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공급과잉상황에 조선 빅3 사 모두를 살리겠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또다시 시작됐다. 그것도 국민혈세 12조원이 또다시 재벌 대기업 부실경영 메꾸기에 투입된다. 국민 누가 동의했는가?
정부는 8일 한국은행의 대출금 10조원, 정부가 재정에서 1조원 현물출자, 기업은행 대출 1조원 등 총 12조원을 투입하는 산업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8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사에 총 12조원을 쏟아붓기로 하자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타이밍도 놓치고, 부실을 잘라내고 산업경쟁력을 끌어올릴 기회 자체를 차버리는 패착에 가까운 무모한 실책이라는 혹평이 일제히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조선업의 공급과잉 상황에서 곧 수주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란 조선3사의 자구방안 근거만 믿고 또다시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쏟아붓는 이번 산업구조개선 방안은 결국 채권단의 논리에 정부가 놀아난 꼴이란 평가가 압도적이다.
발권력을 동원한 한은이 돈을 찍어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면 물가인상,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고 이런 늘어난 통화량을 흡수하기 위해 한은은 통화안정증권 등을 발행하는데 결국, 또다시 엄청난 비용을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재벌 대기업의 부실을 왜 국민 혈세로 메꾸냐는 비판여론이 SNS를 뒤덮고 있다.
■ 부채비율 7000%가 넘는 회사를 회생시키다니, 제정신인 가?
8일 정부가 발표한 산업구조조정 방안은 조선ㆍ해운 업체들의 부실을 키운 구조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과 이에 따른 책임은 전혀 따지지 않고 일단 12조원을 투입하고 버티자는 정부의 안일한 상황인식이 가장 심각한 시그널이다.
시장이 이번 정부정책에 빨간 신호를 보내는 것은 8일 정부정책이 조선 수주 상황이 빠르게 호전될 것이란 빅3 사의 향후 수주전망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지금도 일감이 없어 조선소가 텅텅 빈 판에 곧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란 자구방안의 근거에 대해“만약 그 전망치가 빗나가 12조원을 허공에 날리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 조선 3사의 부채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들이 인력을 30% 감축하고 매각 등을 통해 10조3000억원대 자구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런 수준의 자구방안으로는 현 3사의 부채규모를 감안해볼 때 ‘조족지혈 = 회생불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선 3사의 지난해 부채규모는 대우조선해양이 17조원, 현대중공업 17.8조원, 삼성중공업 12.2조원 등 무려 47조원에 이를 만큼 부실 덩어리 자체다. 이들이 구조조정해 성공한다고 전제해도 2018년말 총 부채규모는 3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7308%라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런 부실 덩어리 기업을 정리하지 않고 또다시 국민 혈세 수조원을 투입해 회생시키겠다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전문가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해 부채비율이 7000%가 넘는 민간 회사를 정부가 세금 수조 원을 투입해 살리겠다고 나선 것은 정말 코미디 같은 난센스다. 청문회 감이다”
특히 국민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없이 특정 민간기업의 대규모 부실을 또다시 재정과 국민혈세 12조원을 투입하는 현 정권의 무분별한 산업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책임규명을 반드시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젠 한국은행을 통한 발권력까지 동원하면서 이번 12조원을 투입하는 조선업 구조조정개선방안이 자칫 대한민국 금융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지는 중차대한 오판 정책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잇따른 산업구조조정에 실패하면서 이미 부실규모가 7조원을 넘어선 산업은행이 또다시 산업구조조정에 나서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게 글로벌 컨설팅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구조조정 비전문가 그룹인 산은이 왜 또다시 구조조정에 나서냐는 비판이다.
이번 산업구조조정 방안에 따른 실패와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상황이 올 경우 이번 정책 결정을 한 라인들과 한은 산은 금융위 최종 의사결정권자들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문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특정 기업의 부실을 재정과 한은의 발권력으로 메꾸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정책 결정은 향후 국가 신뢰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분할, 합병, 법정관리 등을 동원하는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또다시 국민 혈세를 투입해 ‘한번만 더 어찌 해보자’는 버티기식 정부 정책은 부실정상화는 물론 산업구조의 건전화와도 너무나 거리가 먼 ‘패착’에 가까운 수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대대적인 외과수술을 해야 할 판에 통증 완화제만 주입한 채 봉합한 미봉책이란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 새로울 게 없는 구조조정방안, 떼일 돈 20조원인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구조조정하라
3사가 밝힌 자구방안은 재탕, 삼탕 등 수없이 밝혀온 케케묵은 카드 일색이다. 해운 구조조정도 이미 추진 중인 용선료 및 채무 재조정, 국제 해운동맹 가입의 3대 조건 이행, 자체 노력으로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게 기본 포맷이다.
종전과 달리 새롭게 제시한 자구 내용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해운전문가로 교체한다는 게 유일하다.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3대 조건에 성공하면 신규 선박 건조 등을 지원하고, 실패하면 원칙에 따라 법정 관리한다는 방침은 정부가 이미 수도 없이 언론에 밝혔던 내용 일색이다.
국가 경제와 산업구조 정상화가 아닌 채권단 산업은행의 의도대로 구조조정을 한다면 부실규모를 더 키우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산은이 그간 숱하게 구조조정에 실패하며 수십조원의 국민세금을 허공에 날린게 한두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선·해운업에서 발화된 부실 불덩어리가 금융권으로 번져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신용 경색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한다.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그간 구조조정에 실패해 떼일 우려가 높은 부실채권규모는 총 20조원.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그동안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치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보신주의에 빠진 사이, 떼일 돈은 이처럼 천문학적인 규모다.
산업은행이 지분 5% 이상을 투자한 회사는 377개, 총 지분가치는 9조3000억원대. 대우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재벌 대기업과 자동차부품, 전시 홍보, 시설물 관리 업체 등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채무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사상 최대 수준인 5.68%에 이른다. 2011년 1.64%에서 5년 새 4% 포인트나 급증, 부실채권 규모는 7조원을 넘어섰다. 부실이 현실화될 때를 대비, 쌓아놓는 충당금 지표는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2014년 120.7%였던 산업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부실이 커지면서 지난해 78.6%로 뚝 떨어졌다. 수출입은행도 같은 기간 124.8%에서 79.9%로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쌓아둔 돈으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보다 많으면 100% 이상, 반대이면 그 이하다.
올해 1분기 시중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40%인 것과 비교하면 방만한 국책은행의 부실경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다.
당장 구조조정이 시작된 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떼일 위험에 처한 자금만 자그마치 20조원에 이른다. 8일 정부 발표는 이런 부실 국책은행이 또다시 구조조정전문가로 나서 12조원을 투입해 기업회생 작업에 나서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대우조선의 부실을 키워놓고, 이제 와서 그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또다시 나서서 대책을 발표하고 국민 혈세를 동원하겠다는 것은 뜻이다. 그리고 또다시 구조조정 비전문가그룹인 채권단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조선 업계 부실덩어리의‘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또다시 시작된 것이다. 기막힌 부실의 연결고리로 국민 주머니 뜯길 일만 남은 꼴이다.
No comments so far.
Be first to leave comment be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