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즈(FT)는 애플 CEO인 팀 쿡이 27일 저녁, 애널리스트들과의 대화에서 밝힌 애플 성장을 지탱하는 5가지 비결에 대해 보도했다.
팀 쿡은 오프닝 멘트에서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애플 서비스, 그리고 애플워치의 훌륭한 출발과 함께 놀라운 한 분기(올 3/4분기를 지칭)를 보냈다”면서 분기실적에 대해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실제 자본시장에서는 3/4 분기 애플실적은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애플의 약진은 특히 삼성전자 실적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애플 ▲매출 515억달러(한화 약 58조3000억원) ▲순이익 111억달러(약 12조5600억원)
삼성전자 ▲매출 51조 6천억 원, ▲순이익 5조4585억원(영업이익 7조 3900억원)
2015년 3/4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실적발표는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의 본질적인 경쟁력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IDC가 집계한 3/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총 8450만대를 판매, 2위 애플(4800만대)과 3위 화웨이(2650만대)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내용을 살펴보면 양에서는 애플을 크게 앞섰지만,질적 측면에선 한참 뒤지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률에서 애플은 21.5%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9%대에 그쳐,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이익률 차이의 원인, 그리고 근본적인 경쟁력의 차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애플,화웨이를 합친 것보다 많이 판 삼성전자,그러나 ‘양보단 질이 문제’
삼성전자는 3/4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실적에서 2위 애플과 3위 화웨이를 합친 물량보다도 많은 총 8450만대를 판매했다.
29일 시장 조사 기관 IDC의 발표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3억5520만대로 집계됐다.
1위 삼성전자는 점유율 23.8%를 기록, 전년 동기(23.9%) 수준을 유지했다. 애플은 4800만대로 전년 동기 3930만대보다 22.2%를 더 많이 팔았다. 점유율은 전년 11.8%에서 13.5%로 뛰었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2650만대로 전년 동기의 1650만대보다 무려 1000만대가 증가했다. 성장률은 무려 60.9%. 점유율도 전년 동기 5%에서 7.5%로 늘었다. 4위는 레노버(1880만대, 점유율 5.3%), 5위는 샤오미(1830만대, 5.2%)가 차지했다.
즉 판매실적 1위 삼성전자는 2위 애플, 3위 화웨이를 합친 물량보다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지만 순이익은 애플의 절반도 안 되는 43%수준에 그쳤다. 즉 애플이 딱 2개 모델로 순이익률 21.5%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9%에 그쳤다.
■ 애플의 소품종 프리미엄전략 vs 삼성전자의 다품종 판매가 연동전략
애플이 21.5%라는 경이적인 이익률의 동력은 기본적으로 1년에 아이폰 1, 2개 모델만 출시하는 소품종 프리미엄 전략이 핵심이다. 여기에 자체 공장없이 100% 외주생산, 오버헤드 및 유지관리비용이 낮은 것도 높은 이익률의 원동력이다.
애플은 올해 역시 아이폰 6와6s 딱 2개 모델만 출시했다. 생산 역시 폭스콘에 아웃소싱하면서 관리 및 소품종생산에 따른 이익 극대화가 가능했다.
반면 아이폰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대만 폭스콘사의 이익률은 3%에 불과하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의 놀라운 3/4분기 실적을 이끌어낸 동력은 소프트파워에 있다.
아이폰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 아시아지역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아시아 국가에서 아이폰은 신분의 상징(status symbol)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이폰의 프리미엄’브랜드 파워는 갈수록 강렬해지고 있다.
불과 6,7년 애니콜 삼성전자 브랜드가 중국시장에서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때와 매우 흡사하다. 애플의 생산 전략, 브랜드파워가 만들어낸 아이폰의 이익률은 제조업 역사상 경이적인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모델도 프리미엄부터 저가까지 수십 종인 데다, 같은 기종조차 국가별로 모델이 달라 실제는 연간 수백 개 모델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셈이다. 여기에다 애플과는 달리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높은 관리비용과 오버헤드 등도 애플보다 이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주도하는 애플과의 경쟁은 물론 중국, 인도를 비롯해 아프리카, 남미 등 중저가 시장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는 갤럭시의 포지션상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 FT 보도, 팀 쿡 애플 CEO가 진단하는 애플 성장의 원동력, 5가지 비결
애플 CEO인 팀 쿡은 27일 저녁, 애널리스트들과의 대화에서 미소 가득한 표정에 자신감 넘치는 코멘트로 일관했다.
“애플 서비스, 그리고 애플워치의 훌륭한 출발과 함께 놀라운 한 분기를 보냈다”
FT는 팀 쿡이 이날 밝힌 애플의 성장을 지탱하는 5개의 핵심 요소에 대해 보도했다.
① 중국과 신흥시장
팀 쿡은 “애플은 홍콩, 타이완을 합친 넓은 의미의 중국시장에서 3/4분기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87% 늘어난 경이적인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팀 쿡은 애플 매출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4%로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팀 쿡은 중국시장에서의 고속 성장에 대해 “중국 경제성장이 이전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아이폰은 중국 내 급증하는 중산층의 신분의 상징(status symbol)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팀 쿡은 이와 함께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의 급성장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른 신흥시장 중에서 브라질, 러시아, 터키는 여전히 도전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팀 쿡 CEO는 특히 “아이폰이 신흥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신분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면서 “아이폰 열풍은 이러한 신흥국에서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이폰의 이러한 포지션이 자칫 부의 과시라는 사회문제로 현지 여론과 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현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려했다.
② 새로운 수요, 법인시장이 효자예요
“애플은 그동안 주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최근 IBM, 시스코, 박스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법인 고객으로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애플은 지난 1년간 법인 고객 매출이 250억 달러를 기록, 연간 40%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체 애플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③ 안드로이드 고객들의 아이폰 갈아타기
팀 쿡은 “최근 몇 년간 스마트 폰 시장에서는 샤오미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저가 업체들 공세로 아이폰의 판매가 주춤거렸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HTC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구매하는 ‘아이폰 갈아타기’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팀 쿡은 “지난 분기 30%의 아이폰 구매자가 안드로이드 제품에서 넘어왔으며, 이는 지난 3년간 가장 높은 수치”라며 안드로이드폰 고객 이탈이 아이폰 판매실적의 큰 호재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아예 “Move to iOS”라는 안드로이드에서 iOS로의 이전을 쉽게 해주는 앱을 연초에 공개하기도 했다고 팀 쿡은 소개했다.
④ 업그레이드 플랜들
팀 쿡은 애플의 새로운 마케팅상품도 아이폰 판매를 촉진하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9월 신제품 발표에서 아이폰 업그레이드 금융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미 존재하던 통신사업자의 할부 프로그램과 별도로 애플 고유의 할부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 것.
하루 1달러부터 시작하는 할부 서비스는 기존 모델 반납, 최신 모델 교체 서비스와 연계, 미국 내 아이폰 교체주기를 기존 22개월에서 15개월로 낮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⑤ 아이폰을 넘어서서, 포스트 아이폰
팀 쿡은 마지막 5번째 애플 성장의 비결은 아이폰을 넘어서는 새로운 제품과 시장의 개척이라고단언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폰은 애플 전체 판매총액에서 2/3를 차지하는 데 반해 아이패드 판매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
팀 쿡은 아이패드 부진은 결국 애플 TV, 애플 워치, 앱스토어 성장을 통해 만회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애플 워치는 분기별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연간 25%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절대 강자인 이들은 판매실적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를, 이익률에서는 애플이 압도적인 1위를 지키는 특이한 경쟁구도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과 질적인 경쟁,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경쟁이 내년에는 어떤 구도로 변모할 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No comments so far.
Be first to leave comment be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