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시장진출로 국내 내비게이션서비스 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이와함께 네이버 내비게이션서비스의 컨셉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선발주자들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네이버는 현대기아차 계열인 현대엠엔소프트와 손잡고 ‘맵피’ 연동테스트를 완료, 내주께 공식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들이 네이버 발 후폭풍에 긴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지도맵, 거리뷰는 물론 검색과 뉴스, 오락, 음악, 게임 등 모든 엔터테인먼트형 콘텐츠를 방대하게 갖고 있는 네이버의 콘텐츠파워와 하루 수천만명이 찾는 절대강자 포털로서의 존재감 때문이다.
트래픽이건 콘텐츠건 마케팅력이건 네이버를 따라갈 수있는 데는 없기 때문이다
■ 네이버 내비진출 관전포인트, “운전 라이프스타일을 잡아라”
네이버의 내비 시장 진출은 경쟁 업체와는 접근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내비 이용자를 많이 확보하고,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내 광고물량을 확대하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네이버의 전략은 ‘24시 in NAVER’에 있다.
기본적으로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이용자 모두가 24시간 네이버를 찾고 네이버에서 놀고, 네이버에 머무를 수 있도록 모든 서비스 방향을 잡는데, 내비서비스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봐야 한다.
이를테면 실시간 검색어 랭킹만 없애면 어뷰징기사나 낚시성 기사를 한방에 없앨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한 어마어마한 트래픽은 ‘24시간 in NAVER’를 가능케하는 중요한 트래픽 동력임을 네이버조차 부인하지 않는다.
또한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와 콘텐츠를 네이버 안에 넣어놓고 다른 검색사이트에서 상당부분 긁어가지 못하게 가두리양식 방식을 고집하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이런 네이버의 ‘24시간 in NAVER’전략에 딱 하나 구멍이 생긴 게 바로 내비게이션서비스 분야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차를 운전하는 순간, 네이버를 벗어나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몇시간 째 몰입하는 것을 더 이상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현대엠엔소프트의 ‘맵피’기반 서비스를 통해 현재 빼앗긴 차량 운전 시간대 이용자를 네이버로 끌어 들이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는 내비 이용자들이 차량과 함께 이동하며 주로 활용하는 패턴 곳곳에 네이버의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을 눈녹듯 스며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 운전중에 푸시하는 서비스 컨셉은 아직 확인된바 없다. 도착지 이후에는 바로 식당이나 맛집, 블로그컨텐츠, 할인이벤트 등 도착지점에서 네이버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연계 콘텐츠들이 대거 푸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테면 이용자가 네이버 내비를 이용, 에버랜드를 갈 경우, 에버랜드 도착이후 필요한 정보나 먹거리,돈을 지불하는 다양한 활동에 가장 최적이거나 편리한 정보, 유익한 이벤트, 콘텐츠 경로 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방대한 빅데이터와 이용자패턴 정보를 바탕으로 기존 내비업체와는 차원이 다른 UX환경과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런 콘텐츠 이용 환경을 네이버만큼 잘할 수 있는 곳은 없고, 경쟁사들이 바짝 긴장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네이버가 내비 시장진출을 통해 어떤 형태로 O2O 서비스에 나설 지도 관심거리다.
네이버는 지도맵에 길찾기, 거리뷰, 버스·지하철, 택시 호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젠 운전자에게 필수적인 내비게이션까지 제공, O2O의 핵심인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장악하겠다는 전략도 담겨있다고 봐야 한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엠엔소프트의 제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네이버는 내비게이션에 정보와 오락을 같이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분야를 통해 2000만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 치열한 5파전, T맵과 카카오 김기사 2강에, 다크호스 네이버
네이버의 등장으로 내비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말 쯤 상당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네이버의 가세로 시장은 전통의 강호인 이통3사와 후발 포털간의 5자 대결구도로 바뀔 전망이다.
절대강자 T맵은 현재 800만여명의 이용자를 확보, 180만여명규모인 김기사 카카오를 앞서고 있다.
문제는 네이버 길찾기 검색횟수는 월 2000만건, 네이버지도 누적 다운로드 1200만, 월이용자 900만명 등 활성이용자수에는 T맵과 김기사를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KT 올레내비는 월 이용자 22만명수준. KT는 최근 18년 역사를 가진 팅크웨어 ‘아이나비’를 채택,내년 1월부터 ‘올레아이나비’를 출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엠엔소프트 ‘맵피’내비엔진을 사용하는 LG유플러스 ‘유플러스내비’는 현재 약세이기 때문에 포털진입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김기사의 경우는 현재 T맵 SK플래닛으로부터 법적소송을 당해 지적재산권 침해여부를 풀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결국 내년 내비게이션서비스 시장은 T맵과 카카오 김기사간의 2파전에 네이버가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는 구도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로써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내비게이션 시장은 네이버 진입으로 그야말로 폭풍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