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오전 판교글로벌R&D센터. 글로벌핀테크동향에 대해 강연에 나선 박소영 페이게이트사장은 “국내 핀테크서비스 관련 규제가 해외에 비해 너무 강해, 선진 핀테크서비스를 시도하려는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이전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국내는 은행이 하지 않는 영역조차, 정부가 금융기관과의 마찰을 우려,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강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3개월이 지난 10월초, 페이게이트 박 사장이 최근 본사를 해외로 옮기기로 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조선일보 3일자)를 통해 확인됐다.
페이게이트는 ‘오픈페이’라는 핀테크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자결제서비스만 17년째 하고 있는 국내 대표 핀테크 업체. 하지만 국내 핀테크 대표주자조차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해외탈출을 결심한 것이다.
박 사장은 400억원 자본금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한국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을 맡아 핀테크확산을 위해 규제개선의 필요성과 혁신을 주창해온 핀테크산업 대표주자다.
그런 그가 돌연 한국 탈출을 결심한 것은 도저히 풀기힘든 규제의 장벽때문이다.
박 사장은 누구보다도 핀테크관련 규제와 금융권의 밥그릇지키기에 절망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사장은 규제를 풀어야할 감독기관이 애당초 핀테크 창조경제 활성화엔 관심도 고민도 없고,오로지 퇴임후 꿰차야할 금융권 보호에만 골몰하는 행태에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게 주변 CEO들의 평가다.
박 사장은 평소에도 은행이 하지 않는 영역조차 정부가 금융기관과의 마찰을 우려, 어떤 것도 규제를 풀어주지 않는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강한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알리페이가 국내에서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권들은 편의성을 앞세워 요우커들을 끌어들일 생각조차 없는 점, P2P랜딩 스타트업들은 지금도 불건전 사이트 취급을 하고,클라우드펀딩에 대해 아직도 정부가 팔짱을 끼고 있는 점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그는 늘 지적해왔다.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는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은행과 카드회사는 여전히 불편한 결제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는 점도 핀테크업계엔 절망스런 환경이다. 알리바바가 국내 결제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지만, 국내 핀테크 기업은 아직도 하루 30만원 벽에 막혀있다.
인터넷은행 사업권을 신청한 카카오 경영진이 “고작 10만원 송금하는 카카오월렛이 무슨 핀테크냐? 핀테크 기업으로 불리는게 부끄럽다, 울고싶은 심정”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을 정도다.
페이게이트는 현재 룩셈부르크 등 유럽 선진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 여사장의 눈물은 규제범벅에 허덕이고 있는 코리아 핀테크산업의 옴짝달싹할수 없는 갇힌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인 셈이다.
이러는 사이 중국 핀테크산업은 우리보다 4,5년을 앞서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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