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복지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가 정신건강이라는 테마를 내세워 부처 규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국내 인터넷 및 게임 몰입이용자를 중독자로 규정, 국가 차원의 질병으로 관리하겠다고 나서 국내 ICT산업계가 맹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복지부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1일 2000억원을 투자해 VR(가상현실)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지 사흘만인 25일 인터넷과 게임 과몰입 이용자를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자로 규정, 정부 차원에서 선별 검사하는 등 직접 관리한다고 발표, 부처간 극심한 엇박자 정책을 드러내고 있어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복지부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인터넷과 게임 과몰입자를 마약, 알코올, 도박과 같은 성격의 4대 중독자로 규정함에 따라 의료업계의 로비와 함께 극단적인 부처 이기주의에 의한 자기 밥그릇 ‘새로 만들기’란 비판여론이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회복불능 상황에 직면, 정부의 게임산업 진흥정책으로도 회복하기 어려울만큼 심각한 위기국면임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부처 간 엇박자를 내면서까지 규제정책을 들고나오자 복지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부처냐는 비판이 게임산업계에 줄을 잇고 있다.
복지부는 질병관리나 잘하고 국민 복지정책에 더 힘을 써야지 왜 인터넷과 게임 등 IT산업에 대한 규제권한을 새롭게 가지려고 하느냐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게임중독 문제만을 제기해온 복지부가 이번에는 영역을 더 확대해 슬그머니 인터넷 분야를 끼워 넣어, 이젠 대놓고 인터넷 과몰입 사용자도 중독으로 규정해 진료를 받도록 하겠다고 발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즉 인터넷을 이용해 쇼핑을 자주 하는 주부나 페이스북 등 SNS에 몰입하는 모든 국민이 이제 잠재적 4대 중독자로 분류돼 도박과 마약사범 같은 수준의 관리와 치료를 받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 복지부는 인터넷 및 게임 과몰입 이용자들에 대한 중독성 선별과 이를 치료하는 정신과 진료 등 의료업계의 숙원사업인 인터넷게임 이용자에 대한 정신과적 치료 시장을 요구하는 대한의사협회와 의료업계의 로비를 수년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한의사협회와 의료업계는 인터넷∙게임의 과몰입 이용자에 대한 정신과적 진료가 질병코드로 등록돼 법제화하면 연간 수조원의 새로운 진료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책은 결국 복지부가 새로운 영역확장과 규제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인터넷과 게임 분야를 정신건강이라는 테마로 규제의 틀 속으로 넣으려는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복지부가 규제한 인터넷중독의 경우 인터넷을 매개로 SNS나 쇼핑 등에 강박적 증상을 보이는 증상을 말하며 게임중독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과몰입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용과 게임이용은 이제 전 국민의 문화이자 생활인 데다, 특히 게임의 경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실상 문화로 불릴 만큼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에 마약이나 도박중독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마약이나 도박중독이 문제가 되는 것은 한번 빠지면 철이 들거나, 나이가 40대 50대가 돼도 빠져나오기 어려울 만큼 중독성이 강해 자기제어능력을 벗어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인터넷이나 게임은 어느 시점이 지나면 과몰입은 자연스럽게 해소되기 때문에 마약, 도박류와는 본질부터 다르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청소년기에 포르노물에 심취한다고 질병으로 규정해 치료하는 게 맞느냐”면서 “인터넷과 게임은 이제 국민 모두에게 문화 같은 요소이기 때문에 이는 캠페인으로 풀어야 할 문제지, 정부가 나서서 질병코드로 등록해 정신과 치료를 하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의사협회나 의료산업계를 대변하는 편향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복지부는 인터넷과 게임 두 가지 분야를 4대 중독자 범주로 규정,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코드로 등록해 국가 차원의 질병관리 항목으로 관리하겠다고 나서 산업계는 물론 국민조차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복지부는 인터넷과 게임을 도박·마약 등 4대 중독자와 동일한 수준의 질병으로 규정, 이에 대한 중독 치료 전문기관을 지정·운영하고 의료수가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해 ICT산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 정책근거인 경제적 비용산출은 엉터리 일색, 복지부 정책취지 근거 논란
문제는 복지부가 내놓은 4대 중독에 대한 사회적 비용산출이 주먹구구식 엉터리로 산출해 정책배경에 심각한 오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복지부는 4대 중독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무려 109조5000억원(알코올 23조4000억원, 인터넷·게임 5조4000억원, 도박 78조2000억원, 마약 2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흡연(최소 4조8860억원~최대 5조9381억원, 2006년), 암(11조3000억원, 2002년) 등 여타 질병의 사회경제적 비용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과 게임 분야가 5조4000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한다는 복지부 정책자료 근거는 마약 2조5000억원, 흡연(5조원대)보다도 많아 너무나 과다 추정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복지부는 인터넷, 게임중독과 관련한 5조4000억원의 사회적 비용 유발 수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신태환 사무관은 “5조4000억원 수치는 2011년 여가부가 내놓은 온라인게임셧다운제에 따른 비용편익연구(카톨릭대 이해국 교수) 용역자료를 근거를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태환 사무관은 인터넷, 게임의 사회경제적 비용 5조4000억원의 근거산출에 대한 피치원의 요청에 대해 “여가부 자료 원본이 없이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네이버에서 ‘이해국교수의 인터넷중독 사회적 비용’이라고 검색하면 대략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기가 막힌 답변을 내놓아 복지부 스스로 경제적 비용산출에 대한 확고한 근거가 없음을 시인했다.
알코올의 사회적 비용 근거는 2012년 정무진 교수의 연구용역자료, 마약은 2009년 세명대 건강증진사업지원단이 내놓은 용역연구과제를 근거로 하는 등 이미 3년이나 6년가량 지난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복지부가 인터넷 및 게임사용자를 4대 중독자로 규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의학적 근거나 과학적 데이터 없이 질병코드로 분류키로 한 것으로 드러나, 정책배경과 취지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신태환 사무관은 “당장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5년 과제로 향후 의학적 근거를 토대를 마련해 진료코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한국인터넷협회와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는 “복지부가 인터넷까지 슬그머니 넣어 4대 중독질환으로 발표할 지 전혀 몰랐다”면서 “정부가 의학적 근거도 없이 어떻게 질병코드로 등록, 국가차원에서 관리할 질병으로 규정할 수있는 지 이해할수 없을 뿐더러,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 속이 훤히 보이는 복지부의 영토확장, 대한의사협회가 정책 입안자?
정부는 25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발표, 우선 중독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4대 중독 조기선별 검사를 해 고위험군을 선별한 후 지역센터와 연계, 고위험군 환자는 정부가 개발·보급하는 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 중독 치료를 받게 된다.
즉 정부가 지정하는 의료기관을 통해 인터넷과 게임 중독 정신과 진료와 치료를 의무화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정부는 또 중독 외래치료 활성화를 위해 정신과 중 일부를 중독 치료 전문기관으로 지정한 뒤 2018년부터 시범 운영키로 하고, 신규 수가도 개설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인터넷과 게임 중독 정신과 치료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 공무원들이 이를 통해 규제권한과 퇴임 후 자리와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질병에 국한하지 않고 자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정부는 보건소와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중독관리 전문요원을 필수로 두고, 범법 중독자에 대한 치료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이는 중독이 사회적 지원 없이는 치료가 힘들고 재발률 또한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외래 치료가 필요한 4대 중독자는 약 294만명(알코올 159만명, 인터넷·게임 68만명, 도박 57만명, 마약 10만명)으로 추정되고, 국민 100명 중 6명이 4대 중독자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4대 중독자로 인해 근로자의 생산성 저하와 취업기회 상실 등 막대한 비용을 유발, 국가 경쟁력까지 저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4대 중독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109조5000억원(알코올 23조4000억원, 인터넷·게임 5조4000억원, 도박 78조2000억원, 마약 5조4000억원)이다. 흡연(최소 4조8860억원~최대 5조9381억원, 2006년), 암(11조3000억원, 2002년) 등 여타 질병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복지부의 이번 정책은 질병 영역만으로는 정책영역과 예산, 산업에 대한 규제권한 행사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인터넷과 게임분야를 도박, 마약류와 동일한 중독 질병으로 규정해 법제화함으로써 규제권한 확대는 물론 이를 통해 의료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 공무원들의 영향력 확대, 퇴임후 자리만들기를 노린 새로운 관피아의 폐단이라는 게 복지부 정책에 정통한 관료들의 분석이다.
김영민
2016년 3월 3일 #1 Author대한의사협회를 주어로 하는 문장에 아무런 출처나 인용이 없네요. 배후로 지목할만한 최소한의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