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매화꽃도 지고 새누리당도 졌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불통 대통령이라는 오명과 함께 급격한 내리막 레임덕에 접어들게 됐다.
‘안대희 낙선과 조응천 당선’, 그리고 진영 전 장관의 당선과 유승민의 압승 등은 현 정권에 돌아선 성난 민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다.
서울, 수도권은 물론 부산과 TK 본산이 흔들린 것은 이제 새누리당 유권자를 단 한방에 줄을 세울 수 있다는 ‘박근혜식 콘트리트 지지율’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해주고 있다. 오세훈 김문수 등 여당 정치 거물들이 줄줄이 추풍낙엽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대 총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질주다. 국민은 경제회생도, 일자리창출도, 경기회복도 모두다 법을 통과시켜 주지 않은 국회, 정치권 때문이라는 대통령의 해괴망측한 정치권 책임론 주장에 피로감을 느낀지 오래다.
어찌 경제회생이, 경기회복이, 일자리 창출이 법하나 통과된다고 가능하다는 말인가? 대통령은 정초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때부터 정치권 전체를 심판해야 하고 국회를 바꿔달라고 주장했다.
급기야는 진실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진박, 친박론까지 불을 지피며 배신자정치를 내세운 대통령의 ‘나홀로 독주’에 이제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 원내대표가 현정권의 국정철학과 다소 다른 발언을 했다고, 이를 ‘배신자’로 규정하고 찍어내고, 이것도 모자라 공천에서 탈락시켜 쫓아내는 좁쌀정치로 일관했지만, 경상도 민심은 유승민을 압도적인 지지율로 복원시켜준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실정과 갈수록 커지는 북한 리스크 등도 현 정권의 국정수행능력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세월호를 둘러싼 갈등,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 사회 전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과 격렬하게 엇갈린 반목과 대결양상을 해결하기는커녕, 더욱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족한 설득력과 소통력에도 이젠 국민들이 너무나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벌 대기업을 앞세워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도마다 하나씩 설치하도록 강요하고,청년희망펀드 조성에 수백억원씩 출연토록 한 현정권의 반복되는 일방통행식 소통방식에 대해 재계 역시 더 이상 기대할바 없다며 입을 다문지 오래다.
이제 정치판은 차기 대통령 후보군을 둘러싼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 맹렬한 이합집산과 세력 튜닝과정에 휩싸일 것이다. 김무성 오세훈 김문수 등 전통의 대선주자들은 이제 페이드아웃 모드로 돌아섰고, 김부겸과 안희정, 안철수, 원희룡, 그리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새로운 카드들이 줄줄이 키재기에 나설 것이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주요 언론은 또다시 차기대권을 둘러싼 잠룡 기사로 또다시 정치기사 세일즈에 열을 올릴 것이다.
우리 사회가 20대 총선을 끝낸 지금 시점에서 주목해야할 대목은 바로 정치시스템의 효율화다. 국회가 중요한 것은 386조원에 달하는 한해 나라 예산이 쓰이는 행정부가 국민혈세를 제대로 쓰는 지를 감시와 견제할 유일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는 여전히 비효율과 투명하지 않는 운영시스템으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종로구에 누가 당선된 들, 용산구에 누가 당선될 듯 이를 통해 당장 국민의 삶과 경제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
홍정욱이란 걸출한 인물이 국회입성하자마자 19대 국회의원 재도전을 포기하고 헤럴드경제 회장으로 복귀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저 거수기 노릇에 소속 당의 정책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국내 정치환경을 접하곤 입법기관으로서의 막중한 일을 할 수있을 거란 기대감은 무참히 깨졌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는 사람보다는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가 더 시급한 것은 이런 맥락때문이다.
제도와 시스템 자체가 비효율에 고비용구조 덩어리인 데다, 권한은 막강한 반면, 책임은 그리 크지 않는 국회시스템이 유럽 등 선진국처럼 효율적이면서도 투명하게 업그레이드되지 않고서는 여소야대가 된 들 무엇하나 달라질게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시민단체, NGO는 물론 언론, 일반 시민 모두 국회시스템이 건강하고 효율적인 저비용구조로 개선될 수있도록 감시하고 제도화하는 작업에 힘을 모아야 한다.
금배지 스스로 그들의 권한을 제어하고, 고비용구조를 낮출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 이권개입 가능성과 막강한 권한을 축소할 생각 역시 없고, 이를 제도화할 마음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16년만에 찾아온 여소야대라는 절호의 기회가 시작된 20대 국회, 이제 우리 모두 건강하고 투명한 국회시스템을 새롭게 만드는 ‘업그레이드 국회’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사쿠라, 벚꽃으로 둘러싸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이제 “소고기인줄 알고 먹었더니 말고기였다”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사쿠라란 어휘의 사쿠라 매화가 만발한 곳이 아닌, 국민의 마음을 활짝 피게 해주는 행복꽃이 만개하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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