업에 관해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한다. 즉 사업이 제일 중요한 점을 내세워 거절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골수에 대한 편견을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CEO를 많이 봐요. 그런 것 걱정하지 말고 스스로 미쳐있다는 것 부담 갖지 말고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5년간 정말 미쳤으면 해요. 정말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한주 대표는 이렇게 빡세게 살아가야 하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창업에 나서지 말 것을 주문한다. 누구에게도 미안해하지 말아야 할 정도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업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가정은 그 다음 순위라는 것이다.
그는 목표를 세우면 물불 가리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미미박스 하형석 대표 같은 태도가 스타트업 CEO들이 벤치마킹할 케이스라고 털어놓는다.
■ 이한주, 그는 누구인가
이한주 대표는 중학교 2학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재미교포출신 CEO. 바이오를 전공, 대학원을 다니던 그는 시카오에서 대학친구 등 동료 3명과 98년 인터넷 호스팅기업인 ‘호스트웨이’를 창업한 바 있다. 그는 여기서 해외사업을 총괄하며 18년간 글로벌 마케팅과 영업을 해온 글로벌비즈니스 전문가로 발돋움한다.
2000년 한국에 진출, 호스팅 사업을 진행해온 그는 오랜 이민생활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전격적으로 영구 귀국을 결정, 2014년부터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을 창업, 운영하고 있다.
스파크랩은 글로벌화가 가능한 스타트업만 집중 발굴하는 차별화를 통해 국내 액셀러레이터 1호인 프라이머와 함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다. 텐센트와 네이버 등에서 경험을 쌓은 국내외 전문가 7명이 공동창업자다. 유연한 사고와 매우 공격적인 스타일로 미국 스타트업 장점과 한국적 장점을 골고루 갖춘 글로벌 투자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3월 ‘쫄지말고 투자해’ 방송에 출연, 스타트업 해외진출 노하우를 강연하는 모습]
김호균
2016년 11월 8일 #1 Author그렇게 돈벌어서 뭐할하고 그럴까?
누구처럼 중환자실비 댈라고?
절대 결혼하지 마세요
한여자, 아이들의 인생망침니다
CEO님의 인생만 올인하세요
춘
2016년 11월 11일 #2 Author삶 전체를 되집어봐야 할 나이가 오면 이한주님이 지금 얘기 했던 말이 또 바뀔 수도 있겠죠. 우리는 사업을 하는게 아니라 삶을 살아야 하는 인간이니깐..
maliboo
2016년 11월 7일 #3 Author해외에서 실패하시고 그 동안 성공 경력을 명함으로 한국에서 장사하시는 것 같아 보이시네요
간코
2016년 11월 8일 #4 Author3000억에 정리하고 귀국했으면 실패보다는 스타트업 졸업이죠
ㅉㅉ
2016년 11월 8일 #5 Author‘해외에서 실패하시고 그 동안 성공 경력을’ 이 말 자체가 반대되지 않나요?
근거라도 제시하시지 다짜고짜 뭔소리람. 일상생활 가능하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