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의 나이에 카카오 사령탑에 오른 임지훈 대표. 그가 카카오 CEO취임 한 달여만인 27일 제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2.0시대를 열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임 대표는 카카오의 중장기 비즈니스 전략을 밝히며 “이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온디맨드(on demand)’ 비즈니스를 통해 ‘모바일 2.0’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임지훈 대표는 김범수 대주주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유명하다. 김범수 키즈로 불리는 그는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재직시 투자유치에 나섰던 김범수 의장을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김범수 의장은 당시 임지훈 심사역에게 한눈에 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설득 끝에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스카우트한 바 있다. 임지훈 대표는 능력을 인정받아 35세의 믿기지 않는 나이에 시총 6조원 8000억원대 코스닥 2위 시총기업의 총사령탑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과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출신인 임지훈 대표는 폭넓은 식견과 달변으로 파워풀한 지적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명쾌한 논리와 달변은 어떤 주제에도 막힘이 없다. 전형적인 천재형에 워크홀릭 스타일이다. 스스로 카이스트 재학시 “코딩에 관한 한 도저히 넘을수 없는 넘사벽 친구들이 있습니다. 딱 보고 전 포기했습니다. 그 친구들을 넘을수 없을 바엔 다른 분야에 도전해야죠”
35세 임지훈. 투자심사역에서 시총 6조8000억원대 기업의 경영자로 변신한 임지훈의 첫 일성은 ‘모바일2.0’이다.
■ 임지훈 CEO의 키워드는 ‘모바일 2.0 시대’
임 대표는 “온디맨드가 차세대 모바일의 키워드”라며 “카카오는 택시 외에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향후 O2O 사업을 잇따라 확대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즉 카카오 플랫폼에 카카오택시·카카오페이 이어 검색·광고·금융을 묶어 이용자, 관련 비즈니스주체, 나아가 국가 사회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온오프 연계통합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2.0시대를 장악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는 “‘세상 참 좋아졌네’란 말을 들을 정도의 파괴력있는 서비스부터 내놓을 계획”이라며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검색과 콘텐츠 ,게임, 커머스, 결제 금융에 이르는 모든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대리운전 등으로 택시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과 관련, 다양한 혁신 스타트업과의 상생으로 생태계를 넓혀 나가겠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가 최근 4년여간 스타트업에 총 4000억 원을 투자, 커머스 게임 콘텐츠로 연 2조4500억 원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적극 돕겠다고 설명했다.
■ 시험대 오른 임지훈, 그리고 도전 과제
사실 한 달여 전 임지훈 대표가 카카오 사령탑으로 발표될 당시 ‘경험도 없는 데 너무 무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김범수 의장은 임지훈 CEO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탓에, 임지훈 CEO가 범 카카오경영의 핵심축으로 등장하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몇 년간 카카오 임원으로 경험을 쌓은 후 경영을 맡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케이큐브벤처스 사장이었던 그를 카카오 사령탑에 앉힌 것은 김범수 의장의 파격에 가까운 모험이었다.
하지만 김범수 의장의 빼어난 경영수완과 사람에 대한 해박한 변별력을 감안해볼 때 ‘김범수의장이 뽑은 이상 시행착오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김범수 의장이 임지훈 대표를 전격적으로 카카오 실행부서 스텝이 아닌 CEO로 뽑아 올린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다음카카오의 상황 자체는 조직통합과 다소 느린 다음의 기업문화와 인력에 대한 리스트럭처링, 그리고 라인에 밀리고 있는 카카오톡의 한계, 모바일게임의 카카오 이탈 등 새로운 모바일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향후 3, 4년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지훈 대표의 최대 약점은 실행(implementation)경험, 즉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해 매출을 올리고 영업이익을 내는, 그런 조직을 경영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35세까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살아온 임지훈 대표는 사실상 ‘옆에서 훈수 두는 투자자”였지, 창업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테헤란밸리 메이저급 벤처캐피탈 CEO들이 우려하면서 “투자와 임플리멘테이션은 완전 별개 영역이고 전공이 다른 것”이라며 “실행 쪽에는 많은 학습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실제 임지훈 대표취임 당시 VC산업계는 물론 벤처 빅가이들이 묵묵부답 조용했던 것은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지훈 대표체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것은 김범수라는 불세출의 창업자가 뒤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험대에 오른 임지훈 대표 역시 투자전문가가 아닌 경영자로서 이제 검증대에 올라선 셈이다. 그는 조직관리능력과 실적으로 답을 내놔야 하고, 김범수의 검증과정은 지금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새로운 김범수 키즈 천재 군단 중 한명으로 떠오르고 있는 임지훈 카카오 CEO의 실험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