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던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지난 6일 미국에서 출시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Pokemon Go)가 이젠 신드롬 차원을 넘어 ‘포켓몬고 경제’라는 새로운 산업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다.
커피숍, 빵집, 식당, 술집 등 음료, 외식, 프랜차이즈 등 글로벌 유통업계가 일제히 포켓몬고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에 앞다퉈 나서면서 주요 소비재 유통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포켓몬고 블랙홀 현상에 빠져들고 있다.
포켓몬고는 한 세기에 나올까 말까 할 정도의 파괴적인 아이디어로 스티브잡스 아이폰 혁명에 비유할 만큼의 위력적인 메시지를 글로벌 IT산업계에 던져주고 있다.
■ 포켓몬고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포켓몬고 신드롬은 포켓몬스터 게임기와 만화영화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던 20년전 10대였던 ‘피카츄’세대들의 잠자던 본능을 일깨우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이런 놀라운 현상은 벌써 ‘포켓몬고 신화 탄생’이란 평가가 나올 만큼 핵폭탄급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다.
포켓몬스터 게임기와 이를 기반으로 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은 96년 당시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 10대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바 있다. 당시 육성형 게임인 포켓몬스터라는 특이한 게임에 빠진 일본에 대해 다들 “이상한 애들”이라며 폄하했던 전세계의 선입견은 25분짜리 TV용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면서 급반전했다. 전 세계 10대들은 순식간에 포켓몬 열풍에 휩싸였던 것.
닌텐도가 이번 포켓몬고 게임을 일본이 아닌 미국시장에서 먼저 시작한 것은 이런 ‘일본적인 것’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는 절묘한 신의 한 수로 분석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당시 전 세계 초∙중∙고 10대들은 그 시절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하나같이 몬스터 ‘피카츄’, ‘카이리’, ‘꼬부기’마니아가 되었던 주역들이다.
20년전 그들은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고, 키운 캐릭터를 사고파는 교환방식에 열광했다. 그들에게 포켓몬스터는 그야말로 맹목적인 자기만의 캐릭터였으며 뗄래야 뗄 수 없는 마약 같은 존재였다.
96년 시작된 몬스터 신드롬이 20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것은 다름 아닌 20년간 잠자던 ‘맹목과 본능적 열광’의 부활 때문이다. 그들은 수백개 몬스터 스토리를 다 외울만큼 광신도 같은 마니아들이다.
잘 뿌려놓은 캐릭터 하나가 10년, 20년 후에도 천문학적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전대미문의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포켓몬고 게임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국 콘텐츠크리에터(CC), 창작자의 무한한 상상력이 새삼 재조명되는 계기를 던지고 있다.
이를테면 해리포터 작가 같은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적 자질을 갖춘 이들이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자유롭게 만드는 능력까지 갖출 경우 파괴력을 포켓몬고가 전 세계에 똑똑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은 워낙 뛰어난 툴들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거의 혼자서 제작할 수 있을 만큼 쉬워졌다. 워낙 툴들이 좋아 예전처럼 수많은 보조작가가 필요 없다. 반면 게임의 경우 흥행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며 투자위험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게임기획이 힘들기 때문이다. 대작 게임의 경우 아무리 뛰어난 게임기획자라고 해도 취약한 스토리로 실패작이 줄을 잇는다.
무한한 상상력을 가진 작가 수준의 CC들이 새롭게 주목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정 분야에 몰입하는 오타꾸 같은 집착력 강한 10대, 20대 자유분방한 인재들을 이젠 주목해야 한다.
정말 만화책 마음대로 보고, 마음대로 만화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물론 10대에 마음껏 게임을 즐기고 자연스럽게 게임개발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학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가적 자질을 갖춘 콘텐츠크리에이터(CC)를 우리는 대거 양성하고 배출해야 한다.
이미 널려 있는 게임개발도구들을 손쉽게 10대때부터 익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게임중독과 사회성 떨어지는 청춘들을 인간이 되도록 강요하는 대안학교가 아니라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는 CC 양성 기관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결국, 폐쇄적이며 뭔가 몰입하는 오타쿠들이 천재인 경우가 많고, 그런 오타쿠기질과 몰입형 인간들이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와 번뜩이는 CC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런 교육적 투자없이는 우린 이렇게 포켓몬고 신화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반복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 포켓몬고 생태계를 잡아라, 놀라운 포켓몬고 경제
포켓몬고 열풍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바로 상대방과 싸우지 않는 캐릭터 육성형 게임이자 몸을 움직여야 하는 온∙오프 복합 게임이라는 점이다. 이미 “전 세계 포켓몬고 이용자 뱃살을 1인치를 줄여줄 것”이란 농담이 나올 정도로 포켓몬고 게임은 몸을 움직이는 오프라인형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폭발하는 놀라운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몬스터가 도망가면 뛰어가 잡아야 하지만, 지루한 피트니스 앱과 비교할 수 없는 재미와 흥분을 제공한다. 코난, 마징가 제트, 뽀로로 등 국산 애니메이션도 이젠 거대자본과 만나 기존 파편화돼 있는 콘텐츠크리에이티브를 아우르고 집단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금 10대인 초중고생의 영혼을 잡는 캐릭터가 앞으로 10년후, 20년후 제2의 포켓몬고 신드롬을 일으킬 CC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①포켓몬고 아이템거래 비즈니스
포켓몬고 열풍은 새로운 생태계를 잇달아 만들어내고 있다. 캐릭터를 사고파는 포켓몬고 아이템거래 비즈니스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GPS를 조작해 미국에 거주하는 것처럼 속여 단기간 내 고레벨 유저가 된 이용자가 속출하는 것도 닌텐도가 언젠가 캐릭터 간 대결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②몬스터 오토바이 서비스
이미 몬스터를 잡기 위해 오토바이에 보조의자를 장착한 이륜 오토바이 유료시장은 이미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다. 오토바이 조수석에 앉아 빠른 속도로 몬스터 등장 코스대로 돌아주며 몬스터를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이른바 몬스터 오토바이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닌텐도가 어느 시점에는 트레이너 간 결투를 제공할 게 확실시되면서 최강 트레이너(고레벨 유저)가 되기 위한 마니아들의 레벨 올리기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포켓몬고 유저들은 조만간 현실 속에서 비슷한 레벨의 트레이너 캐릭터끼리 싸우는 오프라인 전용공간도 곧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③오프라인 트레이너대결 전용 카페
현실 속에서 진짜 트레이너 간 대전을 펼치는 전용 카페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험치를 더 제공하는 특정 옷가게나 커피숍에서 구매활동 후 대전을 펼치는 유명 장소가 속출할 수도 있다.
닌텐도가 조만간 오픈할 트레이너 캐릭터를 치장하는 스킨시장 역시 폭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켓몬 카드 리워드 상품은 웬만한 오프라인 소비재 매장이 대부분 포켓몬고 마케팅에 연관된 숍으로 대거 전환할 공산이 크다.
이미 PC방에서 MMORPG게임을 할 경우, 캐릭터 성장 속도를 두 배 더 빠르게 제공, PC방 매출을 만들어온 검증된 수익모델이 있기 때문에 이런 포켓몬 카드 리워드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
④포켓몬고 리워드 오프라인 숍
이를테면 미국 등 전세계를 중심으로 호텔 모텔 등 숙박업소는 물론 커피숍, 빵집, 술집, 식당 등 특정 몬스터 아이템을 잡으면서 다양한 리워드 혜택을 받는 포켓몬고 제휴 숍들이 우후죽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포켓몬고 게임은 이제 키덜트와 오타쿠란 단어를 일반명사화하고 있다. 영상과 편집툴이 발전하면서 이제 영화도 1인이 만드는 시대다. 소설과 애니메이션, 만화와 게임 등이 어우러진 일본이 강한 종합장르의 위력을 이젠 주목해야 한다.
작가수준의 상상력을 가진 그림 잘 그리는 사람, 편집증에 왕따지만 자기만의 세계로 파고드는 오타쿠 같은 천재적 인재들이 이젠 CC의 주역이 되는 것이다. 이젠 어도비 같은 웹툰, 애니메이션 툴들이 눈부시게 업그레이드되면서 창의력이 이젠 승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들을 고품격 게임 콘텐츠로 개발시키고자 한 닌텐도의 놀라운 접근방식은 이제 모니터만 바라보며 상대방과 대결해 이겨야 하는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포켓몬 게임을 현실에서 즐길 수 있을까?” 포켓몬고는 ‘슈퍼마리오의 아버지’라 불리는 닌텐도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와 “발로 뛰는 모험”(Adventure on foot)을 개발철학으로 삼고 있는 개발사 ‘나이언틱(Niantic)’과의 만남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에펠탑 아래에서는 피카추를 잡을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며 호언장담하던 이들의 예고는 이제 천문학적인 산업규모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 게임역사에 큰 획을 긋고 있다. 라이브 액션 롤플레잉게임인 포켓몬고는 첫날 수익 490만달러, 닌텐도 주가를 53%나 폭등시키며 신화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는 블루투스형 게임기인 ‘포켓몬 고 플러스’는 현재 닌텐도 스토어에서 매진된 상태다. 닌텐도 DS의 최신기기인 3DS용 ‘포켓몬 선’과 ‘포켓몬 문’도 출시할 예정이다.
CNN 방송등이 GSP치팅,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취약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닌텐도는 이미 대세에 지장 없다는 입장이다. 포켓몬고 파생산업은 이제 어마어마한 쓰나미가 돼 전세계 오프라인 숍들을 휩쓸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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