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
주말 SNS는 ‘교수신문’이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혼용무도(昏庸無道)’란 단어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네티즌들은 교수신문이 선정한 이번 올해의 사자성어가 작금의 시대상황과 정치구도를 가장 통렬하게 빗댄 은유법이라며 다양한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혼용’은 흔히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을 지칭하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뜻이고, ‘무도’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것으로,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의미다.
‘혼용무도’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져 이뤄진 말로, 각박해진 사회분위기의 책임을 군주, 다시 말해 지도자에게 묻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SNS 이용자들은 ‘혼용무도’ 사자성어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현정권의 무능함을 너무나 통렬하면서도 딱 들어맞게 비판한 단어라며 너도나도 퍼나르며 공유하고 있다.
[ 교수신문 사진설명 =위태롭고 혼란스런 2015년 한국사회, 지혜로운 리더십의 不在에 가슴 아파했다]
교수신문은 혼용무도 사자성어를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가 추천했다고 소개했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교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면서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며 정치지도자의 무능력을 신랄하게 꼬집어 화제가 되고 있다.
SNS상에서는 이 사자성어와 이승환 교수의 통렬한 정부비판을 칭찬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교수 121명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혼용무도’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비롯해 한 해 동안 이어졌던 다양한 사건∙사고에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고 교수신문은 지적했다.
교수신문은 특히 ▶정치적으로는 십상시 파동과 성완종 리스트, 해외 자원비리,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사업을 지칭) 등 거듭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고, ▶경제적으로는 TPP등 국제적인 경제외교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채 ‘뒷북외교’를 펼쳤고, ▶노동법 개정이나 열정페이 논란 등에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자사고 폐지나 육아대란 등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교수신문은 응답한 교수 대다수가 특히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교수신문은 응답 교수인터뷰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모든 다양성의 후퇴다. 대통령은 국가를 사유화하고 여당은 이에 굴종하고 있다. 모든 국가조직과 사조직이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개탄했다고 보도했다.
선정된 혼용무도 외에도 후보에 올랐던 사자성어 △似是而非(14.3%) △竭澤而漁(13.6%) △危如累卵(6.5%) △刻舟求劍(6.4%)은 모두 위태롭고 혼란스러운 2015년 한국사회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성어들이라고 교수신문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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