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14대 대선때 맞붙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간의 악연이 삼 주목받고 있다.
22일 영면한 YS의 국가장 기간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공교롭게 겹친 것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식을 준비해온 범 현대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기념식기간과 겹치자, 행사를 대폭 축소하는 등 자중하는 분위기로 급선회했다.
범 현대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국가장이 진행되는 만큼 100주년 기념행사 대신 추도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3일 “집안 제사를 제외하면 공식 석상에서 범 현대가가 모두 모이는 집안 최대 행사”라면서 “하지만 YS 국가장이 진행되는 만큼 추도 분위기속에 기념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범 현대가는 우선 23일 오후 예정된 학술 행사와 사진전은 예정대로 개최하되, 기념행사 등은 없애고 국가장에 맞게 엄숙한 분위기속에 일반인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이번 학술 행사를 통해 아산(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아호)의 철학과 리더십을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업적과 성취를 집중 재조명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YS 국가장 분위기에 맞춰 아산의 업적과 성취를 연구한 ‘아산 연구총서’ 발간을 발표하고 아산의 리더십과 철학을 재조명하는 ‘아산, 그 새로운 울림 : 미래를 위한 성찰’이란 주제의 심포지엄만 조용하게 치루기로 했다.
92년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14대 대선에서 맞붙은 정적(政敵)이었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맞선 정 전 명예회장의 대권도전에 대해 불쾌감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YS는 정치적 ‘보복’에 나섰고, 고 정 전 명예회장에 대해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 결국 고 정 명예회장은 정계 은퇴를 선언해야만 했다.
이후 95년 경제 살리기 명분으로 사면 복권시켰지만, 김 전 대통령은 그 이후 정 전 명예회장과 한 차례도 만나지 않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YS는 결국 정 전 명예회장이 2001년 3월 타계한 후, “대업을 이룬 분이 가시니 아쉽다”면서 그제서야 ‘사후 화해’를 한 바있다.
범 현대가는 심포지엄에 이어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 사진전’은 23~24일 그랜드하얏트 호텔 리젠시룸에서 이틀간 진행한다. 사진전에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한국이 산업화를 일군 고 정 명예회장의 큰 족적과 그의 생애와 인간적 면모를 담은 90여점의 사진을 6개의 전시존으로 구분돼 대대적으로 전시한다.
범 현대가를 이 기간동안 언론을 통해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에 나서 아산을 집중 재조명하는 보도 및 방송프로그램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대대적으로 축소했다. 범 현대가는 정 명예회장이 태어나기 하루 전날인 24일, 범현대가 총수들이 모두 참석하는 가운데,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범 현대가는 일부 행사를 취소한다는 방침을 변경, 그대로 진행하되 참석인원 및 정관계인사 초청도 대폭 축소해 경건하고 차분하게 진행키로 했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정 명예회장을 기리기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구 회장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등 범 현대가 총수들이 총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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