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2010년 영국 기상청으로부터 수치예보모델 도입 시 적용료 명목으로 20여억원을 지급한 것은 물론 매년 저작권사용료 로열티로 1억5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굴욕적 일기예보 대외의존현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기상청이 영국지형에 최적화한 수치예보모델을 가지고 한반도 일기예보를 하고 있다는 뜻이며 대한민국 기상청은 결국 일기예보의 근간이 되는 수치예보모델을 자체 개발할 능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기상청이 10년도 더 된 영국의 철 지난 수치예보모델을 들여와 2016년 현재도 영국 허락 없이는 한국 지형에 맞게 수정조차 못 하는 굴욕적 일기예보 소프트웨어 작업을 하는 처참한 현실에 대한 비판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2015년 12월, 미 크레이사 기상관측용 4호기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면서 비슷한 연산처리능력을 갖춘 기종을 도입한 스위스 기상청이 지급한 20억원대보다 무려 27배나 비싼 550억원을 지급, 과도한 국민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받고 있는 대한민국 기상청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일기예보를 하는 근간이자, 핵심기술인 수치예보모델을 아직도 해외에 의존하며 매년 로열티를 지급하는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적인 파워는 갖추지 못한 채 5년마다 550억원대의 국민 혈세를 투입해 하드웨어(슈퍼컴퓨터) 껍데기만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춰놓고 ‘일기예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면책을 받고 있는 기상청에 대한 대대적인 메스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도 높게 일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굴욕적인 일기예보를 아직도 개선하지 않다니 전모를 밝혀라”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어떻게 일기예보의 핵심이 되는 예측모델 자체도 개발하지 못하고 해마다 로열티를 지급하고 수정도 못 하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
“이런 수준은 개도국이나 기후 후진국 수준 아닌가? 기상청은 그동안 5년마다 550억원 국민혈세 투입하고 그 돈으로 무엇을 했는가?”
기상청의 굴욕적 일기예보 시스템이 알려지자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한반도 일기예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산학연을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개발기구를 통해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시급히 국산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16개 산하기관, 수백여명의 연구인력을 통해서도 수치예보모델조차 개발하지 못하는 기상청을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기상예보 소프트파워를 키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연구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 기상예보, 슈퍼컴퓨터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문제야
기상청이 5년마다 550억원을 들여 미 크레이사로부터 슈퍼컴퓨터를 구매하며 내세우는 명분은 ‘느려터진 슈퍼컴퓨팅 연산처리 속도’의 문제였다. 기상청은 매번 “기상예보가 자주 틀리는 것은 기존에 갖추고 있는 연산처리 컴퓨팅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이라며 “신형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면 세밀하게 연산을 할 수 있어 더욱 정확한 일기예보가 가능하다”고 강변한 바 있다.
그렇다면 기상청 주장대로 슈퍼컴 도입 후 일기예보 정확도는 눈에 띄게 개선이 됐을까?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는 물론 시민들의 반응이다. 왜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일기예보 정확도는 개선되기는커녕 더 떨어지고, 엇나간 일기예보로 인한 비난 여론은 갈수록 높아지는 걸까?
이유는 일기예보의 핵심인 정확하게 날씨를 예보하는 핵심 소프트웨어기술인 수치예보모델을 기상청 스스로 개발할 능력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의 첫 출발점은 전국 수십 개 기상관측소에서 관측한 관측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반도 전체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추정,계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즉 온도와 습도, 풍속, 가속도, 밀도, 해수온도, 기압 등 대기를 움직이는 여러 변수를 토대로 이러한 한반도 전역의 초기값을 만들어주는 자료동화가 첫 출발점이다. 즉 실제 관측자료와 모델시뮬레이션을 결합해 초기 입력자료를 실제 대기에 가깝도록 만들어주는 과정을 말한다.
문제는 이러한 자료동화 과정은 관측자료를 끝없이 모델에 적용하면서 수정하고 오차를 줄이는 과정, 이른바 계수조정을 거치며 수치예보모델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최고 수준의 기상학자와 수학자 및 물리 및 역학 관련 공학자들이 공동작업을 해야 개발 가능한 고난이도 연구다.
즉 해양방정식과 대기방정식을 토대로 한 복잡한 미분방정식을 만들어낸 후, 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적으로 코딩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바로 수치예보모델인 거고, 여기에 데이터를 입력해 연산 처리하는 게 바로 슈퍼컴퓨터인 것이다.
통상적으로 기상용 슈퍼컴퓨팅 능력이라는 것은 이런 수치예보모델을 연산할 수 있도록 끝없는 계수조정을 통해 국가 지형에 최적화한 미분방정식을 만들어 내는 게 핵심이다. 정확한 관측데이터와 자료동화과정을 거쳐 도출된 데이터를 가지고 필요한 시점에 연산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정확도와 고도의 시뮬레이션 능력이 바로 기상예보 컴퓨팅기술인 것이다.
만약 이러한 앞단의 소프트웨어적인 능력, 즉 자료동화를 통한 시뮬레이션이나 지형에 최적한 미분방정식 알고리즘과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코딩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고성능 슈퍼컴퓨터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기상청이 껍데기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초고급인데, SW는 텅 빈 소프트파워 없는 하드웨어 중심의 기상예보 후진국이란 평가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상청 현주소에 빗대 마치 유치원생이 서버급 고성능 PC를 구매해 단순 게임만 이용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평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상청 슈퍼컴 혈세낭비 논란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기상청은 피치원 보도 이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위스 기상청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연산처리능력만 따져도 기상청 슈퍼컴의 하드웨어 스펙은 스위스에 비해 10배 이상 뛰어나다. 문제는 하드웨어 성능만 뛰어날 뿐 소프트웨어 기술이 없다 보니, 일기예보 능력을 스위스에 비해 훨씬 뒤처지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미국 인텔사의 CPU는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수년째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며 밀리자 미국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 수출금지품목으로 지정하면서 인텔사 CPU는 어마어마한 재고물량이 남아돌면서 가격이 10분의 1로 폭락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기상청은 개당 200만원을 넘던 CPU가 개당 20만원대로 10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인텔 악성 재고 CPU를 시중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장착한 미 크레이사 슈퍼컴을 550억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급하고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기상청은 소프트파워는 갖추지 못한 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슈퍼컴퓨터만 도입해놓고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며 ‘무능력에 대한 면책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20억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엇비슷한 성능의 슈퍼컴을 도입한 스위스와는 달리 한국 기상청은 하드웨어 비용은 물론 GPU적용 등 비용을 절감할 기회를 외면한 채 국민혈세 수백억 원만 탕진하는 방만한 업무스타일을 반복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상청 조직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이유다.
■ 수치예보모델 개발할 소프트파워 키우는 게 핵심, 기상청 개혁 불가피
스위스보다 27배나 많은 천문학적인 구매비용을 지출하고도 스위스 기상청보다 뒤떨어지는 일기예보를 하고 있다는 것은 ‘헛돈을 날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스위스는 자체적으로 전지구 및 국지앙상블 2개 현업모델만 실행하고 추가 두 가지는 유럽중기예보센터 슈퍼컴을 활용하는 반면 대한민국 기상청은 12개 현업모델을 운영하고 있다며 성능은 월등히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파랑모델(바다날씨) 등의 경우 해수면 온도의 경우 1년 내내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방대한 시뮬레이션 및 연산처리능력이 필요 없는 실정이다. 결국, 현업모델 가동 숫자가 12개로 많지만, 대부분 적용모델이 측정하는 셀 단위나 운영횟수 등에서 스위스에 뒤질 뿐 더러, 기본 수치예보모델 시뮬레이션 능력이 뒤떨어지다 보니, 항목별 기상예보 정확도 역시 낮은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니 아무리 많은 항목을 계산하면 뭐합니까? 기본적으로 수치예보모델이 영국 건데, 그게 한반도 지형에 맞는다는 보장도 없죠. 또 어떻게 개선해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개발하지 않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죠”
결국 ‘영국이 저작권을 갖고 있는 수치예보모델을 고칠 능력도 없고, 업그레이드할 생각도 없는’ 기상청의 굴욕적 자세를 범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혁신적 기상청 개선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교수는 “해양수온과 해류변화를 기반으로 한 해양시뮬레이션을 최적화해 개발해도 기상청은 절대 적용하지 않고 배제한다”면서 “이런 암묵적 개발 카르텔을 깨지 않는 이상 한반도 일기예보능력은 절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금도 기상청은 물론 KISTI 등 미 크레이사 슈퍼컴 구매 단골 VIP 고객은 여전히 도입 기종의 성능테스트를 지금은 논란에 휩싸인 HPL 인덱스로만 무조건 합격시키는 것으로 드러나, 수백억 원 예산집행에 대한 검증이 너무나 소홀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슈퍼컴퓨터 성능의 경우 프로그램이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9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HPL인덱스만 통과하면 면책을 주는 과거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상청 스스로 스위스처럼 기후예보모델 코드에 직접 손을 대며 자체 개발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SW중심 조직으로 시급히 개편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이젠 하드웨어 껍데기 슈퍼컴퓨터 구매비용에 주력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한반도기후 변수를 끝없이 적용하면서 기후예보모델 코딩 최적화 작업에 예산을 주로 투자하는 소프트파워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한국 기상청은 더 이상 팔리지도 않는 인텔 악성 재고를 시중가의 10배가 넘는 원가로 책정한 미 크레이사의 ‘호갱(호구 고객)’에서 벗어나 슈퍼컴퓨터 구매비용을 50억원대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수치예보모델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오랜 기간 고착화한 기상청 슈퍼컴 구매 마피아를 척결하기 위해 이젠 청와대가 나서 기상청을 혁신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백억원 예산을 투입했으면 일기예보가 매년 좋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은 이제 기상청이 오랜 유착관계인 크레이사의 호갱에 머물며 엇나간 일기예보를 반복하는 것을 더 이상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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