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구이,삼겹살직화구이 식당 규제해 초미세먼지 대기오염을 줄인다? 소가 웃을 정책이다”
“맨날 초미세먼지 예보만 하지 말고 초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대책을 내놔야할 것 아닌가?”
초미세먼지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 환경부의 맥빠지는 엇박자 정책에 곳곳에서 한 숨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환경부가 미세먼지를 과다 배출한다며 지난주 고등어구이 미세먼지배출 자료를 배포한 데 이어 30일 삼겹살 등 직화구이 음식점에 대한 규제에 나서기로 하자 초미세먼지 대기오염을 개선할 근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물타기식 정책만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성 댓글이 각종 커뮤니티를 뒤덮고 있다.
환경부는 30일 직화구이 대형음식점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PM2.5)가 연간 503t가량이 발생하면서 폐 등 호흡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조만간 구이 음식 규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직화구이 음식점에서 배출하는 초미세 먼지양은 전체 초미세먼지 배출량의 4.2%에 해당한다며, 직화구이로 인한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서울 97t, 경기 99t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구이음식 전문식당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중 5분의 2가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점을 감안, 최근 발주한 연구용역자료를 토대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직화구이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PM10)역시 연간 561t으로, 전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량의 3.9%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음식점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내세워 직화구이 전문음식점에 대한 규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자영업자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등 SNS에는 “초미세먼지 대기오염은 중국발 미세먼지 및 디젤자동차, 산업단지 디젤사용 오염물질 등 대형 배출오염원이 원인”이라며 “근본대책은 없고, 고등어구이나 삼겹살구이 식당을 규제한다는 것은 해결능력은 없고 뭔가 정책은 내놔야 하는 환경부의 한계를 드러낸 졸속행정”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고등어구이나 삽겹살구이는 가정과 자영업자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디젤자동차나 산업용 디젤사용량 제한 등 초미세먼지를 발생하는 대형 대기오염원을 획기적으로 낮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은 국민 여론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환경부의 물타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 고등어구이로 역풍 맞은 환경부
“생선을 구워 먹는 건 수천년 내려온 우리 조상의 지혜이자 요리법이다. 정부가 지금 와서 고등어구이를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홍보하는 저의가 무엇이냐”
어민들과 수산물유통업계가 단단히 뿔났다.
환경부가 지난 23일 뜬금없이 가정 내 고등어구이가 기준치의 10~20배가 넘는 미세먼지와 1급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실태조사를 발표하자, 초미세먼지로 인해 국민 여론을 의식해 정부가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환경부가 고등어구이가 가정 내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공식 발표하기 무섭게 고등어 산지가격이 일제히 떨어져 어민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공동주택 22곳과 단독주택 4곳, 다세대주택 4곳 등 불과 30곳에 불과한 주택의 주방에서 요리 시 발생하는 오염 물질조사결과를 발표, 물의를 빚고 있다.
어민들은 “아니 어떻게 정부가 나서서 불과 서른 군데 가정 주방에서 요리한 결과를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고등어구이시 마치 발암물질을 먹는 듯한 공포스런 조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느냐”면서 “대기오염을 줄여 국민을 안심시켜야할 정부가 오히려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은 31일 환경부를 공식 방문, 고등어구이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실제 환경부 발표 이후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상등품 고등어 10kg 1상자의 평균 경매 낙찰가격은 80% 가까이 떨어지는 등 엄청난 가격하락세를 보여 어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23일 7만3141원을 기록한 고등어 평균 경락가격은 28일 1만 2770원까지 떨어져 환경부 발표 이후 닷새 만에 낙찰가가 무려 82%가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고등어 소매가 역시 환경부 발표이후 10%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3일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구이를 조리하면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공기 1㎥당 100㎍)의 22배에 이르는 2290㎍의 초미세 먼지는 물론 발암 물질인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배출돼 가정내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어민들은 가뜩이나 수산물소비가 줄고 있는 와중에 정부가 나서서 고등어구이시 발암물질이 발생하고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라고 발표한 저의가 무엇이냐며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실제 주요 마트 및 대형 할인점의 경우 고등어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환경부 고등어구이 초미세먼지 발표로 인한 고등어판매량 감소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실 가정에서 삼겹살이나 생선을 굽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돼온 요리법의 하나”라며 “이런 요리방법에 대해 미세먼지로 전 국민이 고통받는 시점에 정부가 나서서 고등어구이를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자 발암물질 배출 요인으로 발표한 것은 오해받을 만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고등어구이의 미세먼지 배출자료배포에 이어 삼겹살구이 등 직화구이 음식점까지 규제하겠다고 나서자, SNS상에서는 “소가 웃을 정책”이라며 “환경부가 조만간 마른오징어 구이도 막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조롱성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 대기오염 예보만 하는 환경부, 초미세먼지 대기오염 개선책은 감감
“숨 쉴 때마다 발암물질, 정부는 도대체 뭐하는가?”
초미세먼지 대기오염으로 전국민적 고통이 위험수준을 넘고 있지만 환경부가 최근 1,2년간 내놓는 대책은 전국 권역별 대기오염 수치를 측정해 발표하는 대기오염 예보에 그치고 있다. 광역단체별 20억원대가 넘는 예산을 투입, 대기오염측정소를 설치해 대기오염 측정과 예보에만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가 초미세먼지 발생을 줄인다며 내놓은 대책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발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는 목표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도로에 도로먼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먼지제거장비의 보급을 확대, 미세먼지 고농도 지역을 집중 관리한다는 게 전부다.
환경부는 이와함께 취약계층 건강보호를 위해 ‘우리동네 대기질’앱을 개발, 사용자에게 예·경보 정보를 자동으로 푸시, 실시간으로 대기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이와함께 ▶차량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폐기물 날림 방지를 위한 차량 선진화(밀폐화) 시범사업 ▶친환경차 보급 확대 ▶배출가스 저감조치를 하지 않은 노후경유차에 대한 제도개선 ▶ 발전소, 제철소 등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등 뜬구름 잡는 정책발표로 일관하고 있다.
도로먼지 상시모니터링, 우리동네 대기질 앱 등 모니터링과 예보에만 치중할 뿐, 실제 초미세먼지 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 미세먼지란
자동차, 공장에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매우 작은 알갱이. 입자 크기 지름이 10㎛ 이하는 미세먼지로, PM10로 표기하고, 지름이 2.5㎛ 이하인 경우는 초미세먼지(PM2.5)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