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보기 드문 아주 빼어난 정책 하나가 화제다.
쏟아내는 정책마다 평균 이하 평가를 받던 미래창조과학부가 모처럼 멋진 정책을 내놓아 극 칭찬을 받고있다. 벤처산업계로부터 찬사와 칭찬일색이다. 정부도 공무원도 맥만 제대로 짚으면 정책적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되고 있다.
미래부 정책에 대해 벤처산업계가 모처럼 진정성 어린 시선을 쏟아내고 있는 것을 다름아닌 8개 SW중심대학 선정 프로젝트다.
미래부가 이런 정확한 맥짚기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면 이제 막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 벤처창업생태계 복원은 물론 제2 벤처산업 전성기도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부는 6일 가천대 고려대 경북대 서강대 성균관대 세종대 아주대 충남대 등 총 8개 대학교를 SW중심대학으로 선정했다.
8개 대학은 2020년까지 연평균 20억 원씩, 대학별로 6년간 총 12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8개 대학을 선정하는 이번 사업에 40개 대학이 신청,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도 이런 예산지원 때문이다.
이번 미래부 정책에 일제히 ‘좋아요’ 엄지를 치켜세우는 것은 이들 8개 대학의 경우, 내년부터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를 가르치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 SW적 통찰력이 뛰어난 개발자가 의사 결정권자가 됐을 때의 폭발력을 상상하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스티브잡스,빌게이츠 같은 혁신적 창업가들은 하나같이 개발자출신이라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껏 숱한 경영전문가와 컨설턴트 등을 통해 내려진 결론은 SW를 아는 개발자들이 최고의사결정권자,즉 CEO나 기업가로 변신할 경우가 가장 폭발적인 혁신과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무서운 변화를 주도한다는 사실이다.
즉 경영학을 전공한 CEO는 결국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개발을 위해서는 개발자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이는 결국 개발의 인사이트에 관한한 개발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잡스나 게이츠 같은 SW적인 해석과 인사이트가 뛰어난 전문가들이 CEO, 의사결정권까지 주어질 때 세상을 바꿀 새로운 혁신과 서비스들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게 현재까지의 글로벌 ICT기업의 핵심 성공 키포인트로 분석된다.
8대 대학 모든 신입생이,이를 테면 인문학적 자질과 학문적 깊이가 뛰어난 인문학도가 SW적인 기술과 노하우,그리고 SW적인 사고와 훈련을 통해 SW인사이트가 폭발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경우,그 시너지와 창업생태계에 보태질 잠재력은 상상 이상일 수 있는 것이다.
피치원 정책리뷰가 주목하는 대목은 바로 이런 연관관계와 뛰어난 두뇌를 가진 20대 대학생들이 이 정책을 통해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겸비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20년 넘게 비트교육센터를 운영하며 회사비용으로 개발자를 양성하고 있는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 KAIST교수 출신인 김진형 SW정책연구소장을 비롯해 수많은 기업가와 교수, 전문가 그룹이 그간 SW교육 의무화를 부르짖은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SW인력 10만 양병설을 주창했던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창업자의 주장은 이미 10여년전 정통부시절의 일이다.
그간 기업은 SW코딩 한 줄 할 줄 모르는 전자공학과 졸업자를 숱하게 봐왔고, 기업현장에 바로 쓸 수 없는 대졸자 신입사원은 늘 기업가들의 부담이었다.
■ 이젠 대학입시도 SW, 앞으로 벌어질 멋진 일들
이번 8개 대학 SW중심대학 선정을 통해 당장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문·사회학적 상상력과 소프트웨어(SW) 역량을 갖춘 융합 인재가 막 쏟아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비트교육센터를 수료한 수많은 개발자들이 지금 ICT산업은 물론 제조업 수많은 기업 개발실 핵심 멤버로 일하고 있듯, 앞으로 이런 융합인재들이 산업계의 융합시너지에 불을 붓는 중요한 재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정 대학들은 내년부터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예체능 등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SW 교육을 확대한다. 성균관대는 기존 소프트웨어학과, 컴퓨터공학과와는 별도로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SW를 가르치는 성균소프트웨어교육원(SSEN)을 설립키로 했다. 성대는 내년부터 3,700여명의 모든 신입생이 SW 관련 4학점을 이수토록 할 방침이다.
고려대도 내년부터 모든 신입생에게 필수 교양과목으로 SW개발 사고방식을 뜻하는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채택했다. 서강대, 경북대, 세종대 역시 신입생,비전공자 대상 SW 교육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번 미래부 SW중심대학 프로젝트를 계기로 앞으로 대학가에선 입시때부터 SW 재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특별전형 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가 내년 입시부터 SW 영재 12명을 선발키로 했고, 성균관대는 2018년 SW특기자 100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6개 SW중심대학도 2018년까지 SW특기자 전형을 신설,운영키로 했다.
이 뿐아니다. 앞으로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시 이러한 SW개발능력을 갖춘 대졸자들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며, SW개발능력을 갖춘 멀티형 인재들의 몸값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향후 SW교육을 접목하려는 대학들의 움직임은 SW산업계는 물론 재계에도 시너지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1차에 이어 미래부가 2차,3차 등 지속적으로 SW중심대학 프로젝트를 확대키로 해 앞으로 이를 둘러싼 대학간의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처럼 내놓은 정책으로 벤처산업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강도현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 그는 “모든 학문이 발전하려면 SW라는 도구가 필요한 시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강 과장이 언론에 밝힌 대로 SW개발자 양성을 통해 코리아 산업계 체질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옥에 티, 선정방식 둘러싼 가천대 논란,의혹 증폭
이번 8개 SW중심대학 선정을 둘러싸고 벌써 잡음이 이는 것은 다소간의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신흥대학인 가천대가 선정된 것을 놓고 벤처산업계와 대학가가 술렁거리고 있다.
대학가와 SW산업계에서는 가천대가 선정된 배경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가천대 신청서 계획서상에 졸업 때까지 프로그램소스 4만 라인을 짜야 졸업시킨다고 한 대목이다.
SW전문가들은 “대학원 과정,박사과정도 아닌 학부과정이 4만 라인을 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수치”라며 “정말 정부가 이런 계획을 믿고 선정했다면 이건 잘못된 계획서로 정부예산을 탄 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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